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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1 (금)

'상상암' 진단 드라마 주인공…의사들에게 물어보니 "허구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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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드라마 속 주인공이 ‘상상암(想像癌)’ 진단을 받은 장면이 방영되자 실제로 상상암이 존재하는지를 두고 관심이 폭발했다. 그러나 결론부터 말하자면, 의학적으로 ‘상상암’이라는 용어는 없다.

조선일보

KBS 드라마 ‘황금빛 내 인생’에서 의사가 극중 ‘서태수’에게 상상암 진단을 내리는 장면. / 인터넷 캡처 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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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KBS2 주말드라마 ‘황금빛 내 인생’에서는 아버지 서태수(천호진 분)가 상상암 진단을 받는 모습이 방영됐다. 서 씨는 어지러움을 느끼고 구토를 하고 피를 토하는 등 위암 증세를 호소했다. 드라마 속 의사는 서 씨의 가족에게 “서태수 씨에 대한 조직 검사 결과 위암이 아닌 것으로 나왔다”고 밝혔다. 이 의사는 “구토, 복통, 토혈 등 보통 이런 경우를 건강염려증이라고 하는데 서 씨의 경우는 다른 케이스”라며 “상상암”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상상암’은 의학적으로는 없는 용어다. 장정순 중앙대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는 “의학적으로 인정하지 않는 얘기”라고 답했다.

장 교수는 “물론 정신질환의 일종인 ‘건강염려증(hypochondriasis)’은 있다”며 “이는 의학적으로나 논리적으로는 전혀 맞지 않은데, 자신의 사소한 신체적 증세나 감각을 심각하게 해석하거나 상상해서 스스로 심각한 병에 걸렸다고 두려워하거나 아예 믿어버리는 증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암 의심 증상을 보이는 환자가 정밀 검사 후 아닌 것으로 판정이 나는 경우는 있지만, 암을 상상해서 실제 암 환자처럼 건강이 나빠지는 경우는 없다”고 덧붙였다.

조병철 세브란스병원 종양내과 교수도 “상상암은 의학적으로 없다”며 “허구일 뿐”이라고 말했다. 14일 드라마 방영 후 상상암에 대한 관심이 커지자 드라마 작가는 ‘상상임신’을 차용해 ‘상상암’을 만들어 냈다고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서태수가 상상암 진단을 받은 이 날 ‘황금빛 내 인생’ 방송은 전국 시청률 43.2%를 기록했다.

[허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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