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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8 (금)

수험생·학부모·감독관 "제발 지진만 안 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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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지진 대처 유인물 살펴보는 수험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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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D-1 수험생 선전 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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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앞으로 다가온 수능


수험생 "시험 보다 지진 나면 어떻게 하나"

학부모 "일주일간 힘들었던 아이 안쓰러워"
감독관 "안전사고, 민원발생 가능성에 부담"

【서울=뉴시스】이예슬 김지은 기자 = 지난 15일 경북 포항에서 발생한 규모 5.4의 지진으로 수학능력시험이 일주일 미뤄진 가운데 수험생과 학부모들은 오는 23일로 예정된 수능시험일에 또 다시 지진이 발생하지나 않을까 불안감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22일에도 포항에서 여진이 감지됐고 지난해 경주 지진 당시에도 본진이 발생한 일주일 뒤 꽤 강한 여진이 난 바 있어 이들의 걱정은 계속되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12시41분 경북 포항시 북구 북북서쪽 6㎞ 지역에서 규모 2.5의 지진이 발생했다. 발생깊이는 8㎞로 분석된다. 이로써 지난 15일 본진 이후 발생한 여진은 모두 62회로 집계됐다.

지난해 9월12일 경북 경주에서 5.8의 지진이 발생한 이후 정확히 일주일 뒤인 19일에 4.5의 여진이 발생해 주민들이 가슴을 쓸어내린 사례도 있어 수험생과 학부모들의 걱정은 근거가 없지 않다.

서울 마포구에 거주하는 수험생 박모(18)양은 "수능이 미뤄진 후 잠시 긴장감이 풀어졌다가 지금은 여진이 계속되고 있다는 보도를 접하고 불안한 상태"라며 "시험을 보다가 지진이 나더라도 일단 치르고 방송을 듣고 움직이라는 얘기는 들었는데 만에 하나라도 심각한 상황이 있을까 걱정"이라고 털어놨다.

회원수가 250만명에 달하는 수능 관련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15일 이후 지진을 주제로 한 글이 500개 가까이 올라왔다. 그 중 상당수가 수능이 연기됐음에도 시험 당일 또 지진이 나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는 걱정 섞인 글이다.

네이버 아이디 f299****를 쓰는 한 수험생은 "시험을 보다가 지진이 나면 대피한 시간을 측정해서 시간을 연장시켜 준다는 기사는 봤지만 실제론 쉽지 않을 것 같다"며 "(지진이 나면) 그냥 재수해야 할 것"이라고 적었다.

수험생 못지 않게 학부모들도 속이 타는 상태다. 이모(50·여)씨는 "재수를 하는 딸이 15일까지 굉장히 긴장했다가 연기가 결정된 이후 일주일 동안 갈피를 잡지 못하며 초초해하는 모습을 보였다"면서 "내일 제발 무사히 시험을 마치기만을 바라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김모(48·여)씨도 "수능이 미뤄진 이후 매일 지진 관련 기사를 찾아보고 있다"며 "지진이 나는 것만 해도 아이의 안전이 걱정되는데 수능까지 연관돼 초초한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일산에 사는 민모(50)씨는 "지난 주말 한파에 딸이 감기몸살에 걸려 수액까지 맞는 등 고생이 많았다"며 "부모의 걱정이 아무리 커도 수험생인 당사자가 제일 힘들지 않겠느냐"고 언급했다.

수능 현장에서 학생들을 인솔해야 하는 감독관들 역시 부담감을 호소하고 있다.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수능 당일 지진이 발생할 경우 대피 결정을 내리는 교원에게 책임을 묻지 않겠다고 밝혔지만 일선 교사들의 불안은 해소되지 않고 있다.

서울 지역에서 교편을 잡고 있는 이모(34·여) 교사는 "지진이 실제로 발생해 시험을 실시할 수 없는 것은 아닌지, 또 안전 사고가 발생하지나 않을지 걱정이 크다"며 "감독관으로서는 각종 민원이 발생할 가능성에 대해서도 부담감을 느끼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한편 지진으로 인한 수능 연기가 오히려 기회가 됐다는 수험생들도 드물게 있다. 네이버 아이디 ujty****를 쓰는 한 수험생은 "지구과학 개념 몇 개가 헷갈렸는데 1주일동안 개념도 정리하고 국어 연계교재도 2번이나 더 봤다"고 전했다.

ashley85@newsis.com
whynot82@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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