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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5 (화)

한국당 반대에 원점 돌아온 공수처 신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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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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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조진영 기자] 고위공직자의 직무 관련 부정부패를 수사·기소하는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신설이 불투명해졌다. 자유한국당 지도부가 반대 입장을 사실상 공식화하면서 국회 논의가 중단됐기 때문이다. 문재인정부의 검찰개혁과 적폐청산이 종착지에 도달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홍준표 “충견 모자라 맹견까지 푸는 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21일 법안심사소위원회를 열고 공수처 신설에 대한 법안 4건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다. 각론에서 차이는 있지만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정의당은 공수처 설치에 찬성하고 있다. 바른정당도 부정적인 입장은 아니다. 한국당은 ‘야당이 공수처장을 복수로 추천하고 대통령이 임명하는 방식이라면 공수처 설치가 가능하다’는 입장을 내 왔다. 그러나 이날 회의에서 한국당 의원 3명이 공수처 설치 자체를 반대했다. 회의는 2시간 30여분만에 결론 없이 중단됐다.

한국당 의원들의 입장변화는 당 지도부의 의중이 반영된 결과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대선 후보시절부터 공수처 설치에 반대해왔다. 그는 지난 대선 당시 TV토론회에서 “새 검찰청을 하나 더 만들어서 대통령이 장을 임명하는데 지금 검찰과 무슨 차이가 있냐”고 말했다.

베트남을 방문 중인 홍 대표는 최근 페이스북에 “충견도 모자라 맹견까지 풀려고 하는 것은 용납하기 어렵다”고 적었다. 정우택 원내대표도 이날 오전 원내대책회의에서 “기존 수사기관과 중복되고 정치보복으로 악용될 우려가 있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공수처장 추천권도 거부한 野

한국당이 이날 반대입장을 분명히하기 전까지 공수처 신설의 최대 쟁점은 ‘누구에게 공수처장 추천권을 주느냐’였다. 법무부는 공수처장 후보자추천위원회가 2명을 추천하면 국회의장과 교섭단체 대표들이 협의해 1명을 선출하는 안을 내놨다. 협의가 되지 않을 경우 국회의장이 2명을 대통령에게 추천해 선택하도록 하는 내용이었다. 한국당은 야당이 공수처장을 복수로 추천하면 대통령이 1명을 임명하는 안을 주장해왔다.

박범계 민주당 의원은 회의 중단 직후 기자들과 만나 “야당 추천 2명을 국회에서 표결하는 방식도 가능하다고 제안했다”며 “이용주 국민의당 의원과는 법안 발의도 같이한만큼 야당 추천제 등 의견이 거의 일치했다”고 전했다. 이어 “합의를 하지 못했어도 다음 소위에서다시 안건으로 상정해 논의를 계속해야하는데 한국당이 논의조차 필요없다고 해 계속 심사를 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법사위 한국당 간사인 김진태 의원은 “우리가 지금 이렇게 야당이 된 마당에 적폐청산만 좋아하는 정권에 또다른 칼을 쥐어 줄 수가 없다”며 반대 입장을 재확인했다. 김 의원은 “오늘이 벌써 (공수처 법안) 4번째 소위 심사”라며 “실익 없는 불필요한 협의를 반복적인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새로운 기구를 만들게 아니라 있는 권한을 나눠줘서 배분할 생각을 해야한다”며 “검경수사권 조정부터 시작해야한다”고 강조했다.

◇與 “검경수사권 조정부터 합의 계속”

일각에서는 공수처 설치법을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으로 지정해 처리해야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패스트트랙은 상임위원회 재적의원 5분의 3 이상이 동의하면 330일 이내 본회의 자동상정되는 제도다. 법사위원 17명 중 11명이 동의하면 된다.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대부분의 정당에서 찬성하고 있어 본회의 표 대결시 통과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법사위원장을 맡고 있는 권성동 의원이 한국당 소속이어서 패스트트랙 안건을 상정하지 않을 경우 별다른 방법이 없다. 국회 선진화법으로 여당 출신 정세균 국회의장의 직권상정 경로도 막혀있다. 여당 간사인 금태섭 민주당 의원은 “한국당이 검찰 개혁을 반대하지 않는만큼 공수처와 검경 수사권 조정을 포함해서 다양한 입장을 가지고 합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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