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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8 (금)

[Science &] 달 밟은 지 48년…화성 개척은 언제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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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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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에 국기를 꽂고 발자국만 남기지는 않을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후 처음으로 멋있는 말을 남겼다. 그는 11일 화성 탐사를 목표로 달 유인탐사를 재개하는 행정지침에 서명하면서 "달 유인탐사 재개는 화성 탐사 그리고 언젠가 그 너머 넓은 세상으로 나아가는 궁극적인 임무를 위한 토대를 마련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다시 미국이 우주탐사 프로젝트에 드라이브를 걸면서 달, 화성 탐사 등 향후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추진하고 있는 우주개발 계획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인류는 1957년 첫 인공위성을 우주로 발사한 이후 무수히 많은 탐사선을 쏘아올렸다. NASA에 따르면 1957년부터 지구 궤도를 공전하는 인공위성을 제외하고 인간이 태양계에 있는 행성과 위성, 소행성 등을 관찰하기 위해 탐사선을 발사한 것은 234회에 달한다. 방효충 KAIST 항공우주공학과 교수는 "인류는 과거 60년 동안 이어왔던 태양계 행성에 대한 기초 조사를 마치고 이제는 자원 탐사, 인류 거주 가능성 등 실질적인 활용을 위한 도전을 앞두고 있다"고 말했다.

1957년 10월 4일 옛 소련(러시아)이 인공위성 '스푸트니크1호' 발사에 성공했다. 직경 58㎝ 사이즈에 알루미늄으로 만들어진 동그란 스푸트니크1호는 지구 상공 230~950㎞를 왔다 갔다 하며 96분에 한 번씩 지구를 공전했다. 비록 위성에 있던 발신기는 3주밖에 작동하지 못했고 3개월 뒤인 1958년 1월 지구로 떨어지면서 불타 사라졌지만 이후 옛 소련과 미국은 앞다퉈 인공위성과 달 탐사선을 쏘아대며 우주 선점을 위한 치열한 경쟁을 펼쳤다. 옛 소련은 1959년 9월 12일 루나2를 발사하고 이틀 뒤인 9월 14일 드디어 탐사선을 달에 충돌시키는 데 성공한다. 인류가 만든 탐사선이 달과 접촉한 첫 사례다. 1969년 7월 20일은 드디어 인류가 달을 처음으로 밟은 역사적인 날로 기록됐다. 닐 암스트롱을 비롯한 우주인 3명이 달에 도착한 것. 방 교수는 "인류는 달에 수많은 자원이 있을 뿐 아니라 중간기지로 활용하면 더 먼 우주 여행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달에는 대기가 없고 중력이 작은 만큼 달에서 우주선을 발사하게 되면 적은 연료로도 더 먼 우주로 더 빠르게 항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달에는 핵융합 원료인 헬륨3를 비롯해 희토류 등이 풍부한 것으로 밝혀졌다. 1970년대부터 인류는 태양계 행성을 탐사했다. 태양과 가장 가까이 있는 수성은 궤도 주변이 불안정하고 탐사하기 어려운 행성으로 알려져 있다. 이제껏 궤도에 근접한 수성 탐사선도 손에 꼽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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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7년 NASA가 발사한 보이저1·2호는 목성과 토성을 근접 촬영한 뒤 현재는 태양계를 벗어나 비행하고 있다. 보이저2호는 목성 토성 천왕성 명왕성 등을 차례로 탐사한 다음 보이저1호와 반대 방향으로 태양계를 벗어났다. 보이저1호와 2호는 여전히 비행을 하면서 수집한 환경 정보를 지구로 전송하고 있다. NASA는 "현재 보이저1·2호는 아무도 가보지 않은 복잡한 성간 환경으로 이동하는 중"이라며 "향후 태양계 밖 탐사 과정 때 직면 가능한 문제를 예측할 수 있는 자료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보이저1·2호가 수집한 자료가 지구에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약 20시간으로 이 시간은 점점 길어지고 있다. 태양계를 벗어난 보이저1호가 이후 만나게 될 천체는 혜성들의 고향인 '오르트 구름'이다. 하지만 이 역시 300년 후에나 가능한 일이다. 오르트 구름 지역을 빠져나가는 데 걸리는 시간은 약 3만년. NASA는 보이저1·2호가 혹시 모를 외계 생명체와 조우할 때를 대비해 지구인의 메시지를 담은 음반도 실었다. 이 음반 내용은 미국의 유명 과학자 칼 세이건이 의장으로 있던 위원회에서 결정했는데 115개의 그림과 파도, 천둥, 새, 고래의 노래 같은 자연적인 소리와 함께 55개 언어로 된 지구인의 인사말이 녹음돼 있다. 물론 한국어도 포함됐다.

화성은 인류가 이주를 준비하고 있는 만큼 가장 많은 탐사선과 궤도선을 보내 주도면밀하게 관찰해 왔다. 그 과정에서 존드2호, 매리너6·7호, 매리너9호 등 많은 탐사선이 미션을 수행한 후 교신이 두절됐고 마스3호, 마스6호, 바이킹1·2호, 비글2호 등이 화성 표면에 착륙했지만 통신이 두절됐다. NASA의 오퍼튜니티호와 큐리오시티호는 여전히 화성 표면을 돌아다니며 자료를 수집하고 있다. 두 탐사선은 화성 표면 사진을 찍거나 땅을 드릴로 뚫어 화성 표면을 화학적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렇게 얻은 데이터는 지구로 전송돼 과학자들의 연구에 활용된다.

목성 탐사선 '주노'는 2011년 8월 발사된 뒤 2016년 7월 처음으로 목성 궤도에 진입해 많은 사진을 보내 왔다. 여전히 목성을 공전하며 목성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는 주노는 2021년 목성에 추락할 예정이다. 행성 지위를 잃은 명왕성 탐사를 위해 떠난 뉴허라이즌스호는 2006년 발사된 뒤 9년 만인 2015년 명왕성을 통과하며 촬영한 여러 사진을 보내왔다. 지금은 또 다른 미지의 영역인 '카이퍼벨트'를 향해 비행 중이다. 이 속도대로라면 2019년 카이퍼벨트에 있는 2014 MU69라는 별과 조우하게 된다. 카이퍼벨트는 명왕성 너머에서 태양의 중력에 이끌려 크게 공전하고 있는 천체 집합체다. 지구에서 5억5000만㎞ 떨어진 곳이다. 약 2억㎞에 달하는 거대한 도넛 형태 띠를 이루고 있다. 카이퍼벨트는 1951년 미국 천문학자 제럴드 카이퍼가 명왕성 너머에 혜성 집합 장소가 존재할 것이라는 이론적 예측을 내놓으면서 알려졌다. 지구와의 거리가 워낙 멀어 1992년이 돼서야 지름 수백 ㎞ 크기 작은 천체들이 관측되기 시작했다. 카이퍼벨트가 관심을 끄는 이유는 태양계 형성 초기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기 때문이다. 태양과 멀리 떨어져 있는 카이퍼벨트 천체들은 태양 중력에 이끌려 회전할 뿐 물리적 충돌이 없었기 때문에 50억년 전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타임캡슐' 같은 곳이다.

[원호섭 기자 / 김윤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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