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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9 (수)

해외주식형펀드 날았는데…체면 구긴 외국계 운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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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계 운용사에서 대거 자금 이탈…해외펀드 수익률, 토종 운용사보다 뒤떨어져 ]

지난해 해외주식형 펀드에 비과세 혜택 종료를 앞두고 4조원에 가까운 자금이 들어오며 인기몰이를 했다. 하지만 이 같은 호황에도 외국계 운용사들은 씁쓸함을 감추지 못했다. 국내 운용사들이 빠른 정보력을 바탕으로 해외 펀드를 직접 운용하면서 자금이 무더기로 이탈했기 때문이다.

머니투데이

15일 한국펀드평가 펀드스퀘어에 따르면 지난해 합작사를 제외한 외국계 운용사 10곳 중 5곳에서 대규모 자금 유출이 발생했다.

슈로더투자신탁운용에서 6362억원이 빠져나갔고 JP모간자산운용(-938억원), 도이치자산운용(-407억원), 맥쿼리자산운용(-143억원) 이스트스프링자산운용(-35억원) 등에서도 적지않은 자금이 유출됐다.

이들 외국계 운용사의 지난해 해외 주식형 펀드 판매 금액은 442억원에 불과했다. 같은 기간 국내외 전체 운용사의 해외 주식형펀드 판매금액이 총 3조7645억원에 달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전체 판매금액 중 1%만이 외국계 운용사로 들어온 셈이다.

이처럼 외국계 운용사 인기가 떨어진 것은 국내 운용사와 비교해 수익률 면에서 큰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과거 외국계 운용사는 해외 펀드 운용에서 월등한 정보력을 자랑하며 국내 운용사보다 뛰어난 성과를 보였다. 하지만 최근에는 국내 운용사들도 빠른 정보력으로 직접 운용해 성과를 내면서 외국계라는 강점이 무의미해졌다.

실제로 외국계 운용사들의 해외 주식형 펀드 1년 수익률을 비교해 보면 전체 운용사 평균 수익률(26.24%)을 웃도는 곳은 슈로더투자신탁운용 1곳뿐이다. 슈로더 수익률도 27.93%로 전체 평균을 근소한 차이로 앞섰다. 나머지 자산운용사는 모두 평균에 못미쳤다.

성과도 크게 떨어진다. 한국펀드평가가 자산운용사 순자산과 펀드 성과 등을 토대로 해외주식형 부문 순위를 산출한 결과 상위 10위 내에 든 자산운용사는 맥쿼리 1곳에 불과했다. 나머지 자산운용사는 모두 중하위권에 몰렸다.

반면 해외주식형에서 가장 좋은 성과를 올린 자산운용사(설정액 100억원 이상)는 KTB자산운용으로 확인됐다. 이어 맥쿼리투자신탁운용, DB자산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 신한BNP자산운용, 에셋플러스자산운용, 하이자산운용, KB자산운용, 트러스톤자산운용, 한국투자신탁운용 순으로 상위권을 국내 운용사가 차지했다.

그나마 피델리티자산운용이 지난해 해외 주식형 펀드에 9123억원이 들어오며 외국계 운용사 체면을 살렸다. 피델리티자산운용은 '글로벌 테크놀로지'와 '피델리티아시아' 등에 각각 3390억원, 2752억원을 끌어모았고, '글로벌 배당인컴'에도 1500억원이 넘는 자금이 들어왔다. 얼라이언스번스틴자산운용은 'AB미국그로스'에만 1118억원이 들어왔다.

안종현 피델리티자산운용 마케팅 부문장은 "지난해 비과세 혜택이 주어지면서 해외 주식형 펀드에 많은 자금이 몰렸다"며 "피델리티의 경우 글로벌, 테크, 중국·아시아 등 상품 라인업을 다양하게 구성해 고객에게 투자 옵션을 제공했던 것이 자금 유입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진경진 기자 jkji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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