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16 (토)

[내 몸 살리는 3분] 사랑니 무조건 빼라?…합병증 조심하세요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매일경제

"사랑니, 꼭 뽑아야 하나요?"

구강악안면외과 교수라고 소개하면 대뜸 이렇게 물어보십니다. 남녀노소 누구나 같은 질문입니다. 임플란트를 연상해서인지 "나이 들면 치아 하나가 수백만 원의 가치가 있기 때문에 가급적 안 빼는 게 좋다"며 발치를 안 하려는 분도 계시더군요. 사랑니를 뽑는 것은 성별과 나이를 불문하고 두려운 일인가 봅니다.

반면 "사랑니 뽑으러 대학병원까지 가야 하느냐"고 묻는 분들도 계십니다. 보통 동네 치과에 가서 검사를 하면 원장님들이 상태를 보고 대학병원을 추천해줍니다. 곧게 난 사랑니는 일반 병원에서 빼기도 하지만, 대부분 대학병원을 가야 한다는 것을 그제야 알게 되는 분들도 많습니다. 대학병원을 찾아오시면 X레이를 보고 경우에 따라 CT도 찍고 신경관이랑 얼마나 가까운지 체크한 뒤 발치수술 날짜를 잡습니다.

사랑니 발치가 까다로운 이유는 환자별로 제각각인 해부학적 구조로 인해 예기치 못한 합병증이 생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의사가 아무런 잘못 없이 정상적으로 발치를 해도 그렇습니다. 특히 '숨어 있는' 매복 사랑니는 발치 수술이 까다로운데, 많은 사람들이 치아 뿌리 밑에 신경관이 바로 지나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뿌리와 신경관이 얽혀 있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수술 부위가 붓거나 출혈이 있는 것은 가벼운 합병증에 속하고, 신경관이 뼈 안에 둘러싸여 안 보여야 하는데 의사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든지, 마취제의 멍멍한 느낌이 남거나 감각이 사라져 돌아오지 않는 등 심각한 합병증 우려도 있습니다. 구강악안면외과 전문의가 있는 대학병원을 찾는 것이 좋겠지요.

사랑니를 꼭 빼야 하느냐는 질문에 답을 드릴게요. X레이상 지금 당장 문제 생길 것 같은 분들이 아니면 일단은 지켜봐도 됩니다. 그래도 전문의의 진료를 받고 의견에 따르는 것이 좋겠죠. 한 번이라도 불편한 적이 있거나 충치가 있을 경우, 염증 소견이 있으면 빼는 것이 맞습니다. 회복 시간 등 다양한 조건을 감안할 때 20~30대에 빼는 것을 추천합니다.

특히 임신을 준비하시는 분들은 미리 발치할 것을 권해드립니다. 임신 중 치아에 문제가 생기면 치료나 처치가 여러모로 조심스럽기 때문입니다. 산부인과에 의뢰하는 등 약 처방에 신경을 쓴다고 해도, 완전히 안전한 약은 없기 때문에 부담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사랑니 다음으로 많이 물어보시는 것이 '양악수술'입니다. 치과에서는 심미만을 위한 양악수술이 아닌 '기능 회복을 위한 양악수술'을 하는데요. 요즘은 조금 줄어드는 추세입니다만, 양악수술 남용과 부작용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들이 많았습니다. 필요하면 교정이 선행되어야 하는데 바로 양악수술을 한다거나, 얼굴 크기를 줄이고 미용적인 측면의 변화를 우선순위에 두다 보니 수술 범위가 커지고 쓸데없이 뼈를 많이 잘라내는 사례도 생깁니다.

'돌려깎기'라는 말 들어보셨죠? 사각턱으로 고민하는 분들이 많이 받는 수술인데, 뼈를 너무 많이 깎으면 감각이 돌아오지 않는 후유증을 평생 안고 살아야 합니다. 식사 때마다 고통스러운 건 말할 것도 없고, 말할 때마다 입을 벌리기 때문에 대화조차 고통스러워하는 환자들이 많습니다.

매일경제

치아 아래 양쪽으로 지나가는 하치조신경관이 잘렸기 때문입니다. 많은 환자들이 입이 벌어지지 않거나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며 병원을 찾아옵니다.

손가락 세 개(3~4㎝)가 들어갈 만큼 입이 벌어져야 정상인데, 손가락 한 개나 한 개 반도 안 들어가는 환자들이 많습니다. 입이 안 벌어질 경우, 신경 쪽은 치료가 불가능하고 통증을 줄여주는 정도밖에 방법이 없어 안타깝습니다, 양악수술을 고려하신다면 충분한 상담을 받고, 구강악안면외과 전문의와도 상의한 후 수술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 헬스저널-경희대치과병원 공동기획

[오주영 경희대 치과병원 구강악안면외과 교수]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