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연시를 앞두고 술자리가 많아지는 12월은 간 건강이 위협받는 시기이기도 하다. 과도한 음주로 인해 발생하는 알코올성 간질환은 가벼운 지방간에서 시작해 간염이나 간경변으로 진행된다. 간은 '침묵의 장기'라 불릴 정도로 절반 이상 손상돼도 이상 증세가 나타나지 않으므로 평소 절주와 올바른 식생활 습관을 통해 세심하게 관리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에서 술은 사회 생활에 꼭 필요한 윤활유로 여겨져 사업이나 모임, 친목 장소에서 빠지지 않는다. 특히 직장인은 술을 무조건 피하기도 어려운 상황이고 피로와 스트레스까지 겹쳐 간 건강을 챙기기 쉽지 않다.
◆ 술 피할 수 없다면, 천천히 마셔야
간 건강이 걱정된다면 무엇보다 술을 마시지 않는 것이 최선이다. 불가피하게 마셔야 한다면 천천히 마시되 간에 무리가 가지 않을 정도로 제한하는 편이 좋다. 건강한 성인 남성은 1회 적정 음주량이 알코올 20g 이내다. 소주는 2~3잔, 맥주는 3잔, 와인은 2잔 정도에 해당한다. 다만 간 질환이 있는 경우 이미 간이 많이 손상돼 있기 때문에 소량 음주로도 위험할 수 있다. 여성은 남성보다 알코올을 해독하는 효소가 적고 체지방율이 높다. 체내 수분 또한 적기 때문에 남성보다 적게 마셔도 간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맥주에 소주나 위스키를 섞은 폭탄주는 삼킬 때 거부감이 덜해 빠른 속도로 많이 마시게 된다. 맥주의 탄산가스는 위장관에서 알코올 흡수 속도를 높이므로 자제하는 편이 좋다. 속이 빈 상태에서 술을 마시는 것 역시 혈중 알코올 농도를 빠르게 상승시키므로 가급적 식사 후에 마시고 안주를 꼭 챙겨 먹어야 한다.
술을 한번 마셨다면 다음날은 간이 회복될 수 있는 시간을 줘야 한다. 술을 마시면 간이 알코올 분해를 위해 많은 일을 해야 하고 이 과정에서 생성되는 독성 물질 때문에 간세포가 손상을 입게 된다. 영양 섭취가 부족한 상태에선 간 손상 위험이 더 증가하므로 평소 균형 잡힌 식사를 통해 충분히 영양분을 섭취해야 한다.
◆ 술 안 마시는 사람도 간 관리 철저히
술을 전혀 마시지 않거나 소량 마시는 사람도 간 관리에 소홀해선 안 된다. 간에 지방이 쌓이는 지방간은 술을 많이 마시는 애주가의 질환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비알코올성 지방간도 전체 지방간 환자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이는 비만을 비롯해 당뇨병, 고지혈증 등 원인으로 작용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통계 자료에 따르면 비알코올성 지방간 환자는 2011년 1만3429명에서 2015년 2만8865명으로 약 115% 상승하며 증가 추세에 있다.
전문가들은 비알코올성 지방간 환자 대부분이 과체중이나 비만을 동반하고 있으므로 식이조절과 적절한 운동으로 체중을 감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근 당분과 탄수화물 과다 섭취에 따른 비알코올성 지방간이 늘었는데 한국인은 흰 쌀밥과 탄수화물 위주 식습관을 갖고 있는 만큼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당분과 탄수화물은 하루 권장 섭취량 중 70%를 넘기지 않도록 하고 저염식 저지방 고단백 위주로 식사를 해야 한다. 하루 30분, 일주일에 2~3회 이상 땀이 날 정도로 유산소 운동을 하는 것도 체중 조절에 도움이 된다. 다만 무리하게 체중을 감량하면 오히려 지방간이 악화된다는 연구도 있어 체계적인 계획하에 꾸준히 감량하는 것이 좋다.
◆ 간 기능 개선제는 주요 성분 확인해야
간 건강을 돕는 제품을 꾸준히 섭취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간은 해독작용, 식균작용 등 500개가 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어 간 건강을 돕는 제품들의 성분과 효능 또한 다양하다. 제품 구매 시 해독 작용과 각종 대사 등 주요 기능을 활성화시키는지, 효능과 안전성을 입증받은 제품인지 꼼꼼히 살펴보고 선택해야 한다.
간 기능 개선을 돕는 가장 대표적인 성분은 UDCA(우르소데옥시콜산·Ursodeoxycholic acid)이다. 체내로 유입된 독소물질은 간에서 대사를 거쳐 소변 등을 통해 배출되기 쉬운 형태가 되고 배설수송체를 통해 밖으로 배설된다. 이때 우리 몸에 이로운 무독성 담즙산인 UDCA는 간 대사 활성화를 돕고 배설수송체를 증가시키는 역할을 한다. 또 간으로의 콜레스테롤 유입을 막고 담즙산 생성을 통해 간 내 콜레스테롤 배설을 원활하게 하기도 한다. 항산화 효과뿐만 아니라 독성 담즙산으로 인한 세포괴사 등으로부터 간 세포를 보호하며 담즙이 원활하게 배출되지 못해서 발생하는 담즙 울체성 간질환 개선에도 효과가 있다. 또 음주로 인해 체내에 생긴 유해한 에탄올과 아세트알데히드로부터 간이 손상되는 것을 막는 데도 도움을 준다.
UDCA는 인체에서 담즙산이 장과 간을 거쳐 순환하는 과정에서 자연적으로 생성되는데 그 비율이 총 담즙산의 약 3%밖에 되지 않는다. 외부로부터 꾸준히 섭취하면 체내 UDCA 비율을 높일 수 있다.
실제 대웅제약의 '우루사'는 8주간 임상시험을 통해 우루사를 복용한 간 기능 장애 환자의 간 기능 수치(ALT)를 유의미하게 감소시켰으며 환자 80%가 피로 해소에 효과를 보였다는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 식품과 의약품 차이 구별해야
간 기능 개선 성분을 결정했다면 복용 목적에 따라 건강기능식품 또는 의약품을 취사 선택해야 한다. 최근 건강기능식품을 구입하면서 치료 효과를 기대하는 소비자가 적지 않은데 일반의약품은 보편적인 증상의 치료 및 예방을 목적으로 만들어 오랜 기간 의학적인 효능과 효과가 입증된 제품이다. 반면 건강기능식품은 인체에 유용한 기능을 가진 원료나 성분을 사용하여 제조한 식품으로 인체의 정상적인 기능을 유지하거나 생리 기능을 활성화시키는 데 도움을 주는 보조 식품이다.
일반의약품은 안전성 및 품질관리 기준인 GMP제도가 전면 의무화돼 원료 구입부터 생산, 포장, 출하에 이르기까지 전 공정에 대한 품질 관리가 체계적으로 관리된다. 반면 건강기능식품은 의무가 아닌 선택 사항이므로 GMP 인증 마크를 확인하고 구매하는 것이 보다 신뢰할 수 있다.
[김혜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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