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6.27 (목)

정치권으로 확산된 북한 인권 논란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중앙일보

[이국종 교수 기자회견/20171122/수원/박종근] 이국종 아주대병원 중등외상센터장이 22일 오전 경기도 수원 아주대병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곳 중환자실에서 치료중인 JSA 귀순 북한병사의 상태에 대해 설명했다. 박종근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넘어 귀순한 북한 병사의 몸에서 기생충이 나왔다고 공개한 것은 인권 침해일까. 김종대 정의당 의원의 이국종 교수 비판을 두고 22일 정치권에서 논쟁이 벌어졌다.

발단은 김종대 의원이 지난 17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이었다. 김 의원은 “귀순한 북한 병사 몸 안의 기생충과 내장의 분변, 위장의 옥수수까지 다 공개돼 인격 테러를 당했다”고 썼다. 이어 “보호받아야 할 존엄의 경계선이 무너졌고 현행 의료법을 위반한 범죄 행위이기도 하다”고도 했다.

중앙일보

합동참모본부, 국군심리전단, 국군수송사령부 등에 대한 국회 국방위 국정감사가 16일 서울 국방부에서 열렸다. 김종대 의원. 임현동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글이 알려지자 그의 페이스북에는 ‘북한 2중대’, ‘사과하고 반성하라’는 등 비판 글이 쏟아졌다. 이국종 교수는 이날 브리핑에서 “북한 병사의 인권도 중요하지만 국민의 알권리도 중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의원은 다시 반박글을 올렸다. “국민의 관심에 대해선 심폐 소생이나 감염여부 등 생명의 위독 상태에 대한 설명이면 충분하다. 내장에 가득 찬 기생충을 마치 눈으로 보는 것처럼 생생하게 묘사하는 것은 우리 사회를 충격으로 몰아넣었고 이어진 공포와 혐오의 감정은 통제 불능 상태로 치달았다”고 했다.

그러자 이번엔 보수 야당 의원들이 가세했다. 하태경 바른정당 의원은 기생충 문제는 한 북한 병사의 인권이 아닌 북한 주민 전체의 인권 문제라는 논리로 김 의원을 반박했다. 하 의원은 과거 대북인권방송인 열린북한방송 대표 출신 재선 의원이다. 하 의원은 “김종대 의원은 개인의 치부를 드러낸 것은 안 된다는 관점에서 본 것 같다”며 “기생충 문제는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북한 주민 전체의 문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에서 매년 1~2월이면 1인당 1톤씩 인분을 조달하는 ‘인분전투’를 한다. 병사 몸 안에 기생충이 있다는 사실은 오히려 북한 인권의 심각성을 얘기해야 하는 문제다”고 덧붙였다.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은 “회충약이 없어 볏짚물을 먹게 한 깡패정권에는 한마디 못하면서 겨우 치료해주고 회충 공개한 의사가 그리 못마땅한가”라며 “선량한 소시민을 하루아침에 인격테러범으로 만드는 너희들이 바로 인격테러범”이라고 페이스북을 통해 김종대 의원을 비판했다.

김종대 의원은 이날 올린 글에서 한 대목을 수정했다. 원래 문장은 “(중략) 비록 환자 살리느라고 경황이 없었다 하더라도 부지불식간에 논란이 확대된 일차적 책임은 바로 교수님께 있다고 할 것입니다”(22일 오전 9시27분)였다. 50여 분 뒤 김 의원은 “(중략) 비록 환자 살리느라고 경황이 없었다 하더라도 말입니다”( 10시 19분)로 고쳤다. 이국종 교수에게 책임이 있다고 한 부분을 뺐다.

박성훈 기자 park.seonghun@joongang.co.kr

▶모바일에서 만나는 중앙일보 [페이스북] [카카오 플러스친구] [모바일웹]

ⓒ중앙일보(http://joongang.co.kr) and JTBC Content Hub Co., Lt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