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기에 노출되기 쉬운 질환은 폐렴이다. 폐렴은 세균, 바이러스, 곰팡이 등의 미생물로 인한 감염으로 발생하는 폐의 염증을 의미한다. 초기 증상이 기침, 가래 등과 같이 감기와 비슷하지만 호흡곤란, 고열, 비정상적인 호흡음 등이 있으면 폐렴 여부에 대한 정확한 진단과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세균성 폐렴의 주원인인 폐렴구균은 우리 주위에 있는 흔한 세균이다. 면역력이 떨어지면 인체로 침투해 폐렴을 일으킨다. 언제든지 감염 가능성이 있어서 면역력이 약한 65세 이상 고령인 경우 폐렴이 또다른 합병증(패혈증·호흡곤란·폐농양 등)을 야기할 수 있어 반드시 치료가 필요하다. 폐렴은 2005년 우리나라 사망 원인 10위에서 2015년 4위로 사망률 순위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65세 이상 노인 사망률은 10만명당 209명으로 65세 미만 사망률(3명)의 약 70배에 달한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폐렴으로 인한 사망자는 1만6476명으로 2012년보다 5년 새 60% 늘었다. 최천웅 강동경희대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고열이 있고 기침, 누런 가래가 일주일 이상 지속된다면 폐렴을 의심해봐야 한다"며 "하지만 노인은 이런 증상이 나타나지 않고 폐렴이 생기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식욕이 떨어지거나 졸리다면 폐렴이 아닐지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폐렴은 일반적으로 흉부X선 촬영으로 진단할 수 있다. 염증 모양이나 범위, 합병증을 자세히 알고 싶다면 흉부CT(컴퓨터단층촬영)를 시행하기도 한다.
건강한 성인은 폐 속 세균을 없애는 항생제를 투여하고 충분한 휴식을 취하면 1~2주 안에 증상이 호전될 수 있다. 하지만 면역력이 낮은 어린이나 고령자, 당뇨병·천식·결핵 등 기저질환을 앓고 있으면 폐렴이 쉽게 낫지 않을 뿐만 아니라 생명까지 위협받을 수 있다.
최천웅 교수는 "폐렴을 예방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백신 접종인데, 65세 이상 성인에서 폐렴구균백신 접종률이 23%에 불과해 주의가 필요하다. 폐렴구균 백신을 접종할 경우 만성질환자는 65~84%의 예방 효과를 기대할 수 있고, 미접종자와 비교해 치사율 또는 중환자실 입원율이 무려 40%나 감소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고 말했다.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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