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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백화점 '좀비떼' 사라졌다? 올 '블랙 프라이데이' 풍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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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방송들, "오늘은 블랙프라이데이 아니라 평범한 목요일"

온라인쇼핑 희망자가 2배 넘어, 최대 수혜자는 아마존 될 듯

밤샘줄은 역사 속으로…온라인이 주인 된 '블랙 프라이데이'


한국의 추석에 해당하는 추수감사절 23일(현지시간) 오후 5시. 연말 세일 시즌의 개시를 알리는 '블랙프라이데이(11월 넷째주 금요일)'가 시작하는 시간이다.

워싱턴 인근 버지니아주의 대형 쇼핑몰 내 메이시스 백화점. 셔터가 올라가고 문이 열리자 앞에서 기다리던 20명 가량의 고객들이 '얌전히' 입장한다. 매장 내 '파격 할인 상품'을 향해 무섭게 돌진하는 이른바 '도어 버스터(Door Buster)'는 아예 찾아볼 수 없다. 현장 중계를 하던 NBC방송의 기자는 "오늘은 블랙프라이데이가 아니라 그냥 평범한 목요일(금요일 자정보다 앞서 목요일 저녁에 개장)인 듯 하다"고 말했다.

베스트바이·월마트 등 대형 가전매장이나 백화점 등 앞에서 대박 할인상품을 차지하려는 수백 명의 손님들이 문 열기 몇 시간 전부터 장사진을 치던 예전 블랙프라이데이 광경은 올해 거의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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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라인 매장에서 대박 파격할인 상품을 차지하기 위해 고객들끼리 경쟁하던 블랙프라이데이의 모습은 올해 거의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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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기관 PwC에 따르면 미국 국민 중 13%가 추수감사절에 오프라인 쇼핑에 나서는 반면 28%는 "집안에서 온라인 쇼핑에 몰두하겠다"고 답했다. 그러다보니 대부분의 유통업체들은 '온라인'으로 전략을 바꾸고 굳이 오프라인 매장에서 특정일에 파격 세일을 하지 않는 쪽으로 결정했다.

베스트바이가 이미 블랙프라이데이 세일을 3주 정도 일찍 시작했고 월마트도 뒤를 따랐다. 의류업체 올드 네이비는 올해부터 오프라인 세일을 그만두고 며칠 전부터 온라인 상에서 50% 파격할인 이벤트에 나섰다. 컬럼비아 경영대학원의 유통 전문가 마크 코언은 "솔직히 블랙프라이데이는 의미가 없어졌다"며 "유통업체는 절박하기 때문에 몇 주전부터 할인을 시작했고, 반대로 고객 입장에선 전혀 절박할 게 없어졌다"고 말했다. 온라인 쇼핑 매출은 올해 블랙프라이데이 시즌 중 1000억 달러(약 109조원)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물론 역대 최대 규모다.

미 CNN은 이날 "어쩌면 올해가 마지막 블랙프라이데이가 될 수 있을 정도로 오프라인 소매업계의 상황이 심각하다"고 진단했다. 실제 올해 미국 내에서 문을 닫은 오프라인 유통업체는 무려 7000여 개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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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쇼핑 비중의 급증으로 올해 블랙프라이데이의 최대 승자는 아마존이 될 것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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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음지가 있으면 양지가 있는 법. 이번 블랙프라이데이의 최대 수혜자는 유통업계 최대 강자로 자리잡은 아마존이다.

뉴욕타임스(NYT)는 "블랙프라이데이부터 다음주 월요일 '사이버 먼데이'를 거쳐 연말에 이르기까지 온라인 쇼핑을 계획하고 있는 고객의 3분의 2가 아마존에서 제품을 구매할 예정"이라고 진단했다. 온라인 구매의 규모가 커질 수록 아마존의 지배력이 더욱 강해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워싱턴=김현기 특파원 luc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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