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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여당 "환영"… 내부선 "우린 무조건 찬성하란 거냐" 불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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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기관 개편안]

"靑, 귀띔조차 안 해주고 결정"

조국 수석이 발표한 모양새도 비판 "朴정부로 치면 우병우가 나선 셈"

청와대가 14일 발표한 권력기관 개혁안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은 공식적으로 환영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내부적으론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사개특위) 논의에 오히려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반응도 나왔다.

민주당 백혜련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국민 요구에 부합하는 진정성 있는 개혁안"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대통령 스스로 권력기관을 정권의 시녀로 삼던 관행과 단절하고 오로지 국민만을 바라보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피력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민주당 내에서도 국회 법사위와 사개특위 소속 의원을 중심으로 불만의 목소리가 나왔다. 여야가 사개특위를 꾸려 이제 막 관련 논의를 시작하려는 참에 청와대가 일방적으로 '가이드라인'성 방안을 발표했다는 것이다.

법사위 소속 한 의원은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 미리 귀띔조차 해주지 않았다"며 "청와대가 발표하면 우리는 무조건 찬성하고 지지하란 것이냐"라고 말했다. 사개특위 소속 의원은 "청와대가 이렇게 공개적으로 입장을 밝혀버리면 야당 반발이 심해져 여야 협상이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이미 대선 공약에 들어 있는 내용을 굳이 또 한 번 강조해서 야당을 자극하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발표 형식에 대한 지적도 있었다. 한 법사위원은 "검찰, 경찰, 국정원을 총괄하는 민정수석이 개혁 발표를 한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라며 "박근혜 정부로 치면 권력기관을 쥐락펴락하던 우병우 전 수석이 발표한 셈이어서 모양새가 좋지 않다"고 말했다.

민주당 소속인 정성호 국회 사개특위 위원장은 "권력기관 개혁은 대선 공약이었던 만큼 청와대가 자신들의 '바람'을 밝힌 것이라고 본다"며 "앞으로 입법과 관련해 국회에서 여야가 잘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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