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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6 (토)

"단풍보고 닭강정 먹고도 반나절이 남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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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젠 평창이다 ② / '1시간대' 교통혁명 ◆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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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일 이른 아침 강원도 속초 닭강정과 설악산 케이블카를 원하는 가족들의 성화에 못 이겨 속초·양양으로 향했다.

"아니, 양양까지 어떻게 가? 오고 가는 시간만 반나절"이라고 불만을 토로했지만 가족들을 이길 수 없었다. 준비를 서둘러 오전 8시쯤 가족들을 태우고 내비게이션에 설악산국립공원 사무소를 치는 순간 깜짝 놀랐다. 머릿속에 있던 4시간짜리 길이 아닌 예상 소요시간은 2시간30분. 경춘 국도를 타고 가다 화도 인터체인지(IC)로 진입해 서울~양양고속도로를 탔다.

화도IC에서 북양양IC까지 166㎞를 곧장 고속도로를 달렸다. 거짓말처럼 설악산 도착 시간은 오전 10시 33분이었고 여유롭게 늦은 설악산 단풍을 둘러봤다. 점심식사는 속초의 갯배 생선구이로 해결하고 근처에서 속초 별미로 알려진 닭강정 두 박스를 양손에 쥐고 서울로 돌아왔다.

이제 강원도는 '수도권 생활권'에 들어섰다. 고속도로와 KTX 개통 등 교통망 확충이 이를 가능케 했다. 지난 6월 서울~양양고속도로가 개통되면서 서울과 강원 동해안 지역이 평일 기준 1시간대 거리로 좁혀졌다. 기존 서울~양양 도로망은 2시간10분 소요됐지만 고속도로 완공 이후 1시간30분으로 40분이나 단축됐다.

여기에 다음달 경강선이 개통되면 철도망도 '1시간 시대'를 연다. 인천과 강릉을 잇는 경강선은 강원도 최초의 KTX 노선이자 평창동계올림픽 성공을 위한 핵심 철도망으로 평가받고 있다. 서울과 강원 간 철도 소요시간 1시간대는 '교통혁명'으로 불린다. 기존 무궁화호 열차(5시간47분)보다 4시간이나 줄어드는 것이다.

더욱이 인천공항에서 평창 진부까지 1시간50분, 강릉까지는 2시간12분이면 충분하다. 겨울마다 스키여행을 즐긴다는 김수연 씨(38)는 "평창, 진부 등의 스키장이 기온이 낮은 데다 바람이 세 빙질이 좋은데도 이동 시간 때문에 가지 못했다"며 "KTX가 개통되면 매번 스키 장비를 꾸려 평창에 있는 스키장으로 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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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달 개통될 예정인 KTX 경강선이 시운전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 = 철도시설공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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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홍성조 한국교통대 교수는 "경강선 영향 지역을 철원과 화천·양구를 제외한 시·군으로 특정하고 용산역을 기준으로 시뮬레이션해 산출한 결과 서울에서 강원도 내 15개 시·군까지 평균 소요시간이 2시간18분에서 1시간8분으로 크게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강원도의 '수도권 생활권' 부상은 막대한 경제적 효과를 안겨줄 전망이다. 한국철도시설공단에 따르면 경강선 개통으로 예상되는 경제적 파급효과는 8조6997억원에 달한다. 생산 유발효과 3조4201억원에 취업 유발효과 2조7097억원 등까지 합친 것이다.

최명희 강릉시장은 "KTX 개통으로 서울~강릉 간 1시간대 시대가 열린다"며 "이에 따라 올림픽 개최지가 멀다는 인식이 상당 부분 해소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강원도의 매력은 지속적으로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이인재 가천대 관광경영학과 교수는 "강원도는 교통 인프라 개선을 통해 서울에서 2시간 이내로 접근 가능해지면서 '일일 생활권'으로 주목받고 있다"며 "이제 강원도는 제2의 전성기를 맞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홍종성, 지홍구, 이상헌

[기획취재팀 = 홍종성 차장 / 지홍구 기자 / 이상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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