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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3층 불길서 뛰어내린 남매 받아낸 정인근 소방관에 LG의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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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5일 신장암 수술한 지 2주만에 출근해 어린 생명 구조…"투철한 사명감 격려해야"]

머니투데이

정인근 인천 검암119안전센터장. /사진제공=L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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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복지재단은 인천광역시 다세대 주택 화재 현장에서 불길을 피해 3층에서 뛰어내린 5살, 3살 남매를 맨손으로 받아 구조한 정인근 소방경(54·인천 검암119안전센터장)에게 'LG 의인상'을 전달키로 했다고 23일 밝혔다.

화재가 발생한 건 지난 20일 오전 10시40분쯤. 정 소방경은 인천시 서구 왕길동의 5층 다세대빌라 화재 신고를 받고 동료들과 출동했다.

당시 1층 주차장에서 시작된 불이 순식간에 차량을 태우고 2, 3층으로 번졌다. 건물 안에 있던 주민들은 유일한 출구인 계단이 불길과 검은 연기로 막혀 탈출하지 못했다.

정 소방경은 불이 건물 앞쪽을 뒤덮고 있어 뒤편에 주민들이 대피해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황급하게 건물 뒤쪽을 살폈다. 예상대로 3층 복도 창 틈에서 "살려달라"는 주민들의 외침이 들렸다. 주민들은 불길을 피해 창문에서 뛰어내릴 참이었다.

정 소방경은 사다리를 이용해 구조하려 했지만 주민들 사이에서 5살 A양과 3살 B군 남매를 발견하고 아이들이 연기를 마셔 위험할 수 있는 심각한 상황이라고 판단해 남매가 뛰어내릴 수 있도록 유도했다.

함께 대피해 있던 주민들이 창문으로 두 남매를 차례로 내려보냈고 정 소방경은 4m 높이에서 떨어지는 아이들을 무사히 받아냈다.

정 소방경은 곧바로 동료들과 건물로 들어가 5층에 대피해 있던 주민 8명도 구조했다.

정 소방경은 "아이들을 살리기 위해 무조건 받아야 한다는 생각밖에 없었다"며 "다른 소방관이 있었더라도 아이들을 받아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 소방경은 지난달 25일 신장암 수술을 받아 몸무게가 56㎏으로 줄고 이날 출동 당시 허리에 복대를 찬 상태였다. 이달 말까지 휴가를 냈지만 2주 먼저 출근했다.

LG 관계자는 "암 수술 후 회복이 채 되지 않았지만 지역 119안전센터장이라는 책임감으로 업무에 복귀해 자신의 몸보다 인명 구조를 먼저 생각한 정 소방경의 투철한 사명감을 격려하자는 의미에서 LG 의인상을 수여키로 했다"고 말했다.

심재현 기자 urm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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