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박씨는 양치질만 하면 헛구역질이 나오고 심할 때는 음식물이 입 밖으로 쏟아져 나올 때도 있다. 담배를 피우다가도 종종 헛구역질을 하기 일쑤다. 박씨처럼 칫솔질을 하거나 담배 연기를 깊게 빨아들였을 때 예기치 않게 헛구역질을 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헛구역질은 일반적으로 양치질을 하다가 경험하게 되는데, 처음에는 심각하게 느끼지 못하다가도 자주 반복되면 불안해진다.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대부분 흡연 중 토할 것 같은 느낌(구역감)을 가져 당황한 적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무슨 큰 병이 생긴 것은 아닌지 불안해하는 것도 잠시, 구역감이 사라지면 이러한 불안함도 쉽게 잊어버리게 된다.
전문의들은 양치질 중에 구역감을 느끼거나 토하는 것은 입 안 깊숙이 칫솔이 닿아 반사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으로, 일종의 정상적인 반사작용이라고 말한다. 특히 체질적으로 비위가 약한 사람은 치약 냄새에도 비위가 상해 구역질이 날 수도 있어 걱정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을지대병원 가정의학과 오한진 교수는 "구역감은 잘못된 양치질 습관이나 과도한 음주와 흡연 때문에 주로 발생한다"며 "올바른 양치질 습관과 건강한 생활습관을 가지게 되면 저절로 없어진다"고 지적한다.
과도한 음주와 흡연이 구역감을 불러일으키는 이유는 과음과 흡연이 만성 위염이나 식도염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위벽이 헐어 위산과다가 된 상태에서 양치질을 하면 위산이 역류하면서 구역감을 일으키게 된다. 흡연자는 구역감이 더 심하고 자주 일어날 수 있다. 담배의 니코틴이 혈액의 산소공급을 저하시키고 일산화탄소가 증가하면서 일시적으로 구역질과 함께 어지러움을 동반하는 중독 증상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담배 연기가 인·후두 부위를 자극해 인·후두의 신경반사작용에 의한 헛구역질 증상이 생길 수도 있다. 장기간의 흡연으로 인해 만성기관지염이나 만성폐쇄성질환을 갖게 된 경우 흡연 시 담배 연기에 의해 자극을 받게 된 기도의 과민반응으로 구역질이 생길 수 있다. 따라서 이 경우에는 반드시 금연을 실천해야 헛구역질을 예방함은 물론 기관지도 보호할 수 있게 된다. 특정 질환으로 인해 구역질을 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 증세가 자주, 그리고 오래 지속된다면 병원을 방문해 병적인 것인지 아닌지를 감별해 보는 것이 필요하다. 메스꺼움을 느껴 구토를 하게 되면 흔히 위장병을 의심하기 쉽다. 오한진 교수는 "구역질은 위·십이지장궤양이나 위암과 같은 위장병 외에 간장, 담낭, 췌장 등의 간·담도계 질환, 뇌종양, 메니에르병 등이 있을 때 나타나기도 한다"고 설명한다.
구역질에 대한 일반적인 대처 방법은 먼저 입안과 구강을 청결하게 하고 평소 △불쾌한 냄새 △자극적인 냄새 △기름진 음식이나 튀긴 음식 △짜고 매운 음식 △지나치게 달거나 자극적인 음식을 피해야 한다. 또한 긴장이나 불안이 구역감과 구토감을 자극할 수도 있으므로 평소 과로하지 않도록 조심하고 적절히 안정을 취하는 것이 좋다. 취미 생활이나 적절한 운동도 도움이 된다.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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