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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6 (토)

교통 천지개벽 강원…기업들 몰려드는 `또 하나의 수도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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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젠 평창이다 ② / '기업 핫플레이스' 강원도 ◆

매일경제

강원도가 `수도권 생활권`에 들어섰다. 이제 서울에서 양양까지 자가용으로 1시간30분이면 충분하다. 이를 가능케 한 서울~양양고속도로 양양 IC 구간이 시원하게 뻗어 있다. 전입 인구와 관광객이 늘면서 지역 경기 또한 활기를 띠고 있다. [사진 제공 = 양양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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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이야말로 기업인들이 강원 지역에 눈을 돌려야 할 때예요. '수도권 규제 때문에 기업하기 어렵다'고 토로했던 기업 입장에서는 또 하나의 수도권으로 자리매김할 강원의 매력을 쉽게 떨치기 어려울 것입니다."

최근 만난 기계부품 중소기업을 경영하는 장 모 대표(61)는 평창의 가치에 대해 묻자 망설임 없이 이처럼 말했다. 장 대표가 들려주는 '강원도=수도권' 등식의 근거는 명확했다.

그는 "평창동계올림픽 개최를 계기로 크게 확대된 서울·강원도 간 교통망은 지리적 매력을 지니고 있어 대부분 대기업 협력업체인 중소기업에는 부품 납품에 가장 중요한 경영 전략"이라며 "공장 건설을 염두에 두고 있는 기업인들은 지리적 매력과 함께 다른 수도권에 비해 저렴한 땅값 등 때문에 강원도에 둥지를 틀고 싶어한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기업들이 강원을 주목하고 있다. 실제로 기업들의 강원도 러시는 부쩍 늘었다.

강원도 등에 따르면 지난 5년간 강원도에 둥지를 튼 기업은 196곳이다. 이들 기업은 강원도에 총 3조4628억원을 투자했고, 1만1518명의 일자리를 창출했다.

물론 아직까지 기업 이전은 원주시와 춘천시에 집중돼 있는 게 사실이다.

올 들어 완구·놀이기구 생산기업 '구니카'를 시작으로 지난달 과자류 생산기업 '미찌푸드'까지 총 16개 기업이 원주시와 이전협약을 맺었다.

춘천은 국내 대표적인 정보기술(IT) 도시로 평가받고 있다. 춘천시 관계자는 "소양강 등을 품고 있어 수자원이 풍부한 춘천은 수랭 방식의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는 데 최적의 장소"라며 "그동안 강원도 대표 기업으로 불렸던 더존비즈온과 네이버 산업단지에 이어 국내 최고 IT 기업인 삼성SDS도 1000억원을 투자해 2019년 4월까지 춘천에 데이터센터를 건립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삼성SDS는 춘천데이터센터와 연계한 수열에너지 융·복합 클러스터 조성을 적극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강원도 관계자는 "평창 특수로 한껏 높아진 강원도의 매력으로 평창과 강릉 등 강원도 전 지역으로 기업들의 행보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강원도가 전기자동차 등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는 광역단체가 되겠다는 야심을 품을 만하다.

강원도는 횡성 우천산업단지에 e모빌리티 기업을 유치해 생산·수출 클러스터로 육성할 계획이다. 최문순 강원도지사는 "기존 농업과 관광 분야에서도 강원한우 통합 브랜드 육성, 명태산업 광역특구 육성, 강릉 수산물 산지거점 유통센터 건립 등 다각적인 변화를 시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렇다 보니 강원도에 대형 호텔, 빌딩 등 대체투자 수요도 몰리고 있다.

국내 대표 대체투자자인 미래에셋그룹의 박현주 회장이 강원 투자에 발 빠른 모습을 보이고 있는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2013년 강원도 홍천군에 블루마운틴컨트리클럽을 개장한 미래에셋그룹은 이곳에 초대형 최고급 숙박·휴양시설인 리조트 건설을 준비하고 있다. 박 회장은 "미래에 가장 유망한 투자처는 바로 강원도"라며 그룹 전체에 리조트 건설의 특명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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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강원도 지역 인구가 급증하고 있는 점은 인적 교류, 인구 유입 등을 대변하며 '강원도의 힘'을 높여줄 요인으로 꼽힌다.

강릉시는 동계올림픽 개최를 계기로 전입인구가 확대되면서 지난 10월 말 기준 인구가 21만3871명이었다. 전월 대비 86명 늘었다. 이에 앞서 9월에는 전월 대비 127명 늘어나며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강릉시는 2030년 인구 25만 도시를 꿈꾸고 있다. 속초시 인구도 10월 말 기준 8만2215명으로 전월 대비 574명, 전년 말에 비해서는 422명 늘었다. 같은 기간 양양군 인구는 2만7247명으로 전년 대비 26명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양양군 관계자는 "올림픽을 계기로 고속도로 등 인프라가 확충되면서 낙후된 이미지를 벗고 도시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며 "인구 유입에 대비해 다양한 정책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최근 부쩍 늘어난 젊은 층의 '강원행(行)'은 신흥 개발 지역으로 이어지고 있다. 기존 일반 항구에 불과했던 강릉항(옛 안목항)은 젊은 층에서 '핫 플레이스'가 되면서 커피전문점이 잇따라 들어섰다. 2009년 기준 이곳의 커피전문점은 9곳에 불과했지만 현재 30여 곳이 영업 중이다. 해변을 따라 커피전문점이 줄지어 들어서면서 '강릉 커피거리'라는 새 이름도 얻었다. 올 들어 현재까지 커피거리 방문객은 45만명 이상인 것으로 강릉시는 보고 있다.

양양 죽도해변은 '서핑 성지'로 떠오르면서 카페, 호프집 등 주변 상인들이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기획취재팀 = 홍종성 차장 / 지홍구 기자 / 이상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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