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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5 (화)

[사설] 툭하면 터지는 타워크레인 사고, 말뿐인 대책은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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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워크레인 붕괴로 사람이 죽는 참사가 또 일어났다. 그제 오후 경기도 용인시 고매동 농수산물 종합유통센터 신축 공사현장에서 건물 34층 높이 타워크레인 중간 지점이 부러지면서 옆으로 넘어졌다. 이 사고로 작업 중이던 근로자 7명이 추락해 3명이 숨지고 4명이 다쳤다. 앞서 10월에는 의정부시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 타워크레인 기둥이 부러져 근로자 3명이 숨지고 2명이 크게 다쳤다. 올 들어서만 7차례 타워크레인 붕괴 사고가 발생해 17명이 목숨을 잃었다.

고용노동부와 경찰은 “사고 직전 고정돼야 할 타워크레인 트롤리(타워크레인의 팔 역할을 하는 가로 방향 지프에 달린 장치)가 움직였다”는 목격자 진술로 미뤄 작동 과실에 따른 인재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사고는 정부가 지난달 16일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타워크레인 사고 관련 대책을 내놓은 지 한 달도 안 돼 발생했다는 점에서 어이가 없다. 정부가 당시 크레인의 사용 연한을 원칙적으로 20년으로 제한하는 등의 대책을 내놓았지만 결국 공염불에 그친 셈이다.

정부는 그동안 사고가 터질 때마다 안전대책은 쏟아냈다. 그런데도 참사가 되풀이되는 것은 말뿐인 대책에 그치고 있기 때문이다. 탁상에서 대책이 만들어지고, 현장에선 거의 지키지 않는 상황이 반복되는 것이다. 정부는 타워크레인 운영 실태를 전면 조사해 실질적인 예방책을 마련해야 한다.

무엇보다 안타까운 일은 이번 사고 사상자도 모두 하청업체 소속이라는 사실이다. 지난 5월 삼성중공업 조선소 타워크레인 사고 때도 하청업체 직원 6명이 숨졌다. 타워크레인 시장은 저가 입찰과 복잡한 다단계 하도급 계약으로 안전관리 사각지대란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위험한 일은 힘없는 하청업체 근로자에게 떠넘기고 안전관리엔 뒷전인 비윤리적 적폐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정부는 이번 기회에 원청업체들이 이윤에만 급급해 하청업체 근로자들을 위험으로 내모는 관행을 개선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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