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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7 (월)

삼성, 갤S9부터 자급제폰 판매 활성화..."자급제 시장 열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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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자급제 단말기 시장을 활성화 하기 위해 3월 출시 예정인 갤럭시S9부터 이통사용 단말기(이통사 판매 전용 단말기)와 자급제용 단말기(자급제폰)의 가격과 출시 시기를 동일하게 맞춘다.

하지만 통신 업계 일각에서는 여전히 일부 서비스 이용을 위해 통신사에서 단말기 고유식별번호(IMEI) 등록을 해야만 하는 불편함이 있는데다 통신사의 리베이트(판매장려금) 영향력도 무시할 수 없어 자급제폰 판매율이 크게 증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조선일보

서울 시내 한 이동통신 유통점 전경. / 조선일보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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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 갤S9부터 자급제폰 판매 활성화..."가격⋅출시시기 동일해진다"

##삼성전자##는 2월 26일(현지시각)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8’에서 갤럭시S9을 공개하고 3월 초부터 국내 이동통신 3사를 통해 판매한다. 삼성전자는 삼성디지털플라자, 하이마트 등 오프라인 유통점은 물론 온라인에서도 이통 3사와 같은 날에 자급제폰 갤럭시S9을 판매할 계획이다.

삼성전자의 프리미엄 단말기가 자급제용으로 출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자급제폰은 통신사를 거치지 않고 단말기 제조사로부터 바로 살수 있는 제품을 말한다.

특히 국내 이동통신 3사를 통해 판매될 갤럭시S9의 가격이 자급제용 단말기와 이통사향 단말기가 동일하게 책정될 방침이어서 주목된다. 그동안 이통사용 단말기에 약정을 맺지 않고 공기계만 구입할 경우 통상적으로 10% 정도 가격이 높았다.

삼성전자가 프리미엄 제품인 갤럭시 시리즈를 자급제폰으로 내놓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과거에는 이통 3사를 통해서만 프리미엄 모델을 판매했다. 자급제폰 대부분은 중저가 모델이 주를 이뤘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15일 가계통신비정책협의회 논의에서 단말기 자급제 활성화 필요성이 제기되자 갤럭시 시리즈와 같은 플래그십 모델도 자급제 단말로 출시하고, 이통사용 단말기 가격과 출시 시기 차이를 해소하겠다고 밝힌바 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프리미엄 스마트폰인 갤럭시S9을 시작으로 중저가 스마트폰도 자급제와 비자급제 가격을 일원화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경쟁사인 LG전자는 자급제용 단말기 활성화에 대한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지만 삼성전자처럼 자급제폰을 내놓을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LG전자 관계자는 “신제품 출시를 검토하는 상황에서 유통 방식에 대한 계획을 아직 밝힐 단계는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조선일보

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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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급제폰 확대 어려워…”통신사 리베이트와 IMEI 문제부터 해결해야”

통신업계 일각에서는 삼성전자가 갤럭시S9부터 자급제폰을 출시하더라도 판매가 미미한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통신사 유통점에서 단말기를 팔았을 때 판매원에게 지급하는 장려금인 리베이트와 관련이 있다. 단말기 한 대를 팔았을 때 제품 종류와 판매 시기에 따라 리베이트 금액이 다르게 책정되지만 보통은 10만원에서 많게는 50만원까지 리베이트가 책정된다.

통신사 유통점 판매원은 리베이트로 받을 금액 중 일부를 단말기 구매자에게 환급해 주거나 사은품 같은 선물을 증정할 수 있다. 이 경우, 소비자 입장에서는 단말기를 통신사에서 구매하는 것이 훨씬 유리하기 때문에 자급제폰을 사지 않고 이통사용 단말기를 구매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단말기 제조사인 삼성전자가 자급제폰을 판매한 자사 가전 대리점 판매원에게 별도의 리베이트를 지급할 가능성은 적다. 통신사에 대량으로 단말기를 납품하기만 하면 알아서 자체 유통망을 활용해 팔아주는데 굳이 삼성이 자체 유통망을 운영하기 위해 돈을 쓸 필요는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통신사들은 가입자들이 직접 단말기를 구매할 경우, 통신사 유통점 방문 없이는 통신 서비스를 이용하기 어렵게 만들어 놓았다. 몇년 전만 해도 통신사에 IMEI 정보가 등록돼 있지 않으면 롱텀에볼루션(LTE) 서비스가 지원되지 않았고 3세대(G) 통신 서비스만 이용 가능했다. IMEI 정보 등록 없이는 장문의 메시지(MMS) 이용도 불가능했다.

지금은 자신이 쓰던 가입자식별모듈(USIM⋅유심)을 자급제폰에 꽂으면 기본적인 문자, 전화, 데이터 통신 등은 가능하지만, LTE 음성전화(VoLTE)를 쓰려면 통신사 유통점에서 별도의 개통 절차를 거쳐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서울 서대문구에서 통신사 유통점을 운영하는 송모씨는 “자급제폰을 사더라도 VoLTE를 이용하기 위해선 어차피 통신사를 방문해야 하는데 번거로움이 있다"고 말했다. 또다른 유통점 판매원인 윤모씨는 “판매원은 리베이트를 받기 때문에 그중 일부를 가입자에게 다양한 형태로 혜택을 줄수 있지만 자급제폰은 아무런 부가 혜택이 없다”며 “삼성이 아무리 자급제폰을 통신사와 동일한 조건으로 출시한다고 해도 결국 소비자들은 통신사에서 제품을 살 것”이라고 말했다.

[심민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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