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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13년전 이라크 전투병 파병 반대 단식 투쟁 임종석, 2박4일 중동 파병 장병 격려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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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아랍에미리트(UAE)와 레바논을 방문한 임종석 비서실장이 12일 오후 귀국했다. 비서실장의 특사 방문은 이례적이다. 문 대통령은 왜 그를 보낸걸까.

임 실장은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UAE 왕세제와 미셸 아운 레바논 대통령 등을 예방하고 현지에 주둔 중인 해외 파병부대도 격려 방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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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석 실장은 10일 오후(현지시간) UAE 아크부대 김기정 부대장과 임무수행 중인 장병들을 방문했다. 임실장은 중동지역 파견부대의 모범 사례로 손 꼽히는 아크부대의 부대장과 장병들에게 문재인 대통령 시계를 선물하며 격려했다. [사진 청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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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 내부에선 임 실장이 특사로 간 건 과거 이력과 연관이 있다는 해석을 내놓는다. 임 실장은 17대 열린우리당 의원 시절엔 노무현 정부의 이라크 전투병 파병에 반대하며 12일간 단식농성을 한 적이 있다. 그는 지난 2003년 10월 농성 당시 “정부가 끝내 대규모 전투병 파병을 결정하고 동의안이 국회를 통과하게 되면 국회의원직을 사퇴하겠다”고 주장했다. 열린우리당이 이라크에 비전투병을 파견하는 쪽으로 당론을 정하면서 임 실장의 단식농성이 끝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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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10월 31일 당시 열린우리당 정책의총에서 의료지원단 등 비전투병 파병으로 이라크파병관련 당론을 모은 김근태 원내대표가 단식중인 임종석의원을 찾아가 격려하고 있다. 단식13일째인 임종석의원은 이날 병원으로 옮겨졌다.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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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 실장의 특사 파견을 두고 여권 관계자는 “임 실장은 안희정 충남지사 등과 함께 전도가 유망한 정치인으로 평가받고 있다”며 “해외 장병 격려가 주 목적인 이번 특사 활동을 수행하고 나면 주요 정치 이력인 파병 반대 이미지 쇄신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당시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이던 문 대통령은 자서전 『운명』에서 “파병이 논의될 당시 진보ㆍ개혁진영의 반대는, 정부가 최소규모의 비전투병 파병으로 결정하게 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이 임 실장에게 외교 무대 경험을 쌓게 할 목적으로 특사로 지명했다는 관측도 나온다. 문 대통령은 최근 청와대 참모진들에게 “비서실장은 청와대를 지켜야 하는 직책이기 때문에 해외 순방을 나가기 어렵다”면서도 “해외를 다녀오는 방법은 특사로 나가는 길이 있다”는 취지의 언급을 했다고 한다. 16·17대 재선 의원 출신의 임 실장은 ‘86그룹’(80년대 학번ㆍ1960년대생)으로 내년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 또는 전남지사 차출설도 불거진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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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석 실장은 10일 오후(현지시간) UAE 아크부대 김기정 부대장과 임무수행 중인 장병들을 방문했다. 임실장은 중동지역 파견부대의 모범 사례로 손 꼽히는 아크부대의 부대장과 장병들에게 문재인 대통령 시계를 선물하며 격려했다. [사진 청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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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임 실장의 특사 파견이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로 대북 선제 타격과 해상 봉쇄 등이 거론되는 상황에서 이뤄진 것이어서 북한 측 인사들과의 접촉을 위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UAE는 지난 10월 북한과 외교관계 단절을 선언했지만 레바논은 외교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임 실장은 지난 1989년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 3기 의장 시절 ‘임수경 방북 사건’을 주도한 이력이 있다.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공식 일정만 수행하기에도 2박 4일은 매우 짧은 일정”이라고 선을 그었다. 위문희 기자 moonbrigh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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