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6 (화)

이슈 난민과 국제사회

'제2의 아일란 비극' 18개월 난민 아기 에게해서 숨진 채 발견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터키 해안서 적발된 소형 선박에서 숨진 채 발견

76명 중 시리아 난민이 74명, 콩고 출신 2명 탑승

2015년 그리스행 배 전복돼 3살 아일란 쿠르디 등 사망

파도에 밀려온 꼬마들의 시신 공개돼 전 세계 충격

'인도주의가 파도에 휩쓸렸다' 탄식 쏟아져

EU와 터키의 난민송환협정으로 에게해 루트 막혔으나

여전히 제2, 제3의 아일란 비극 끊이지 않아

중앙일보

2015년 그리스로 향하던 난민 배가 전복돼 숨진 3살 아일란 쿠르드의 시신을 터키 해안경비대원이 옮기고 있다. [중앙포토]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2년 전 유럽으로 가려다 터키 해변에서 숨진 채 발견돼 세계를 안타깝게 했던 3살 아일란 쿠르디 비극이 또 발생했다. 이번에는 18개월 난민 아기가 위험한 뱃길에서 목숨을 잃었다.

터키 이즈미르주 디킬리 지역 근해에서 해안경비대가 소형 선박을 적발했는데, 18개월 젖먹이가 숨진 채 발견됐다고 아나돌루통신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숨진 아기는 레완 하순이라는 이름의 남아로 파악됐다. 터키 해경은 정확한 사인을 조사하기 위해 부검을 의뢰했다.

중앙일보

터키 해양경비대가 소형 선박에 타고 있던 난민들을 적발했다. 이 선박에선 18개월 유아가 숨진 채 발견됐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해경에 따르면 선박에는 76명이 타고 있었다. 콩고민주공화국 출신 2명을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시리아 난민이었다. 디킬리에선 출항을 앞둔 난민과 불법 이민자 등 65명도 붙잡혔다.

하순이 발견된 디킬리는 아일란이 떠밀려온 보드룸에서 해안선을 따라 북쪽으로 340km 떨어진 곳이다. 지난 2015년 9월 시리아에서 가족들과 바다를 건너 그리스로 향하다 배가 뒤집히면서 아일란 등 어린이 5명을 포함해 12명이 숨지고 2명이 실종됐다.

중앙일보

터키 어민이 지난 2015년 18개월 시리아 난민 아기를 에게해에서 구조해 응급 조치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터키 해변으로 파도에 떠밀려온 꼬마들의 시신이 공개되면서 전 세계는 충격에 빠졌다. ‘파도에 휩쓸린 인도주의', ‘유럽의 익사' 같은 탄식이 터져 나왔다. 아일란처럼 지중해를 건너다 숨진 난민이 2015년에만 2600명이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같은 해 10월 18개월 유아 무함마드 하산이 구명조끼를 입은 채 바다에 떠 있다가 터키 어부들에게 구조되기도 했다. 지난해 1월에는 에게해에서 난민 보트가 전복돼 난민 5명이 숨지고 16명이 실종됐다. 터키 어부들이 난민들의 시신이 바다에 떠 있는 것을 보고 터키 해안경비대에 신고했다. 이들은 그리스 파르마코니시 섬으로 가려다 높은 파도에 보트가 전복된 것으로 전해졌다.

중앙일보

‘난민 꼬마 아일란을 기억하며’ 교황 유엔기구에 조각 기증 [EPA=연합뉴스]




지난해 4월 유럽연합(EU)과 터키가 그리스에 들어오는 난민 등을 다시 터키로 돌려보내는 난민송환협정을 체결한 이후 ‘에게해 루트'로 발칸 지역으로 유입하는 난민 수는 크게 줄었다. 하지만 완전히 중단되지 않아 제2, 제3의 아일란 비극은 계속되고 있다.

런던=김성탁 특파원 sunty@joongang.co.kr

▶모바일에서 만나는 중앙일보 [페이스북] [카카오 플러스친구] [모바일웹]

ⓒ중앙일보(http://joongang.co.kr) and JTBC Content Hub Co., Lt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