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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8 (월)

비트코인 '제도권'에… 美서 선물거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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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시각으로 11일 오전부터 미국 금융시장에서 비트코인의 선물(先物) 거래가 시작된다. 선물이란 미리 정한 가격으로 미래 일정 시점에 상품을 주고받기로 약정하는 파생상품이다. 비트코인 선물 거래로 2009년 탄생한 '가상화폐' 비트코인이 8년 만에 제도권 시장에 진입하는 셈이다.

미국 시카고옵션거래소(CBOE)는 "10일 오후 5시(한국 시각 11일 오전 8시)부터 비트코인 선물 매매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선물 가격은 비트코인 거래소 '제미니'의 거래가를 기초로 산출된다. 투자 과열을 막기 위해 1회 투자 한도는 5000개로 제한하는 한편, 시세가 10% 이상 급변하면 2분간 휴장하고 등락 폭이 20% 이상 벌어지면 5분간 거래를 중단하는 '안전판'도 마련했다.

CBOE 경쟁사이자 세계 최대 파생상품 거래소인 시카고상업거래소(CME)도 오는 18일 비트코인 선물 거래를 시작한다.

선물 거래 개시로 그간 높은 결제 위험 때문에 비트코인에 투자할 수 없었던 기관투자자들의 시장 참여가 가속화돼 시장 규모가 커질 전망이다. 투자자는 선물을 이용해 비트코인 가격 하락에 베팅하는 위험 회피(헤지·hedge) 거래도 할 수 있다. 반면 일각에선 가격 하락에 베팅이 가능해져 가격 변동폭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한다. 전문가들은 당분간은 선물 거래가 한산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투자자들이 거래 추이를 유심히 지켜볼 것이고, 시티그룹 등 일부 대형 은행은 높은 변동성을 우려해 일단 고객들이 선물 시장에 접근하는 것을 막을 예정이기 때문이다.

국내에선 비트코인 선물 거래를 할 수 없다. 금융위원회는 최근 "비트코인은 파생상품의 기초 자산으로 인정할 수 없기 때문에 선물 거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유권해석을 국내 증권사에 전달했다.

미국 시장 선물 출시를 앞두고 지난 8일 국내에서 1개당 2400만원대까지 치솟았던 비트코인 가격은 금융 당국의 가상화폐 규제책이 조만간 나올 것이란 우려 때문에 10일 한 때 1400만원대로, 이틀만에 40% 넘게 급락했다.

안준용 기자(jahny@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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