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선 출마 유력 70세 이시종 겨냥 '아름다운 퇴장' 주문
"상대 공격 반사이익 안돼…정치 비전 먼저 제시해야"
내년 지방선거에서 충북지사 후보 경쟁을 앞둔 더불어민주당 이시종 충북지사(왼쪽)와 오제세 국회의원.(뉴스1DB) © News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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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ㆍ세종=뉴스1) 장동열 기자 = 지방선거를 6개월여 앞두고 충북지사를 노리는 여야 후보들 사이에 본격적인 ‘프레임 전쟁’이 시작됐다.
선거에서 프레임이란 상대 후보를 자신에게 유리한 틀 속에 가둔다는 의미다.
충북지사 선거는 3선을 노리는 이시종(70) 지사와 반(反)이 구도가 형성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 지사와 4선의 오제세(68) 의원, 자유한국당은 박경국(59) 전 충북도 부지사와 신용한(48) 전 대통령직속 청년위원장이 맞대결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 때문에 ‘시대교체’ ‘고령’ 프레임이 부상했다.
먼저 이 프레임을 들고 나온 건 오제세 의원이다. 그는 지난 4일 충북 국회출입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충북지사는) 이 지사에게만 맡기는 자리가 아니지 않으냐. 이제 후배에게도 길을 열어줘야 한다”라며 용퇴론을 폈다.
이어 “도지사를 오래하면 할수록 (공무원들은) 복지부동일 수밖에 없다. '이 지사가 8년간 한일이 없다'는 평가로 이어지는 이유”라고 날을 세웠다.
이 지사의 '명예로운 퇴장' ‘아름다운 은퇴’를 점잖게(?) 주문한 셈이다.
이 발언은 이 지사를 ‘권력욕에 가득찬 노욕 후보’ 프레임에 가두겠다는 의도가 담겼다.
자유한국당 정우택 국회의원이 14일 충북도청 기자실을 방문해 원내대표 퇴임 소감과 지역 정치현안 등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News1 |
정우택 전 한국당 원내대표도 거들고 나섰다. 정 의원은 4일 충북도청 기자간담회에서 “이번에는 40∼50대 젊은 세대가 (충북지사직에) 진출할 기회를 열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내년 충북지사 선거에서 새로운 젊은 세대의 바람이 불 때 충북이 발전할 수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정 의원은 “단체장을 실제 해보면 4년은 다소 짧지만, 8년은 단체장을 처음 맡았을 때 가진 포부나 꿈을 모두 이룰 수 있는 기간”이라며 “새로운 지사가 나와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 발언은 이 지사의 용퇴를 압박하는 동시에 50대인 같은 당 박경국·신용한 후보를 띄우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대해 이 지사 측은 맞대응을 자제하는 분위기다. 고령 프레임이 가동되면 자기 진영에 이로울 게 없다는 판단에서다.
지난 19대 대선 출구조사 결과를 보며 환호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충북도당. /뉴스1 © News1 김용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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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사석에서 만난 이 지사의 측근들은 오제세 의원의 발언에 대해 강한 불만을 토로했다.
한 측근은 “(오 의원이) 이 지사의 나이를 거론하는데, 자기 나이는 어리냐. 겨우 두 살 차이 아니냐”며 “자신에 대한 주민의 평가를 돌아보고 비판하는 게 순리"라고 발끈했다.
그러면서 “자신은 4선 국회의원을 하는 동안 부지런하다는 장점 외엔 이렇다 할 업적 없이 ‘물에 물탄 듯’ 우유부단한 행보를 해왔으면서, 지금 와서 이런 식으로 얘기하는 건 넌센스”라고 잘라 말했다.
다른 한 측근은 ‘이시종 때리기’로 반사이익을 노릴 게 아니라 자신의 정치적 비전을 먼저 제시하는 게 정치 도리라고 강조했다.
지역 선거에 정통한 한 인사는 “본인의 강점과 상대 후보의 약점을 동시에 부각하는 프레임 경쟁은 사실상 선거 캠페인의 전부나 다름없다”며 “내년 충북지사 선거는 ‘고령’ ‘친박’ 논쟁이 주요 프레임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p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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