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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8 (토)

우즈벡 대통령 방한…고려인 '강제이주'서 '강제' 삭제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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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르지요예프 대통령, 문재인 정부 두번째 국빈 방한

24일 국회 연설 계획은 우즈벡측 요청으로 취소

외교부 발간 책자에 고려인 '강제 이주'서 '강제' 삭제

샤브카트 미르지요예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이 22일 오전 10시30분 3박4일 일정으로 국빈 방한했다. 한-우즈벡 수교 25주년을 맞아 방한한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은 25일까지 한국에 머물며 문재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정상만찬 등을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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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르지요예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과 지로아톤 영부인이 국빈방한해 22일 서울공항에서 입국하고 있다. 2017.11.22 [해외문화홍보원 제공=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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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 들어 외국 정상의 국빈방문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이어 두번째다.

당초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은 정상회담을 마친 뒤 국회에서 연설을 할 계획이었지만, 국회 연설은 우즈벡 측에서 “우즈벡의 정치문화와 정서상 적절치 않다”고 밝혀오면서 취소됐다. 김영수 국회 대변인은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이 취임한 지 얼마 되지 않고, 첫 방한에서 한국 국민과 국회를 대상으로 연설하는 것이 우즈벡의 정서에 맞지 않는다며 양해를 구해왔다”며 연설 취소의 배경을 설명했다.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은 1991년 구 소련에서 독립한 뒤 25년간 우즈벡을 통치했던 이슬람 카리모프 전 대통령이 지난해 9월 뇌출혈로 사망한 뒤 치러진 대선에서 당선됐다. 카리모프 체제에서는 13년간 총리를 지냈다.

카리모프 전 대통령은 재임 기간 중 한국을 8번 방문하며 ‘친한(親韓) 노선’을 보여왔다. 지난 2016년 8월에는 주 우즈벡 북한대사관을 폐쇄하기도 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우즈벡은 중국도 중요한 거점으로 투자를 활발하게 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한국 역시 ‘신북방정책’의 외연을 넓히는 차원에서 우즈벡에 인프라와 국가발전에 진출하려는 의도를 갖고 이번 방한 기간 중 8개의 MOU(양해각서)를 체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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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크타무 카이토프 우즈베키스탄 고용노동부장관이 7일 광주 광산구 월곡동 고려인마을을 방문했다 [프리랜서 ?장정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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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한국은 우즈벡의 5번째 무역 상대국이다. 특히 우즈벡에는 1937년 스탈린의 소수민족 분산정책에 따라 극동지역에 있던 ‘고려인’ 18만명이 살고 있다. 50만명에 달하는 구 소련 전체의 고려인 중 우즈벡 거주 인구가 가장 많다. 이번 우즈벡 대표단에서 상ㆍ하원 의원과 석유공사의 고위직 등 4명의 고려인이 포함돼 있다.

이번달 외교부가 발간한 『우즈베키스탄 개황』에는 과거 우즈벡 등지로 이동한 고려인의 현황과 관련해 ‘강제 이주’라고 표현했지만,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의 국빈방한 배포된 책자에는 ‘강제 이주’라는 문구를 모두 ‘이주’라고 쓰인 스티커를 붙여 수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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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달 외교부가 발간한 &#39;우즈베키스탄 개황&#39;에는 당초 고려인의 중앙 아시아 이주와 관련해 &#39;강제이주&#39;라고 표현했다. 우즈벡 대통령의 국빈방문을 앞두고 배포된 책자에는 &#39;강제이주&#39; 부분이 모두 &#39;이주&#39;로 수정돼 있다. 강태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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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달 외교부가 발간한 &#39;우즈베키스탄 개황&#39;에는 당초 고려인의 중앙 아시아 이주와 관련해 &#39;강제이주&#39;라고 표현했다. 우즈벡 대통령의 국빈방문을 앞두고 배포된 책자에는 &#39;강제이주&#39; 부분이 모두 &#39;이주&#39;로 수정돼 있다. 강태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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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은 지난 9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를 방문했을 때 러시아 고려인과 관련 “지난 역사에서 국가가 지켜드리지 못한 무거운 빚을 이제라도 갚아나가겠다”며 말한 적이 있다. 그리고는 9월 13일부터 2019년 6월까지 한시적으로 고려인 4세들이 국내에 체류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강태화 기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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