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9.29 (일)

커피장인 연두커피인터내셔날 여선구 대표의 에세이 - 카페와 꿈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매일경제

여선구 대표


길거리를 걷다 보면 커피전문점뿐만 아니라 주점과 음식점도 길거리에 의탁자를 내어놓고 영업을 하는 점포를 자주 목격한다. 그곳에는 언제나 지나가는 행인들 옆으로 술 한 잔과 음식을 즐기는 모습들로 장사진을 이룬다. 도시인들에게 노천카페는 삶의 오아시스다.

많은 사람이 겨울철이나 환절기 때 계절성 정서장애(SAD) 증상을 겪는데, 증상으로는 무기력, 우울감, 권태감 등으로 다양하게 나타난다. 때로는 집중력이 떨어지고 사교성이 떨어지거나 급격한 식욕의 저하 등으로 나타날 수 있으며, 불면증 및 수면 중 자주 깨는 수면 질환으로 발전할 수도 있다. 보통은 계절이 깊어지면서 뇌도 그것에 적응해 다시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하게 되지만, 유난히 계절 변화에 민감한 사람들은 심각한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카페는 이러한 사람들에게 조용하고 심적인 안정감을 제공하는 공간이 될 수 있다. 게다가 커피와 맛있는 디저트는 스트레스를 줄여주는 좋은 음식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이제 카페문화를 즐기고 있는 듯하다. 사적 만남이든 공적 만남이든 카페에서 하고, 과거처럼 집으로 초대하거나 남의 집을 방문하는 일은 극히 줄어들고 있는 것 같다.

우리나라의 카페에 대한 개념은 프리미엄 커피전문점 이 전과 이 후로 나눠지는 것 같다. 프리미엄 커피전문점 이전의 카페는 칸막이가 쳐 있었고, 분위기도 어두웠다. 한 마디로 패쇄적인 분위기였다. 아마도 군사문화의 잔재로 국민들의 음울한 분위기를 반영한 것이 아닐까 한다. 프리미엄 커피전문점이 생겨나면서 카페는 달라지기 시작했다. 실내 분위기가 더 밝아졌고, 유리창도 더 커졌다. 그리고 최근에는 노천카페가 눈에 띄게 늘어나기 시작했다. 지금 신사동 가로수길, 이태원 경리단길, 홍대상권 등에 가보면 노천카페가 인기다. 사람들이 자신을 노출하고, 타인의 시선을 즐기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나는 카페에 머무르는 시간에서 꿈을 본다. 카페에서 시간은 살아있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도시에서 사는 사람들은 항상 기계적으로 움직인다. 나의 기억 속에는 브뤼셀의 한 노천카페에 앉아 헤르만 헤세의 첫 시집 ‘낭만적인 노래’를 읽고 있는 그의 모습이 있다. 붉은 석양을 등에 지고, 책을 읽다가 문득 지나가는 사람들을 쳐다보면 머릿속으로 ‘평화’라는 단어가 떠오른다. 나는 그렇게 시간의 흐름을 잊고 카페에 머무른다.

노천카페가 늘어난다는 것은 나의 꿈이 이루어지는 것과 같다. 나는 연두커피로 사업을 시작했지만 개인적으로 더 바라는 것은 낭만과 꿈의 카페문화가 우리나라에 자리 잡는 것이다. 빈센트 반고호의 그림처럼 밤에는 카페가 아름다운 야경이 되고, 낮에는 도시인의 오아시스가 되어 존재하는 것이다.

나는 항상 카페를 통해 꿈을 보고, 그리고 늘 카페에 머무른다. 카페는 영원한 안식처이다. 이러한 꿈을 이루기 위해 내가 만들어 카페에 공급하는 연두커피 원두는 최고의 맛과 향을 내도록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추구해 나갈 것이다. 세계 곳곳의 품질 좋은 생두가 있는 곳은 언제든지 달려가고, 우수한 로스팅 기기로 로스팅하여 고객가치를 최우선으로 생각하여 커피 제품과 원두를 생산하면 왠지 나도 모르게 가슴 뿌듯함이 느껴진다.

[매경닷컴]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