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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8 (월)

한계 다다른 실리콘 반도체… 전자산업의 쌀도 곧 '그래핀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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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신소재 분야의 가장 큰 화두는 실리콘(규소)의 대체재를 찾는 것입니다. 반도체의 주(主) 소재인 실리콘은 지난 50년간 첨단산업의 발전을 최전선에서 이끌어왔습니다. 원하는 대로 전기신호를 켜고 끌 수 있는 성질이 탁월한 덕분입니다. 하지만 실리콘 기반의 반도체는 이제 소형화가 한계에 이르렀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더 작은 공간에 더 많은 정보를 담아야 하지만, 지금보다 더 작게 만들려면 엄청난 개발비가 드는 데다 발열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도 어렵습니다. 실리콘은 물리적으로 무겁고 딱딱하기 때문에 휘거나 투명한 전자기기를 만들 수도 없습니다. 미래형 전자기기에 맞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그래핀이 처음 주목받은 것도 반도체 소재로 적합한 특성 때문입니다. 그래핀은 전자의 이동 속도가 무한대에 가까울 정도로 빠르고 자유자재로 휘어집니다. 현재 과학자들은 전기가 흐르는 도체(導體)의 성질만 갖고 있는 그래핀에 전자 흐름을 막을 수 있는 부도체의 성질을 집어넣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성공하면 실리콘 반도체 시대가 저물고, 그래핀 반도체 시대가 열릴 전망입니다.

그래핀 이외에도 차세대 반도체 소재로 주목받는 물질이 있습니다. 바로 흑린(黑燐)입니다. 인(P)에 고온·고압을 가해 그래핀처럼 한 층으로 만든 물질로, 두께가 원자 수준으로 얇고 전기적 특성이 뛰어나 반도체 소자로 사용되기에 좋은 특성을 갖고 있습니다.

흑린을 대량생산하는 기술도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되고 있습니다.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은 지난해 세계 최초로 흑린 덩어리에서 흑린 박막을 얻는 데 성공한 데 이어 현재 초음파를 이용한 흑린 대량생산 기술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영희 기초과학연구원(IBS) 나노구조물리연구단장은 "흑린은 실리콘처럼 구하기 쉬운 데다 기존 반도체 공정을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며 "흑린을 반도체 양산에 사용할 수 있도록 대(大)면적으로 만드는 문제만 해결하면 향후 5년 안에 상용화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최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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