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2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김동철 원내대표의 발언을 들으며 생각에 잠겨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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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 지도부가 바른정당과 통합을 두고 공개 설전을 벌였다. 최고위원끼리 ‘통합 속도전’과 ‘중단론’으로 나뉘어 갑론을박한 것이다.
24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친안(철수)계로 분류되는 박주원 최고위원은 “연대든 통합이든, 전 당원에게 물어서 신속하게 종결하고 단결하자”며 ‘통합 속도전’을 주장했다. 안철수 대표는 앞서 21일 의원총회가 결론 없이 끝났지만, 통합 추진 의지를 꺾지 않고 있는 상태다. 안 대표를 필두로 당내 친안계는 원외 지역위원장을 중심으로 여론을 몰아 이를 발판으로 당원투표를 거쳐 통합론을 관철시키겠다는 구상이다.
박 최고위원은 “10년 전 대통합민주신당에 참여한 분들이 지금 우리 당에도 있다”며 “국민의당이 대통합을 이뤄내자”고 거듭 주장했다.
장진영 최고위원은 안 대표와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가 참석하는 통합 공청회를 제안하기도 했다. 양당의 정체성이 과연 맞는지 따져보자는 것이다. 장 최고위원은 “호감이 있다고 결혼할 수 있는 건 아니다”라며 “정당도 이념과 가치가 맞아야 통합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안 대표와 유 대표 모두에게 양당에서 궁금하고 의심이 가는 점을 허심탄회하게 묻자”고 주장했다.
반면 호남계이자 천정배 의원과 가까운 박주현 최고위원은 “정책연대는 바람직하지만, 선거연대는 중앙당이 서둘러 결정할 일이 아니다”라며 우려를 표시했다. 박 최고위원은 “지역 사정이나 선거 전략에 따라 연대의 대상도 달라질 수 있다”며 “더구나 합당은 쉽게 진행할 일이 아니다”라고 거듭 부정적인 견해를 밝혔다. 이어 “장관 인사권을 공유한 DJP(김대중ㆍ김종필) 연합도 합당은 아니었다”며 “무엇보다 무리한 통합 논의가 의원들의 의정활동을 방해하고 있다”고도 했다.
박 최고위원은 “지도부가 의원들의 의견을 왜곡해 보란 듯이 통합 일정을 강행하고 있다”며 “당장 합당 논의를 중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지원 의원도 이날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당내 절대적 다수가 통합에 반대하는 것이 사실”이라며 “제발 안 대표가 초심으로 돌아가 국민의당의 역할을 찾아간다면 바닥을 치는 지지도도 올라갈 수 있을 것”이라고 통합 논의 중단을 압박했다.
안 대표는 공개 회의에선 이들의 논쟁에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김지은 기자 lun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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