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6.26 (수)

[뉴스+] 민주·국민의당 밀월관계 언제까지?…변수는 이해득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법정 시한을 넘기긴 했지만, 예산정국이 일단락되면서 여의도에 훈풍이 불고 있다. 여야 간 첨예한 대치가 이어지는 와중에도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호남을 기반으로 한 국민의당이 손을 맞잡은 덕이다.

벌써부터 정치권에서는 양당 간 협치 분위기가 언제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여야 3당 원내대표 간 합의에 따라 오는 11일부터 12월 임시국회가 문을 연다. 여당 내부에서는 예산안 처리 동력을 그대로 이어가기만 하면, 임시국회에서도 각종 입법 처리에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엿보인다. 국민의당과의 공조 관계가 유지된다는 전제 하에서다.

세계일보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왼쪽)가 국회 의장 접견실에서 국민의당 김동철 원내대표와 인사하고 있다. 자료사진


여권 관계자는 9일 세계일보와 통화에서 “예산안 처리 때의 (좋은) 분위기가 임시국회까지는 그대로 이어진다고 보면 된다”면서도 “내년에는 큰 선거가 있어서 이 분위기가 얼마나 갈 수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민주당과 국민의당이 당분간 계속 손을 잡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는 양당의 이해관계가 맞물려 있어서다. 민주당은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신설법과 국가정보원법 개정안 등 각종 개혁 법안에 당력을 쏟고 있고, 국민의당은 선거구제 개편 논의와 지방자치법·방송법 개정안에 관심이 있다. 자유한국당은 해당 사안들에 모두 난색을 표하고 있어서 민주당과 국민의당이 공조 관계를 탄탄하게 유지하지 않으면 처리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세계일보

국민의당 의원들이 지난 5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예산안 합의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수석부대표와 주고받은 메시지를 확인하고 있다. 선거구제 개편 논의 약속 등의 내용을 담은 이 문자메시지를 놓고 자유한국당은 ‘추악한 뒷거래’라고 강력 반발했다. 자료사진


임시국회 이후의 상황은 녹록지 않다. 야권에서는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간 통합·연대 논의가 최대 화두로 부상한지 오래다. 민주당은 여소야야대의 국회 상황을 감안해 국민의당·바른정당 통합 논의와 관계 없이 일단 협치의 문은 계속 열어둔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국민의당에서 안철수 대표를 중심으로 한 통합파가 득세할 경우 중도 쪽으로 외연확장을 위해 어느 정도 당 노선을 ‘우클릭’하게 될 공산이 크다. 자연스럽게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사이의 접점이 늘어나는 대신 민주당과 국민의당의 공통 분모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

국민의당 입장에서는 민주당이 아닌 바른정당 쪽으로 뱃머리를 돌려야 할 이유가 또 있다. 내년 6월 지방선거 때문이다. 민주당과 국민의당은 텃밭인 호남을 놓고 진검승부를 벌여야 한다. 반면 바른정당과는 전략적 제휴가 충분히 가능하다. 호남은 국민의당, 영남은 바른정당 중심으로 후보를 내고 수도권에서는 단일화 경선을 통해 민주당 후보와 경쟁에 나서는 시나리오가 유력하다.

세계일보

박주원 전 최고위원


최근 불거진 박주원 전 최고위원의 ‘DJ(김대중 전 대통령) 비자금 허위제보’ 의혹의 여파도 관건이다. 박 전 최고위원은 강하게 부인하고 있지만, 이번 의혹이 국민의당의 통합 논의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있다. 통합파였던 박 전 최고위원이 당 지도부에서 빠지면서 바른정당과의 통합 논의에 제동이 걸릴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반면 이번 논란이 국민의당 내부 세력분화를 촉진하는 계기가 될 것이란 반론이 있다. 앞서 민주당은 DJ 제보 의혹과 관련해 “DJ의 철학과 가치를 계승한다는 국민의당이 정치공작에 가담한 일은 경천동지할 일”(김현 대변인)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이에 따라 지방선거를 앞두고 호남 적자경쟁이 가속화하는 가운데 민주당과 국민의당 사이가 더욱 멀어지며 오히려 제3지대 통합론에 힘이 붙을 수 있다는 것이다.

박세준 기자 3jun@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 Segye.com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