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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3 (목)

[잼쏭부부의 잼있는 여행]49 조지아의 특별한 불꽃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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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소국, 조지아가 새해를 맞는 풍경

온 시민이 참여하는 불꽃 축제 열려

잠실 롯데월드타워,시드니의 하버 브릿지, 세계에서 가장 높은 건물 두바이의 부르즈 칼리파의 공통점은 무엇일까요? 모두 그 도시의 랜드마크이기도 하죠. 또 다른 공통점은 2018년 새해맞이 불꽃 축제가 진행된 장소라는 것이에요. 우리 부부도 새해를 불꽃 축제 구경으로 시작했어요. 조지아 트빌리시(Tbilisi)에서 말이죠. 트빌리시 시민의 불꽃 사랑은 전 세계 여느 나라 못지않게 뜨거워요. 트빌리시 새해 불꽃의 특별한 점은, 트빌리시의 시민들이 직접 만드는 불꽃 축제라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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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빌리시의 새해 불꽃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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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아는 12월 말부터 1월 초까지 긴 연휴에 돌입해요. 조지아 정교회가 속한 동방 정교회는 율리우스력에 따라 크리스마스가 1월 7일이거든요. 그래서 새해 첫 주는 조지아의 가장 큰 연휴에요. 연말이 되니 도시 전체가 북적이기 시작했어요. 재래시장에는 바비큐용 새끼 돼지, 치즈, 츄첼라(churchkhela, 견과류에 밀가루 반죽을 입힌 조지아 국민 간식) 등을 팔고 있어, 조지아의 새해 식탁을 엿볼 수 있었어요. 재미있는 점은 빵집마다 줄지어 서 있는 사람들이었어요. 조지아는 주식이 빵이어서, 함께 먹을 빵을 하루에 사다 보니, 아침에도 저녁에도 빵집 앞에는 긴 줄이 끊이지 않았죠. 빵집을 나서는 손님들은 커다란 조지아 빵 ‘푸리(Puri)’를 양손 가득 들고 각자의 집으로 향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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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빌리시 연말 재래 시장 풍경. 통돼지 바비큐용 돼지를 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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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래시장의 친절한 상인들이 브이를 지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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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아의 전통 간식 츄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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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전날 가장 바쁜 곳은 조지아 빵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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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새해에 빼놓을 수 없는 폭죽! 폭죽은 시장뿐 아니라 역전, 공원, 길거리 등에서 팔고 있었어요. 우리 부부도 시민들이 만드는 불꽃축제에 동참하기 위해, 지하철역 앞에서 폭죽을 하나 샀어요. 가판대에서는 다양한 종류의 폭죽을 팔고 있었는데, 조지아에서는 폭죽 규정이 따로 없는지 개인도 커다란 폭죽을 사 가곤 했어요. 우리는 폭죽이 처음이라서 손으로 들고 쏘아 올리는, 작은 폭죽을 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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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거리에 다양한 폭죽을 팔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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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역 앞에서 산 폭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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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죽을 들고 트빌리시의 랜드마크인 나리칼라 요새(Narikala Fortress)로 향했어요. 나리칼라 요새는 4세기경 세워진 고대 요새로, 언덕 위에 있어 트빌리시 시내 전체를 내려다보기 좋은 곳이에요. 그래서 새해 불꽃축제 뷰 포인트로 고른 곳이었는데, 문제는 모두가 다 그렇게 생각을 했다는 점이었어요. 이미 많은 사람이 나리칼라 요새로 가는 케이블카를 타기 위해, 줄을 서 있었어요. 이러다간 케이블카 기다리다가 새해를 맞을 것 같아서, 차선으로 리케 공원(Rike Park) 뒤의 작은 언덕에서 새해를 맞이하기로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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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드 트빌리시의 나리칼라 요새와 작은 불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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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케 공원에서 만난 산타 복장의 시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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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를 맞는 설렘을 참지 못해서 인지, 새해가 되기 전부터 여기저기서 ‘펑!’ 하는 소리와 함께 연신 폭죽이 터져 나왔어요. 폭죽 소리에 심장이 덜컹 내려앉길 여러 번. 무사히 폭죽 밭을 통과해 경치 좋은 언덕 위에 자리 잡았어요. 여기도 이미 여러 사람이 자리 잡고 있었어요. 그래도 우리나라의 불꽃축제와 같은 경쟁은 없다는 점이 좋았어요. 트빌리시 자체도 135만 정도 작은 수도이고, 조지아 사람들은 주로 가족들과 함께 집에서 새해를 맞다 보니, 거리가 많이 붐비지는 않았어요. 대부분의 사람이 각자의 집에서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다, 12시가 되면 폭죽을 터뜨리는 것이죠!

자정에 가까워질수록 폭죽의 빈도는 잦아졌어요. 처음에는 소리 때문에 깜짝깜짝 놀랐지만, 점차 그 분위기에 흡수되기 시작했죠. 올드 트빌리시(Old Tbilisi)는 트빌리시 새해맞이의 중심지라서, 새해맞이 음악 축제 공연도 하고, 시민들은 그 음악에 맞춰 춤도 추고, 술도 마시며, 도시 전체가 축제 분위기였어요. 우리가 조지아의 수도에 있다는 사실이 새삼 느껴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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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정이 되기 전부터 연신 터져나오는 크고 작은 불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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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드디어 2018년! 트빌리시 시내 곳곳에서 크고 작은 폭죽들이 일 순간에 터져 나왔어요. 우리나라의 불꽃축제처럼 규모가 크지도 않고, 예술성이 뛰어난 불꽃은 아니지만, 광범위하게 작은 불꽃들이 예측 불가로 터져 나오는 모습이 너무도 흥미진진했죠. 그리고 그 불꽃 행렬에 우리의 불꽃도 늦지 않게 하나 추가하기로 했어요. 심지에 불을 붙이고 두손으로 꽉 잡고 있으니, 우리만의 불꽃이 트빌리시의 하늘을 수 놓았어요. “해피 뉴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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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만드는 불꽃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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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빌리시 불꽃 축제의 특징은, 정확한 시작과 끝이 없다는 점이에요. 각자가 터뜨리는 불꽃이라서 새해 되기 전부터 터지고, 또 밤새도록 불꽃놀이는 계속돼죠. 끊임없이 터지는 불꽃을 보며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케이블카 탑승구를 또 지나게 되었어요. 새해라서 자정을 넘긴 시간에도 케이블카가 운행 중이었는데, 심지어 새해 이벤트로 케이블카를 무료였어요! 새해 첫날에 집에 그냥 들어가기도 아쉽기도 해서 케이블카에 올라탔어요. 무료라서 더 좋은 케이블카를 타고 나리칼라 요새로 올라가니 트빌리시 시내의 아름다운 야경이 펼쳐졌어요. 올라오지 않았으면 아쉬울 뻔했어요.

집으로 돌아가는 지하철도 무료! 새해 첫날은 메트로가 오전 4시까지 운행하는데, 새해 자정부터 오전 4시까지는 이용객 모두에게 무료라고 해요. 마음껏 즐기고 가라는 트빌리시 시(市)의 따뜻함을 느낄 수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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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블카가 새해엔 무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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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블카 타고 올라가면 보이는 트빌리시 시내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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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덕 위에서 잼쏭 셀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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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아 트빌리시의 특별한 불꽃 축제 덕분에, 2018 새해부터 많이 웃고 즐길 수 있었어요. 이 기운을 이어받아, 이번 해에도 건강하고 행복하게 여행을 계속하자고 다짐했답니다. 모두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정리=양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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