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6.17 (월)

엄마는 뽀뽀뽀 아이는 뽀로로…'키즈콘텐츠' 제2의 르네상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디지털라이프]에이트포켓 IPTV 성장전략 맞물려 부활…통신사, 유튜브 이어 네이버, 카카오도 도전]

머니투데이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3살 외동 아들을 키우는 30대 직장인 A씨는 최근 IPTV(인터넷TV) 키즈(Kids) 콘텐츠 전용 월정액에 가입했다. 이제 막 말을 배우고 노래도 부르기 시작한 아들이 ‘뽀로로’와 ‘타요’를 친구삼아 신나게 노는 모습을 본 이후 내린 결정이다.

엄마·아빠나 형제·자매와 함께 노는 것이 아이들 성장에 가장 좋다지만 아직 어린 아들의 순수한 정서를 받아주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깨달음도 키즈 콘텐츠 월정액 가입에 한몫했다. 더욱이 아들이 키즈 콘텐츠를 본 후 같은 노래를 영어나 중국어 버전으로 부르는 모습도 신기하다.

얼마 전 영재를 주제로 한 TV 프로그램에서 6살 아이가 다국어 키즈 콘텐츠를 접하고 5개 국어를 원어민처럼 구사하는 모습을 봤다. A씨는 “혹시 우리 아이도?”라는 기대와 함께 오늘도 TV 리모컨을 아이에게 건넸다.

◇키즈콘텐츠, 뽀뽀뽀 이후 제2의 르네상스…‘에잇포켓’과 ‘콘텐츠’의 만남= 최근 IPTV와 동영상 플랫폼 등 디지털미디어의 급속한 발전과 함께 ICT(정보통신기술) 업체를 등에 업은 키즈(유아) 콘텐츠의 성장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특히 IPTV영역에서는 VOD(주문형 비디오) 재생 점유율이 3사 모두 40%를 훌쩍 넘을 만큼 키즈 콘텐츠는 대세 중 대세다.
머니투데이

아이가 TV 속으로 쏙 들어가 온 몸을 이용해 영단어 퀴즈를 맞추는 TV쏙 서비스를 시연하고 있다./사진제공=KT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우리나라 키즈콘텐츠는 1960년대 ‘밝은노래 고운노래’, ‘푸른동산’과 1970년대 ‘호돌이와 토순이’ 등 TV 방송을 통해 전파되기 시작했다.

1980년대 ‘뽀뽀뽀’와 ‘TV유치원 하나둘셋’을 거치며 전성기를 구가했다. 그러다 1990년대 중반 케이블방송의 시작과 함께 다채널 시대가 열리면서 수요가 대폭 줄어 명맥만 유지해왔다. 2013년에는 대표 방송 프로그램이었던 ‘뽀뽀뽀’마저 폐지됐다.

한동안 위축됐던 키즈 콘텐츠 시장은 2000년대 중반부터 ‘뽀로로’ 등 개별 콘텐츠의 인기에 힘입어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2010년대 들어 스마트폰 대중화로 ‘핑크퐁’, ‘타요’, ‘캐리와 장난감 친구들’ 등 킬러 콘텐츠들이 등장했다.

초저출산 시대에 부모들이 아이에게 소요되는 재원을 아끼지 않는다는 트렌드와 새로운 성장동력을 물색하던 ICT업체들의 전략이 맞아 떨어지면서 키즈 콘텐츠는 제2의 르네상스로 향해 가고 있는 것.

출산율이 낮아지면서 한 명의 아이를 위해 부모, 양가 조부모, 삼촌, 이모까지 지갑을 연다는 ‘에이트포켓(Eight Pocket)’이라는 신조어가 괜히 유행하는 말이 아니라는 분석이다.

IPTV를 서비스하는 이동통신사는 물론이고 국내외 인터넷서비스 기업들 모두 유아용 동영상을 위한 최적의 플랫폼을 자처하며, 키즈 콘텐츠 서비스 활성화에 두 팔을 걷어 붙이고 있다.
머니투데이

SK브로드밴드 Btv의 키즈콘텐츠 '뽀로로 튜브' 배치 모습./사진제공=SKB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포화상태 IPTV의 새로운 블루오션…유튜브키즈도 활성화 한몫= 최근 키즈콘텐츠 시장 공략에 가장 적극적인 곳이 IPTV 업계다. 키즈콘텐츠 수요 증가가 포화상태로 여겨졌던 IPTV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 지난 9월 ‘유튜브 키즈’를 탑재한 유아 전용 서비스 ‘U+tv(유플러스TV) 아이들나라’를 출시한 LG유플러스의 상승세가 눈에 띈다. 동영상과 음악, 학습 등의 카테고리를 나눈 화면 구성과 글을 읽지 못하는 유아들을 위한 음성인식 기능 서비스, 구연전문 성우가 직접 들려주는 ‘책 읽어 주는 TV’ 등의 호평에 힘입어 가입자 폭을 넓혀가고 있다.
머니투데이

LGU+ 아이들 나라 메인화면 모습/사진제공=LGU+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2015년 업계 최초로 유아 전용 서비스 ‘키즈존’을 선보인 SK브로드밴드는 ‘뽀통령(뽀로로+대통령)’으로 불리는 ‘뽀로로’ 콘텐츠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 달 27일 ‘뽀로로’ 최신 인기 영상만 모아놓은 ‘뽀로로 튜브’를 런칭했고, 이달 중 ‘뽀로로 영어동화’도 독점 제공한다.

KT는 가상현실(VR) 기술 기반 어린이 콘텐츠 서비스 ‘TV쏙’에 실시간 모션인식 증강현실(AR) 기술을 적용한 ‘TV쏙 2.0’을 이달 출시했다. AI셋톱박스 ‘기가지니’를 통해 진행하는 ‘핑크퐁 영어 따라 말하기’ 서비스도 선보인다. KT스카이라이프는 안드로이드TV 셋톱박스에 ‘유튜브 키즈’와 ‘핑크퐁TV’를 기본으로 탑재한 서비스를 이달 초 공개했다.

이동통신사뿐 아니라 국내외 인터넷서비스 기업들도 키즈 콘텐츠 보급에 적극적이다. 구글은 2015년 2월 미국에서 ‘유튜브 키즈’를 공개했으며, 올해 5월부터 국내 서비스를 시작했다.

국내 대표 인터넷서비스 업체인 네이버는 올해 출시 18주년을 맞는 쥬니버(쥬니어네이버)에 인공지능(AI)을 도입해 키즈콘텐츠 활용을 다각화한다는 전략이다. 카카오도 지난 4월 유아 전문 ‘카카오키즈’를 개설, 도전장을 던졌다.

◇‘중독’·‘유해영상’ 등 우려시각 존재…“성장하는 만큼 안전장치 마련돼야”= 키즈 콘텐츠가 크게 늘면서 우려의 목소리도 흘러나온다. 아이들이 동영상 중독 반응을 보이거나 유해 콘텐츠를 접할 수 있는 기회도 그만큼 늘어나기 때문.

전문가들은 유아들의 과도한 동영상 시청은 아이들의 신체 및 정신건강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경고한다. 심하면 ADHD(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나 성격 장애도 발생할 수 있다는 의견이다.

‘엘사게이트(Elasgate)’처럼 유해 동영상에 멋모르는 아이들이 노출될 수 있는 상황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엘사게이트는 디즈니 애니메이션 ‘겨울왕국’의 인기 캐릭터 ‘엘사’ 등 아이들이 좋아하는 캐릭터들을 등장시킨 선정적이고 폭력적인 영상이 세계 최대 동영상 플랫폼 유튜브를 통해 대량 유통된 사건이다.

유튜브의 검색 및 추천 알고리즘을 통해 키즈콘텐츠로 착각한 아이들에게 실제로 노출이 되는 등 전세계적으로 높은 조회 수를 기록했다. 유튜브는 지난 달 엘사게이트 논란에 대해 사과하고 재발방지를 약속한 상태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방대한 콘텐츠가 업로드 돼 있는 유튜브 등 인터넷서비스 기업들의 경우 일일이 콘텐츠를 검수하는 게 불가능해 ‘엘사게이트’가 터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워낙 키즈 콘텐츠 시장이 성장세이다 보니 우려할만한 부분이 있더라도 우선은 덮고 가는 분위기”라며 “콘텐츠 제공자나 플랫폼 사업자 모두 시청편수나 시간 제한, 동영상 검열 인원 증원 등 성장하는 만큼의 안전장치 투자에 신경을 쓸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세관 기자 sone@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