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한반도 유사시 북한에서 대량 난민이 유입될 상황을 가정해 공작원이 섞여 들어오지 못하도록 구체적인 대비책을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9월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부의 부총리(아소 다로ㆍ麻生太郞)가 “무장난민 사살”을 운운해 물의를 빚은 데 이어 다시 한번 한국민의 감정을 자극하는 행태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16일 요미우리(讀賣)신문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규슈(九州) 지역에 난민 임시수용소를 설치하고 경찰관으로 구성된 입국심사반이 위험인물을 분별해 강제 퇴거시키는 등 입국심사를 강화할 방침이다. 일본 정부는 미국이 대북 군사공격을 단행할 경우 수만명의 북한 주민이 목선을 타고 일본에 상륙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를 틈타 공작원이나 테러분자들이 난민으로 위장 잠입해 주일미군이나 자위대 시설, 원전 등을 대상으로 테러를 감행할 수 있다는 게 일본 정부의 우려다.
이에 따라 일단 입국 가능하다고 판단된 북한 주민에 대해선 임시수용시설에 거주토록 한 뒤 일정 기간이 지난 뒤 거주 승인 여부를 재판단할 방침이다. 해상보안청 순시선의 경비를 강화해 주요 항구에서 엄격한 입국심사를 한다는 게 골자다. 또 한국인 난민유입을 대비한 별도의 한국인용 시설을 설치할 계획이다. 특히 난민유입시 전염병 예방을 위한 대책안도 내년 2월까지 구체화할 예정이라고 NHK가 전했다.
이번 방침은 1994년 북핵위기 때 만든 극비계획을 토대로 최근 한반도정세 변화에 따라 마련한 것이다. 일본의 입국난민법은 여권이 없는 외국인의 입국을 금지하지만, 1994년 당시 비상대책에는 특례로 일시입국을 인정하되 엄격한 심사를 거치도록 했다. 오노데라 이쓰노리(小野寺五典) 방위장관은 전날 방위성에서 빈센트 브룩스 한미연합사령관과 만나 유사시 한국거주 일본인 퇴거를 위해 미일이 협력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도쿄=박석원 특파원 spark@hankookilbo.com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