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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9 (수)

[팝업리뷰]'그것만이 내 세상', 뻔함에도 수긍…이병헌X박정민의 연기마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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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영화 '그것만이 내 세상' 포스터


[헤럴드POP=이미지 기자] 친근해진 이병헌과 특별해진 박정민이 유쾌하고, 따뜻한 형제케미로 웃기고 울린다.

영화 ‘그것만이 내 세상’은 주먹만 믿고 살아온 한물간 전직 복서 형 ‘조하’(이병헌 분)와 엄마만 믿고 살아온 서번트증후군 동생 ‘진태’(박정민 분), 살아온 곳도, 잘하는 일도, 좋아하는 것도 다른 두 형제가 난생처음 만나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

이 영화는 한때는 WBC 웰터급 동양 챔피언을 거머쥔 잘 나가는 복서였지만 지금은 별 볼일 없고 갈 곳마저 없어진 ‘조하’가 17년간 연락도 없이 떨어져 지낸 엄마 ‘인숙’(윤여정 분)과 우연히 재회하게 되며 평생 알지도 보지도 못했던 서번트증후군 동생 ‘진태’와 한집에 살게 되면서 본격적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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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그것만이 내 세상' 스틸


닮은 구석이라곤 하나도 없는 형제 ‘조하’와 ‘진태’의 어설픈 동거가 주 소재인 만큼 이들의 소소한 일상에 따라 극이 흘러가기에 특별함은 없을 수도 있다. 그럼에도 두 사람이 조금씩 마음을 열어가며 가까워지는 과정은 자신만 생각하며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가족의 의미를 되새기게 만들며 마음의 온도를 올려준다.

하지만 충분히 예상 가능한 뻔한 공식을 선택한 만큼 비슷한 상황이 반복되면서 지루함을 안겨주기도 한다. 이러한 진부함을 외면할 수 없는 건 믿고 보는 배우들의 캐릭터와 하나가 된 연기 때문이다. 이들 간 앙상블은 코미디로 웃기다 드라마로 눈물샘을 건드리는 보장된 공식까지 안내해주는 역할을 톡톡히 한다.

이병헌은 그동안의 무게감을 걷어냈다. 그는 극중 한물 간 전직 복서 ‘조하’로 분해 친근하고 인간미 넘치는 매력을 발산한다. 특히 ‘내부자들’ 속 이병헌표 개그본능을 좋아했던 관객들이라면, 그런 웃음 포인트를 곳곳에서 발견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그렇다고 가볍지만은 않다. ‘조하’의 가슴 깊숙이 박힌 상처 역시 눈빛, 표정 등으로 디테일하게 표현해냈다.

박정민은 이번에 재능, 노력 모두 겸비한 배우임을 다시 한 번 입증해보였다. 서번트증후군의 특징을 포착하되, 그들의 순수함까지 담아 보는 내내 미소를 짓게 한다. 더욱이 피아노를 이번 작품으로 처음 접했음에도 불구 오랜 연습 끝에 자신의 것으로 완전히 소화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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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그것만이 내 세상'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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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여정은 똑같은 엄마에서 벗어나기 위해 생애 처음 경상도 사투리에 도전했다. 3개월간 합숙을 할 만큼 열정을 쏟아 부었다. ‘조하’와 ‘진태’를 향한 같은 듯 다른 모성애를 섬세하게 터치, 가슴을 먹먹하게 만든다. 여기에 한지민, 김성령, 최리의 존재감도 영화를 한층 더 풍성하게 만든다.

결국 ‘그것만이 내 세상’의 미덕은 서번트증후군의 ‘진태’를 편견 없이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본다는 점에 있다. 최성현 감독도, 이를 연기한 박정민 역시 그렇게 접근했다. 뿐만 아니라 중요한 매개체인 음악의 활용이 그런 면의 화룡점정을 찍는다. 쇼팽, 차이코프스키 등의 클래식부터 들국화의 ‘그것만이 내 세상’ 등 가요까지 아우르는 선곡은 또 다른 주인공으로 빛을 발한다.

연출을 맡은 최성현 감독은 “우리 주변에서 쉽게 마주칠 수 있는 이웃의 이야기와 일상적인 사건 속에서 변화해가는 인물들의 관계를 담아내고 싶었다.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영화이자 머리보다 심장이 먼저 반응하는 영화가 되기를 바란다”고 바람을 표했다. 식상함에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다가도 이병헌, 박정민의 연기에 몰입하다 보면 마음의 장벽은 무너지고, 어느덧 공감할 수 있을 듯하다. 개봉은 오는 17일.

pop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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