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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9 (수)

[스타인터뷰] '그것만이 내 세상' 이병헌 "휴식기 갖고싶지만, 좋은 작품 들어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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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로신문사

이병헌/BH엔터테인먼트


[스타인터뷰] '그것만이 내 세상' 이병헌 "휴식기 갖고싶지만, 좋은 작품 들어오면?"

박정민과 형제 케미

오랜만에 재미있는 시나리오

욕심, 양보는 영화에 독

어떤 역할이든 자신만의 색깔로 맛깔나게 소화하는 배우 이병헌(47). 앞서 '내부자들' '마스터' '남한산성' 등 규모감 있는 영화에서 선 굵은 연기를 선보여온 그가 휴먼코믹드라마 '그것만이 내 세상'으로 관객을 찾는다. 지금은 한물간 전직 프로 복서 '조하' 역을 맡아 코믹하면서도 인간미 넘치는 매력을 발산한다.

최근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이병헌은 그 어떤 영화인터뷰 때보다도 밝은 모습이었다. 그동안 무겁고 센 캐릭터 위주로 연기하다가 현실적이면서도 친근한 캐릭터를, 그것도 규모가 크지 않은 가족극을 통해 만나게 돼 의외였다는 말에 이병헌은 "일부러 캐릭터 변신을 위해 작품을 선택한 건 아니다. 오랜만에 재미있는 내용의 시나리오를 만나서 기분이 좋았고, 선뜻 출연하기로 했다. 예전에 드라마에서나 보여줬던 연기를 영화 속에서 하게 됐다. 누군가는 '이병헌이 휴먼코믹물에?'하면서 의외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순전히 시나리오를 보고 결정했다"고 출연 동기를 밝혔다.

'그것만이 내 세상'은 전직 복서 '조하'가 서번트증후군 동생 '진태'(박정민), 살아온 곳도, 잘하는 일도, 좋아하는 것도 다른 두 형제가 난생처음 만나 펼쳐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영화는 '조하'가 17년간 연락도 없이 떨어져 지내던 엄마 '인숙'(윤여정)과 재회하게 되면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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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만이 내 세상' 스틸컷/CJ엔터테인먼트


"개인적으로 영화를 너무 기분좋게 봐서 그런지 느낌이 좋아요. 흥행 여부에 대한 것은 아무도 모르는 거지만, 일단 새해를 시작하는 영화로 손색없다고 자부해요. 크게 신경쓰지 않고 무심코 지나쳤던 사소한 것들이 알고보면 가장 중요하다라는 메시지를 주는 영화이기도 하고요.(웃음)"

'조하'는 겉으로는 무뚝뚝하고 단순하고 거칠어 보이지만 알고 보면 속정 깊은 인물이다. 난생 처음 본 동생이 불편하고 귀찮다고 툴툴대지만, 안 보는 척하면서도 신경 써주며 결정적인 순간 진태의 편이 되어준다. 이병헌은 간결하게 툭툭 말을 내뱉는 '조하'의 성격이 마음에 들었다고 입을 열었다.

"극 안에서 배우는 각자 해야할 역할이 있어요. '돋보이고 싶으니까 욕심내야지' 또는 '이번 영화는 내가 주인공이 아니니까 양보해야지'하다보면 조화는 이뤄지지 않아요. 어떤 영화를 하든 저는 이 부분을 중요하게 생각하죠. 그리고 박정민 씨는 기대 이상으로 '진태'를 잘해냈어요. 서로 각자의 역할에 최선을 다한 영화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무엇보다 이 영화가 참 좋았던 건 몰락한 복서의 성공기가 아니라는 점이었어요. 뻔하지 않은 영화라는 게 좋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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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헌/BH엔터테인먼트


이병헌은 촬영 현장에서도 '역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연기 외적인 것에는 절대 참견하지 않는다"며 "(감독, 스텝을 비롯한)상대가 느끼기에 월권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기 때문에, 그래서 후배들에게도 이렇게 저렇게 해보라고 하지 않는다. 그 친구들에게도 프라이드가 있을거기 때문에 조심스럽다"고.

어쨌든 '그것만이 내 세상'의 중심축은 '조하'다. 엄마와 동생을 진정한 가족으로 받아들이기까지의 과정이 '조하'의 시선에서 그려진다. 다양한 감정선을 소화했다는 건 캐릭터에 대한 깊은 연구가 있었다는 것일터.

"많은 분이 캐릭터의 디테일함을 어떻게 잡아나갔는지 물어보시는데, 디테일에 신경쓰다보면 중심에서 벗어날 때가 많아요. 이야기에 젖어드는 순간, 디테일도 함께 생긴다고 생각해요. 줄기에서 곁가지가 뻗어나가지, 가지에서 줄기가 생겨나지는 않잖아요.(웃음) 시나리오 전체에 녹아드는 게 최우선인 거죠. 그러면 감정도, 디테일한 연기도 가능해지죠. 그래서 어떤 감독님들은 '그 캐릭터는 병헌 씨가 더 잘알테니 병헌 씨가 상황에 맞는 대사를 해보라'라고 요구하시기도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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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만이 내 세상' 스틸컷/CJ엔터테인먼트


영화의 최대 볼거리는 이병헌과 박정민의 의외의 형제 케미다. 서로에게 가까워지면서 불편함이 익숙함으로, 어색함이 친숙함으로, 거부감이 형제애로 변해가는 과정은 따뜻한 감동과 온기로 가슴을 채운다.

이병헌은 "영화 현장에서의 분위기가 스크린에서도 전해질 거라고 생각한다"며 촬영하면서도 '우리가 자유롭고 신나지 않으면 분명 극장 안에서도 관객들이 봐도 신나지 않겠지. 우리가 신나게 한 판 놀아야 관객들도 같은 리듬으로 놀 수 있을 거다'라고 되뇌었음을 밝혔다.

2018년도 이병헌은 바쁘다. 영화 '그것만이 내 세상' 홍보가 끝나면, 드라마 '미스터션샤인'에 올인해 촬영할 예정이다.

"드라마까지 촬영이 전부 끝나면 육체적으로 힘들 것 같아서 좀 쉬면 어떨까 생각은 하고 있어요. 하지만, 꼭 그때 들어가야만 하는 좋은 작품이 있다면... 또 어떤 변수가 생길지는 확신할 수 없죠.(웃음)"

이병헌이 인정한 시나리오, 이병헌의 코믹 연기가 일품인 영화 '그것만이 내 세상'은 17일 개봉한다.

신원선 기자 tree6834@metr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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