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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9 (수)

먹고 마시고…음식에 빠진 패션뷰티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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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삼성물산 패션부문이 운영하는 서울 청담동 10꼬르소꼬모 카페 내부 모습(왼쪽)과 이니스프리 명동 플래그십 스토어에 위치한 `그린카페` 내부 모습. [사진 제공 = 삼성물산 패션부문·아모레퍼시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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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 브랜드 이니스프리의 명동 플래그십 스토어에 가면 긴 줄이 늘어선다. 화장품을 사기 위해서가 아닌 핫케이크를 먹으려는 손님들이다.

이 매장은 화장품만 파는 곳이 아니라 디저트와 차를 마시며 제주의 맛과 멋까지 함께 즐길 수 있는 장소다. 허수진 이니스프리 F&B 운영팀 주임은 "이니스프리가 추구하는 브랜드 가치인 '그린'과 '제주 헤리티지'를 오감으로 체험할 수 있도록 그린카페를 마련했다"면서 "그린카페를 통해 경험한 즐거운 기억으로 인해 이니스프리라는 브랜드 이미지도 함께 강화되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패션·뷰티 업계가 브랜드 강화와 새로운 먹거리를 찾기 위해 식(食)과의 접점을 넓혀 가고 있다.

패션업계는 부진의 늪에 빠진 업황 타개를 위해, 뷰티업계는 먹거리라는 장르를 통해 브랜드 가치를 높이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뷰티업계에서는 아모레퍼시픽이 단연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지난해 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는 한동안 이니스프리의 클라우드 수플레 핫케이크가 화제가 됐다. 반죽에 머랭을 섞어 일반 팬케이크보다 풍성하면서 부드러운 식감에 사진까지 예쁘게 나오기 때문이다. 1~2시간의 대기 시간에도 불구하고 발길이 끊이지 않았을 정도다. 자연스럽게 이니스프리라는 브랜드가 SNS상에서 더 회자되고 당연히 브랜드 홍보 효과도 높아졌다. 그린카페 하루 평균 방문객은 450명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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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 주임은 "이니스프리의 이미지를 훼손하지 않기 위해 밀가루 등 극히 일부의 재료를 제외하고는 모두 제주도의 원물을 직접 공수해 쓸 정도로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면서 "제주의 오름이나 한라산 등을 데커레이션을 통해 표현하는 등 메뉴 개발에 공을 들인다"고 설명했다.

LF는 패션 업체지만 지난해 인수·합병(M&A)한 업체들 대부분이 식품 관련 회사다. 패션 관련 업체는 한 곳도 없다. 이미 국내외 패션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르러 패션이라는 장르 하나만으로는 성장동력을 찾을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패션업계의 화두인 '라이프스타일'이라는 키워드를 의류뿐 아니라 먹거리라는 장르를 통해 함께 풀어보겠다는 전략이다.

LF는 지난해 주류 업체인 인덜지에 지분을 투자했고 올해 인덜지를 통해 크래프트 맥주 공장을 설립해 맥주 시장에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토종 수제버거 브랜드인 크라제버거 상표권을 인수한 만큼 맥주와 버거 간의 시너지 효과도 노리고 있다. 그 외에도 자회사인 LF푸드를 통해 일본 식자재 업체인 모노링크와 구르메F&B코리아의 경영권을 인수했다. 여기에 베이커리 업체인 퍼블리크 지분도 추가로 사들이며 먹거리 관련 업체들을 공격적으로 인수했다.

LF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패션시장에서는 추가 성장 여력이 크지 않다는 판단에 따라 먹거리 사업으로 M&A를 하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추가 M&A를 한다면 이 분야에서 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일찌감치 패션과 식의 융합을 시도한 회사다. 서울 청담동에 위치한 '10꼬르소꼬모 카페'는 이탈리아 편집숍 브랜드인 10꼬르소꼬모를 카페와 레스토랑으로 풀어놓은 곳이다. '슬로 쇼핑'을 콘셉트로 해 패션뿐만 아니라 음식과 차까지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꾸몄다. 고객들의 체류 시간을 자연스럽게 늘리고 고객들이 브랜드를 더 친숙하게 느낄 수 있도록 해준다.

삼성물산 패션부문 관계자는 "편집숍이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면서 단순히 의류만을 가지고 설명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면서 "카페 등을 함께 운영하면서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서의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확고히 하려는 글로벌 브랜드가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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