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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8 (화)

미세먼지 줄이자고 공짜 대중교통…이용객 늘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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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나홀로대책', 경기도 출퇴근 인구 못 잡아… "마스크를 차라리"

CBS노컷뉴스 송영훈·김동빈 기자

노컷뉴스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를 발령한 15일 오전 서울 대중교통이 무료로 적용되고 있다. 출퇴근 시간(첫차~오전 9시, 오후 6~9시)에 서울시 버스, 지하철 1~9호선, 우이신설선을 이용하는 승객이 혜택 대상이다. 경기도·인천시로 넘어갈 때는 요금을 내야 한다. (사진=이한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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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미세먼지 절감 대책으로 '대중교통 무료이용' 대책을 내놓았으나 이날 버스이용고객이 3500명(0.4%) 증가에 그쳤고 차량통행속도는 오히려 느려지는 등 효과가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두고 서울과 경기도를 출퇴근하는 인구가 200만에 가까운 상황에서 서울시 나홀로 시행한 대책의 효과가 약했을 수 밖에 없었다는 평가에다 전문가들은 보다 지속가능한 대책을 펴야한다고 지적했다.

◇ 효과 미미… 버스이용 3500명↑, 교통흐름은 오히려 느려져

서울시가 미세먼지 절감 대책으로 내놓은 '15일 출퇴근시간 대중교통 무료 이용' 조치 결과 교통량이 1.8% 감소하는 등 그 효과가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오전부터 서울과 수도권에 비가 내려 교통량이 줄었을 가능성에다 서울시의 대중교통 무료대책을 고려해도 이는 상당히 미미한 효과라는 평가다.

이날 출근시간(첫차~09시 기준)에 맞춰 버스를 이용한 시민은 지난주 월요일 대비 3568명(0.4%) 증가하는데 그쳤다. 지하철 이용시민은 이보다는 높은 2만 3126명(2.1%) 증가했다.

서울시가 자체적으로 이날 서울시내 14개 지점의 교통량을 분석한 결과, 시내 진입차량은 지난주 대비 2099대(1.8%) 줄어드는데 그쳤다.

다만 시내 차량통행속도는 오히려 줄어 더욱 느려진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주 월요일 서울시내 차량통행속도는 25.6km/h 수준을 보였으나 이날 서울시내 통행속도는 25.4km/h로 줄었다. 대책에도 도심교통흐름은 보다 나빠진 것이다.

이러한 결과에 대해 서울시 역시 "사상 첫 시행에도 불구하고 시민들의 협조로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면서도 "미세먼지 대책의 실효성을 확보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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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를 발령한 15일 오전 서울 오목교역에 무료 운행 안내문이 붙어 있다. 출퇴근 시간(첫차~오전 9시, 오후 6~9시)에 서울시 버스, 지하철 1~9호선, 우이신설선을 이용하는 승객이 혜택 대상이다. 경기도·인천시로 넘어갈 때는 요금을 내야 한다. (사진=이한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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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경기도 185만 명 출퇴근하는데… "차라리 마스크 지급"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해 서울시가 내놓은 대중교통 무료 카드가 별다른 효과를 발휘하지 못한 것을 두고 200만에 가까운 통근인구가 이동하는 이웃도시 경기도와 시너지를 내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 서울과 경기도를 오가는 통근‧통학인구는 185만 명(경기→서울 127만 명, 서울→경기 58만 명)에 달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서울시내 대중교통만 무료 운행되면서 결국 서울을 넘나드는 경기도 통근인구를 잡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실제 서울 마포구에서 경기도로 출퇴근하는 직장인 이모(28) 씨는 "회사가 경기도 판교에 위치해 광역버스를 탔으나 출퇴근 모두 보통 때와 별 차이가 없었다"며 "정책시도는 좋지만 현실과 다소 동떨어진 대책 같은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차라리 마스크를 지급하는 것이 단기적으로 더 낫지 않겠냐"고 덧붙였다.

장재연 아주대학교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이번 대책은) 미세먼지 절감을 위한 유인효과가 약한 정도가 아닌 아예 없는 정도"라며 "대중교통의 편리함을 높이거나 저렴한 가격으로 평소에 많이 이용하도록 해야하지 미세먼지 높은 날에 하루 무료로 하는 것은 효과가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대기오염 발생의 원인, 현상과 관리정책에 대한 이해를 못한 정책"이라며 "차라리 그 돈으로 대기오염을 일으키는 영세업체를 지원해주는게 낫다"고 덧붙였다.

이윤근 노동환경연구소장 역시 "효과는 있겠으나 매우 미미할 것"이라며 "미세먼지의 발생원이 외부적 요인에 있는 상황에서 (이번 대책의) 효과는 굉장히 미미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서울시도 지속적인 미세먼지 절감대책으로 노후차량 단속 등의 계획은 있을 것"이라며 "영국 런던은 이러한 대책을 강력히 시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서울도 시민들의 참여를 이끌 수 있는 유인책을 더 내놓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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