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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하늘엔 마법, 땅엔 평온…오로라에 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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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론 뜨겁게, 때론 차갑게…아이슬란드 여행

매일경제

아이슬란드 겨울여행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오로라의 장관과 이외쿨시우를론 빙하 모습, 수도 레이캬비크에 있는 할그림스키르캬교회(위쪽 사진부터 시계 반대 방향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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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 한 줄, 사진 한 컷으로 시작되는 여행이 있다. 아이슬란드를 두고 하는 얘기다. '신이 세상을 창조하기 전 연습 삼아 만든 곳'이라는 말과 영화나 TV 프로그램을 통해 본 아이슬란드의 몇몇 단면이 나를 북대서양의 고립무원으로 이끌었다. 실제 마주한 아이슬란드의 대자연은 화면 속에서 보는 것보다 백배 이상 비현실적이었다. 15시간 비행기를 타고 지구 반대편으로 이동했을 뿐인데 내 주변을 둘러싼 풍광은 지구의 것이 아니었다. '인터스텔라' 스비나펠스이외쿠틀 빙하와 '프로메테우스'의 첫 장면에 등장한 데티포스 폭포는 차라리 컴퓨터 그래픽(CG)에 가까웠다.

문자의 힘은 생각보다 강렬하다. 이름에 '아이스'가 들어 있는 탓에 모든 것이 차가운 이미지로 점철되는 듯했다. 하여 내 머릿속 아이슬란드는 그다지 구미가 당기는 여행지는 아니었다. 아니, 3~4년 전만 해도 내 상식선에서 아이슬란드는 북대서양에 있는 섬이자 국가이지, 여행지 카테고리에는 전혀 없었다. 유구한 문화역사가 있는 시티투어도, 그림 같은 해변에서의 휴양도 가능할 것 같지 않아 보였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무지했다. 직접 마주한 아이슬란드는 낯선 만큼 새로움의 연속이었다. 판타지에 가까운 이 여행지는 화산과 사막, 빙하와 폭포 등 지구에 존재하는 모든 풍경을 담고 있다. 뜨거운 화산과 차가운 빙하가 공존하는 아이슬란드의 면적은 10만3000㎢로 우리나라(9만9720㎢)보다 약간 크다. 인구는 약 34만명으로 서울 강북구 인구와 비슷한 수준. 사람들이 모여 사는 곳은 수도 레이캬비크와 몇몇 도시뿐, 나머지는 태곳적 신비를 고스란히 간직한 민낯의 자연이다. 아이슬란드 전체 국토의 약 79%가 빙하, 호수, 용암 지대다.

아이슬란드 빙하는 살아 있는 유기체처럼 시시각각 모습을 바꾼다. 일반적인 빙하의 색은 하얀색이지만 아이슬란드의 빙하는 활화산의 영향으로 표면에 검은 화산재 띠가 생성되기도 하고, 내부의 강한 압력에 의해 결빙이 변형되면서 새파란 색을 띠기도 한다. 영화 '인터스텔라'에서 얼음행성으로 등장한 '스비나펠스이외쿠틀'에서 빙하 트레킹에 나섰다. 만년설로 뒤덮인 설산이 저 멀리 병풍처럼 버티고 있고 끝나지 않을 듯한 드넓은 빙하 지대가 펼쳐졌다.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대자연에 기가 눌려 버리고 압도당하는 느낌, 지구를 창조한 존재를 만나러 가는 길목이 아마 이런 모습일 게다.

아이슬란드는 화산 활동에 의해 생성된 섬이다. 지금까지 섬 곳곳에서 화산 활동이 현재 진행형으로 일어난다. 아이슬란드 최고 명소 게이시르 역시 화산섬 아이슬란드가 그 존재감을 뽐내는 장소. 게이시르는 우리나라 말로 간헐천, 뜨거운 물과 증기, 가스가 일정한 간격을 두고 분출되는 것을 말한다. 지면을 뚫고 나온 물기둥이 5~10분 간격으로 평균 40m, 최대 60m 높이까지 치솟는다. 땅 밑에 살고 있는 대지의 여신 가이아가 거친 날숨을 내뿜는 듯했다.

아이슬란드의 대자연을 만나는 일은 추위와 정면으로 맞서는 것이기도 했다. 추위에 한껏 움츠러든 몸과 마음을 녹이려 노천온천 '블루라군'을 찾았다. 아이슬란드 여행에 나선 건 8할이 블루라군 때문이었다. 지구 최북단에 위치한 노천온천 블루라군의 온천수는 일반적인 온천수와 달리 뽀얗고 하얀색을 띤다. 거무튀튀한 현무암 덩어리가 파스텔톤의 물웅덩이를 투박하게 감싸고 있는 모습은 판타지에 가까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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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계절 아이슬란드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오로라 투어. 앞서 말했듯 아이슬란드 영토 대부분이 개발되지 않았다. 대도시를 제외하고는 인공 불빛이 거의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오로라를 만나기에 최적이다. 11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이어지는 겨울 시즌이 1년 중 오로라를 볼 수 있는 확률이 가장 높다. 가장 확실한 방법은 오로라 전문 투어업체를 찾는 것. 수도 레이캬비크에 오로라 투어를 전문으로 하는 업체가 모여 있는데 5만~10만원을 내면 호텔까지 픽업과 센딩 서비스도 해준다. 만반의 준비를 하고도 오로라를 못 보는 경우, 허다하다. 한마디로 복불복. 하지만 오히려 이런 게 여행의 재미다. 당신의 운을 시험할 수 있는 여행지. 그게 아이슬란드의 매력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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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슬란드는 아직 자유여행으로 가기엔 낯선 나라다. 가장 안전하고 편하게 즐기는 방법은 패키지를 이용하는 것. 아이슬란드의 명소로 일정을 꽉 채운 '아이슬란드 완전 일주 9일' 상품을 롯데관광이 판매한다. 게이시르, 블루라군 외에도 글루프라포스, 할그림스키르캬교회 및 전망대, 바트나이외쿠틀 빙하 얼음 동굴 투어 등 관광지와 액티비티를 골고루 일정에 녹였다. 장거리 일정에 맞춰 국적기와 일급 호텔을 이용하고 여행의 마지막 일정에 영국 런던까지 들른다. 상품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롯데관광 홈페이지 또는 유럽팀으로 문의하면 된다.

[홍지연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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