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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5 (금)

안철수 ‘당무위 강행’에 통합 반대파 “뭐하는 짓이냐” 돌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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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국민의당 12일 당무위에서 몸싸움·욕설

안철수 대표 당무위 개의 강행에

반대파 “독재다” “사퇴하라” 격렬 항의

반대파 보이콧 속에 ‘2월4일 전당대회’ 의결

안 “정당사에 이렇게 투명한 전례 없어” 자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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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국민의당 당무위가 열린 국회 본청 246호실 앞에서 바른정당과의 통합 반대파와 이들의 입장을 막는 당직자들 사이에 몸싸움 등이 벌어지고 있다. 왼쪽에 손을 든 이는 반대파 최경환 의원이다. 송경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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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정당과의 합당을 의결하는 전당대회를 열기 위해 당무위원장인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소집한 당무위 회의가 욕설과 몸싸움으로 얼룩졌다. 반대파의 ‘보이콧’ 속에 국민의당은 2월4일 통합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임시 전당대회를 열기로 의결했다.

12일 오후 3시부터 국회 본청 246호에서 전당대회준비위원회(전준위)를 구성하고 전대 날짜를 정하기 위한 당무위가 열렸다. 안 대표는 이날 오후 2시50분께 별다른 마찰 없이 당무위 회의장에 입장했다.

같은 시각 같은 건물 반대편의 245호에서는 통합 반대파 의원들이 주로 참여한 의원 간담회가 열리고 있었다. 김동철 원내대표가 의원총회를 소집했지만 찬성파 의원들이 대거 불참하며 정족수를 채우지 못해 간담회로 진행됐다. 이 자리에서 장병완 의원 등 반대파들은 의원들의 총의를 모으지 않고 일방적으로 열린 당무위를 취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유성엽 의원은 “국회 정치개혁특위와 사법개혁특위가 다 친안파(친안철수파) 의원들로 구성됐다”며 반발했다. 박지원 의원도 “사법개혁특위는 (내가 소속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관이다. (사개특위 위원으로 지명된) 송기석, 권은희 의원이 물론 전문가들이지만 내가 해야 한다”고 호응했다. 송기석·권은희 의원은 통합에 찬성하는 ‘친안파’로 분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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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국민의당 당무위가 열린 국회 본청 246호실 앞에서 통합 반대파들이 “안철수는 사퇴하라”는 인쇄물을 들어 보이며 항의하고 있다. 송경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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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권은희 의원은 “의원을 상대로 계파라고 하는 말이 얼마나 모욕적인지 아냐. 개개인이 헌법기관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송기석 의원도 “제가 당 대표 비서실장인데 어떻게 누구의 계파냐”고 항의했다.

반대파 의원들은 오후 3시가 되자 246호 당무위 회의장으로 이동했다. 최경환 의원 등 반대파 의원들과 일부 지역위원장 등이 “문을 열라”고 항의하며 회의장에 입장하려 하자 당직자들이 저지하면서 몸싸움이 빚어졌다. 반대파 쪽 당원들과 보좌진들은 “왜 비공개냐!”, “안철수는 물러나라”고 고함을 질렀고, 이 과정에서 욕설이 오가기도 했다. 반대파 당원들은 “안철수는 사퇴하라”고 적힌 인쇄물을 펼쳐 보이기도 했다. 반대파의 최경환, 장병완, 유성엽 의원 등은 입장했지만 장정숙, 조배숙 의원 등은 입장하지 못하면서 회의장 문 앞에서 몸싸움과 고함이 지속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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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12일 국회 본청 246호에서 당무위 개의를 선언한 뒤, 반대파 의원들이 항의하고 있다. 서서 항의하는 이(뒷모습)은 반대파 장병완 의원이다. 송경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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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의장에 들어간 유성엽 의원은 “왜 의원총회와 최고위원회 보고도 하지 않고 (당무위를) 하느냐”고 항의했다. 하지만 안철수 대표는 “일단 개의하겠다”고 말했다. 오후 3시8분 안 대표의 개의 선언으로 당무위가 개의된 뒤에도 반대 의원들의 항의는 계속됐다. 안 대표는 “오늘 당무위는 통합에 대한 전당대회 소집과 전당대회준비위원회 설치 및 구성을 의결하는 자리다”라며 준비한 모두 발언을 읽어내려갔다. 이런 가운데 뒤늦게 회의장에 들어온 장정숙 의원은 “이게 뭐하는 짓이냐!”고 소리지르며 안 대표가 있는 단상으로 돌진했다.

이에 일부 당무위원들이 황급히 장 의원을 막아서며 또다시 몸싸움이 일어났다. 장병완 의원은 자리에서 일어나 안 대표를 향해 “이런 의사진행에 도저히 승복할 수 없다”고 항의했다. 유성엽 의원도 고함을 질렀다. 이에 찬성파 당무위원들은 “예의를 지키라”, “배지(의원)면 다냐”며 반대파 의원들에게 삿대질하고 소리를 질렀다. 안 대표는 굳은 표정으로 이런 광경을 지켜봤다. 회의장 밖에서는 “독재다!” 등의 항의가 끊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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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12일 국회 본청 246호에서 당무위 개의를 선언한 뒤, 반대파 의원인 장정숙 의원이 단상으로 다가가 항의하려 하자 당직자 등이 이를 막고 있다. 송경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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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3시20분께 회의는 비공개로 전환했다. 기자들이 밖으로 나가는 가운데 유성엽 의원은 “뭐가 두려워서 비공개냐”고 항의를 멈추지 않았다. 김동철 원내대표는 오후 3시45분께 먼저 회의장을 떠나며 “통합을 멈춰달라고 제안했다”고 말했다.

개의하고 3시간 가량이 지난 오후 6시15분께 당무위는 바른정당과의 통합 여부를 정하기 위한 임시 전당대회를 2월4일 열기로 의결했다. 전당대회준비위원회 위원장은 김중로 의원이 맡고 위원으로 이태규·김삼화·채이배·오세정·김수민 등 통합에 찬성하는 의원들이 참여하는 안도 함께 의결됐다. 유성엽, 최경환, 박주현, 장정숙 의원 등 반대하는 당무위원들은 “의결 정족수를 채우지 않겠다”며 의결 직전 회의장을 빠져나왔다. 결국 의결 정족수보다 1명 많은 39명의 찬성으로 ‘2월4일 전당대회 개최’ 안건은 통과됐다.

의결 뒤 안철수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대한민국 정당사에서 (당 통합의 문제가) 이렇게 공개적으로 투명하게 된 전례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자평했다.

송경화 기자 freehw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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