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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8 (화)

아…한국행 유조선 결국 침몰…앗! `사상 최악` 환경재해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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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으로 향하던 파나마 국적의 이란 유조선 '상치(SANCHI)'호가 중국 동부 해상에서 화물선과 충돌한 후 화재 8일 만에 폭발과 함께 완전히 침몰했다. 선박에 실린 콘덴세이트(초경질 원유) 유출로 최악의 환경 재해가 우려된다.

15일 중국 신화통신과 중국중앙(CC)TV 등에 따르면 중국 국가해양국은 전날 오후 3시께 상치호가 완전히 침몰했다고 발표했다. 또 상치호에 실려 있던 콘덴세이트 13만6000t이 10㎢ 해역에 유출된 것으로 보고 면밀히 조사하고 있다.

상치호에 실린 콘덴세이트 선적량은 역대 최악의 해상오염으로 꼽히는 1989년 엑손 발데스호의 원유 유출량(3만5000t)보다 4배가량 많아 환경오염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

15일 CCTV는 아침 방송에서 "상치호 침몰 지점에서 화염 분화구 모양으로 콘덴세이트가 불타고 있다"며 "기름 유출 정도가 예상보다 훨씬 심각하고 기름층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린보창 중국 에너지정책연구원 원장은 "침몰된 선박에서 계속 흘러나오는 막대한 기름은 해양 생태계에 치명적인 손상을 끼칠 것"이라며 "기름 유출량을 신속히 파악해 해양 환경에 미칠 영향을 판단하고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쥔 중국 공중환경연구센터 주임도 "이번 상치호 침몰은 최악의 재난"이라며 "상치호에 실린 콘덴세이트는 초경질유의 일종으로 다른 원유와는 성질이 달라 해양 생태계에 매우 유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상치호는 지난 6일 오후 8시께 이란에서 한국으로 향하다 제주도 남서쪽에서 300㎞ 떨어진 지점에서 홍콩 화물선인 '청펑수이징'호와 충돌한 뒤 불길에 휩싸였다. 그러다 14일 오후 5시께 커다란 폭발음과 함께 바닷속으로 가라앉았다. 중국 운수교통부에 따르면 폭발 당시 화염은 1㎞, 연기는 3㎞까지 치솟았으며 이로 인해 선박이 크게 파손된 채 침몰했다.

한편 이번 침몰로 실종된 선원을 찾는 작업에도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CCTV에 따르면 유조선에는 이란 국적 선원 30명과 방글라데시 국적 선원 2명 등 선원 총 32명이 타고 있었는데 이 중 시신 3구만 발견됐을 뿐이다. 블룸버그는 "상치호에 실려 있던 콘덴세이트가 전부 바다로 유출돼 불탈 경우 이번 사고는 최근 50년 동안 발생한 해상오염 중 최악의 해양 재난으로 기록될 것"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김대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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