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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혈관 망가뜨리는 염증 억제 성분 피토케미컬 가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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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염증이 만성화하면 몸 곳곳에서 문제를 일으킨다. 서서히 혈관을 망가뜨리고 각종 염증성 질환은 물론 심뇌혈관 질환까지 유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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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퍼푸드 노니

나이가 들면 몸이 예전 같지 않다. 하루 종일 무기력하고 몸의 이곳저곳이 아파올 때가 많다. 별다른 질환이 없다면 혈관 속에 떠도는 염증이 원인일 수 있다. 염증은 몸에서 일어나는 정상적인 방어 작용의 잔해물이다. 그러나 염증이 만성화되면 몸의 구석구석이 망가지기 시작한다. 만성화된 염증은 혈관을 타고 퍼져 나가 몸 곳곳에서 문제를 일으킨다. 최근 강력한 항염 효과를 지닌 ‘노니’가 주목받는 배경이다. 염증으로 오염된 혈관을 청소해주는 노니에 대해 알아봤다.

노니는 남태평양 지역에서 자라는 식물이다. 수십 개의 꽃이 핀 후에야 한 개의 열매를 수확할 수 있어 예로부터 귀한 대접을 받았다. 남태평양 원주민들은 노니를 주로 통증을 줄이는 약으로 사용했다. 노니의 씨·뿌리·잎·꽃·열매를 으깨어 상처에 바르거나 즙을 내 먹었다. 강력한 진통 효과가 모르핀과 비슷하다고 해 ‘모린다 시트리폴리아(Morinda Citriforia)’라는 학명이 붙여졌다. 2000년 넘는 역사를 지닌 ‘천연 진통제’ 노니가 최근에는 항염 효과로 재조명받고 있다.

노니가 항염 효과를 인정받은 이유는 바로 ‘피토케미컬’ 성분 때문이다. 노니에는 피토케미컬이 풍부하다. 식물성 화학물질인 피토케미컬은 우리 몸에 들어오면 세포의 산화·손상을 막아준다. 노니 속에 들어 있는 피토케미컬의 종류는 200여 가지에 달한다. 프로제노닌·스코폴레틴·이리도이드·폴리페놀이 대표적이다. 이 중에서 스코폴레틴은 염증을 억제하는 데 탁월한 효과를 보인다. 이부용 차의과학대 식품생명공학과 교수는 “스코폴레틴은 염증을 일으키는 물질인 사이토카인의 활동을 억제한다”고 말했다.

남태평양 원주민이 진통제로 쓴 식물

사람의 몸에는 몸을 방어하는 면역계가 있다. 몸속에 세균·박테리아·미세먼지 같은 이물질이 들어오면 면역 시스템이 가동된다. 염증은 면역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만들어진다. 염증 반응을 거치는 동안 상처가 낫고 손상된 세포는 회복된다. 급성 염증은 빨리 만들어지고 주로 통증을 동반한다. 전신으로 퍼지지 않는 이상 염증 부위를 찜질하거나 소독하면 대부분 회복된다.

심각한 건 만성염증이다. 오랜 시간 혈관에서 염증이 생기고 없어지기를 반복해 생긴 결과다. 만성화하는 동안 별다른 통증이나 증상이 없어 대부분 염증이 생긴 사실을 알아차리지 못한다. 서서히 혈관을 망가뜨리고 호르몬·신경계·신진대사의 균형을 무너뜨려 ‘침묵의 살인자’로 불린다. 위염·장염·피부염 같은 염증성 질환은 물론 심뇌혈관계 질환, 암과도 직간접적으로 연관된다. 서울대병원 연구에 따르면 만성염증 수치가 높은 사람은 낮은 사람에 비해 암 발생 위험도가 남성은 38%, 여성은 29% 높았다.

문제는 나이가 들수록 몸속에 만성염증이 누적되는 데 있다. 염증은 끊임없이 만들어지는데 항염 능력은 점점 약해져서다. 급성 염증마저 체내의 면역계를 공격하기에 이른다. 평소 항염 성분이 함유된 식품을 챙겨 먹어야 하는 이유다.



영양소 풍부한 껍질까지 함께 섭취해야

노니의 염증 억제 효과는 다양한 연구결과로 입증됐다. 2011년 국제 약리학회지에 실린 연구에서 노니에 들어 있는 스코폴레틴이 역류성 식도염과 위궤양을 유발하는 염증을 차단하고 치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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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니는 몸속 염증을 없애주는 스코폴레틴과 같은 피토케미컬이 풍부해 항염 효과가 탁월하다.




2002년 ‘노니 추출물의 항염증 특성에 대한 예비조사’ 실험(미국 웨스턴약리학회지 발표)에서도 비슷한 결과를 보였다. 실험용 쥐 12마리의 발 부위에 염증 세포를 주입해 부종을 발생시킨 후 두 그룹으로 나누어 한 그룹에는 노니 추출물을, 다른 그룹에는 염분을 1mL(농도 10㎎/mL)씩 투여했다. 그 결과 노니 추출물을 투여한 쥐 그룹의 부종 부피가 염분을 투여한 그룹의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노니는 항산화·항암 효과도 있다. 노니에 풍부한 폴리페놀 덕분이다. 노니에 들어 있는 폴리페놀(100g당 364.7㎎)은 키위(2.99㎎)나 망고(2.55㎎)보다도 많다. 폴리페놀은 만성질환·암을 일으키는 유해물질인 활성산소를 효과적으로 제거하는 대표적인 항산화 물질이다. 노니의 다양한 효과를 제대로 보려면 생과보다는 주스 형태로 섭취하는 게 좋다. 영양소가 풍부한 노니의 껍질까지 먹을 수 있어서다. 이 교수는 “과일의 껍질에는 피토케미컬이 많다고 알려져 있다”며 “노니의 껍질까지 함께 착즙한 주스를 마시면 더 많은 영양소를 섭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신윤애 기자 shin.yun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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