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핀이 처음 주목받은 것도 반도체 소재로 적합한 특성 때문입니다. 그래핀은 전자의 이동 속도가 무한대에 가까울 정도로 빠르고 자유자재로 휘어집니다. 현재 과학자들은 전기가 흐르는 도체(導體)의 성질만 갖고 있는 그래핀에 전자 흐름을 막을 수 있는 부도체의 성질을 집어넣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성공하면 실리콘 반도체 시대가 저물고, 그래핀 반도체 시대가 열릴 전망입니다.
그래핀 이외에도 차세대 반도체 소재로 주목받는 물질이 있습니다. 바로 흑린(黑燐)입니다. 인(P)에 고온·고압을 가해 그래핀처럼 한 층으로 만든 물질로, 두께가 원자 수준으로 얇고 전기적 특성이 뛰어나 반도체 소자로 사용되기에 좋은 특성을 갖고 있습니다.
흑린을 대량생산하는 기술도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되고 있습니다.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은 지난해 세계 최초로 흑린 덩어리에서 흑린 박막을 얻는 데 성공한 데 이어 현재 초음파를 이용한 흑린 대량생산 기술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영희 기초과학연구원(IBS) 나노구조물리연구단장은 "흑린은 실리콘처럼 구하기 쉬운 데다 기존 반도체 공정을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며 "흑린을 반도체 양산에 사용할 수 있도록 대(大)면적으로 만드는 문제만 해결하면 향후 5년 안에 상용화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최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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