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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2 (일)

‘미투’ 열풍 타고… 윈프리 대망론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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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날 오고있다” 여권신장 피력 / 골든글로브 ‘감동’ 수상소감 후 “2020년 美대선 후보” 트윗 확산… 지인들도 “출마 고려하고 있어” / 가난·성폭력 극복 흑인 여성 명사… 언론 “트럼프 대항마 가능성 있어”

세계일보

‘토크쇼의 여왕’으로 불리는 미국 유명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사진)가 지난 7일(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75회 골든글로브 시상식 이후 차기 대선후보로 강력히 거론되고 있다.

윈프리는 이날 성폭력 고발 운동인 ‘미투’ 캠페인에 동참하는 의미로 검은색 드레스를 입고 공로상 수상을 위해 무대에 올랐다. 그는 수상 소감에서 “내가 이 상을 수상한 최초의 흑인 여성이라는 것을 지켜보고 있는 소녀들이 있다”며 “이 소녀들도 이제 새로운 날이 지평선에 있다는 것을 알기 바란다”고 말했다. 침묵을 강요당한 여성들의 과거를 자극하는 감동적인 연설은 박수갈채를 이끌어냈다.

워싱턴포스트(WP)는 8일 윈프리의 연설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는 미국인들이 전율했다”고 평가했다.

수상 소감 직후 트위터에는 2020년 대선후보로 윈프리를 밀자는 ‘윈프리 2020’ 트윗이 번져 나갔다. 언론과 유명인사들도 분위기 형성에 동참했다. 여배우 메릴 스트리프는 이날 “그녀가 대선에 출마하길 원한다”고 말했다. 윈프리와 사실혼관계였던 스테드먼 그레이엄은 “윈프리는 반드시 출마할 것”이라고 말했다. CNN방송은 윈프리와 가까운 두 명의 친구의 말을 인용해 “윈프리가 대선 도전을 적극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CNN은 윈프리가 흑인으로 가난과 성폭력 등의 불우한 어린 시절을 극복한 대표적인 여성 명사라는 장점을 활용하면 유력후보로 거듭날 수 있다고 진단했다. 26억달러(약 2조7778억원)의 재산과 베스트셀러 저자, 토크쇼의 여왕이라는 이미지도 든든한 자산이다. 지난해 3월 퀴니피액대학의 여론조사에서 윈프리의 호감도는 52%로 당시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도(41%)보다 높았다. 최근까지 대선 출마 가능성을 부인한 윈프리는 아직 특별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정치권 평가도 박하지 않다. 네오콘(공화당 중심의 신보수주의자들)의 상징으로 대접받는 빌 크리스톨은 트위터에 윈프리가 민주당의 개혁성향 정치인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보다 중산층의 정서를 잘 이해한다는 내용의 글을 남겼다. 크리스톨은 특히 “(윈프리가) 조 바이든보다도 덜 민감하고, 앤드루 쿠오모보다 더 유쾌하고, 존 히켄루퍼보다 더 카리스마를 지녔다”고 평가했다. 민주당 출신 전 부통령과 현직 뉴욕시장, 콜로라도 주지사에 비해 윈프리가 여러 면에서 우수하다는 주장이다.

공화당 소속으로 캘리포니아 주지사를 지낸 아널드 슈워제네거는 “윈프리는 높은 지명도와 탁월한 의사소통 능력을 지녔다”며 “윈프리가 대선 출마를 고려한다면 훌륭한 출발을 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비교대상으로 소환됐다. ‘반트럼프’ 운동을 이끌었던 공화당 전략가 릭 윌슨은 “잘 알려진 유명인사였던 트럼프를 누르기 위해서는 또 다른 유명인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CNN은 “트럼프 대항마를 찾는 민주당 성향의 유권자들에게 윈프리는 희망의 징표이며, 그가 마음을 먹는다면 후보지명은 어렵지 않다”고 분석했다.

윈프리의 한계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다. 대표적인 게 외교정책 경험이 없다는 점인데 반론이 만만치 않다. 윈프리가 상대할 이가 트럼프이기 때문이다. 일부에서 국정 업무파악 능력에 있어서 윈프리가 트럼프보다 한수 위라는 평가도 있다.

워싱턴=박종현 특파원 bali@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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