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지진이 발생하자 누구보다도 수능을 앞둔 수험생들이 큰 시름에 싸였다.
여진 가능성까지 나오자 지진의 직격 피해를 맞은 경북 지역을 중심으로는 수능을 이대로 강행해도 될 지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이 나왔다.
트위터리안 ‘@08****’은 “오늘 지진이 났는데 내일 수능을 보는 것이 진짜 ‘오버’ 아니냐”며 “수험생분들은 내일 무슨 일이 더 있을지도 모르는 상황이라서 두려울 것 같다”고 밝혔다. ‘@de****’은 “지진 걱정을 하다가도 내일 당장 수능을 걱정해야 되는 (수험생들의) 상황이 너무나도 어이가 없다”며 “사람 목숨이 걸린 자연재해인데…”라고 말했다.
결국 수능보다는 사람의 생명과 안전이 더 중요한 것 아니냐는 의견도 많았다. ‘@1r****’은 “경북 지역 수험생들은 수능보다가 지진이 나도 시험 보느라 휴대폰이 없어서 재난문자도 못받으니 이게 무슨 상황인 줄도 모르고 대피는커녕 제일 위험할 것 같은데 어떻게 조취를 취하던가 해야지 일정대로 수능을 진행한다니 이해가 안간다”고 밝혔다. ‘@pe****’은 “혹시라도 수능을 치는데 지진이 나면 일단 감독관을 기절시키고 안전하게 학교 밖으로 나오면 된다”며 “살 사람은 살아야 한다. 수능이야 1년 뒤에도 칠 수 있다”고 씁쓸해 하기도 했다.
교육부가 세워놓은 수험생 대피 메뉴얼 등을 놓고선 비판 여론이 들끓었다.
교육부는 지난해 11월 8일 경북 지역 지진 사태에 대비해 수능 당일 지진 발생에 따른 수험생 대비 요령을 총 3단계로 구분해 마련해뒀었다. 이 요령을 보면, 가·나·다 단계로 나눠진다. 각 단계는 ‘진동이 경미하여 중단 없이 시험을 계속 할 수 있는 경우’ ‘진동은 느껴지나 안전성이 위협받지 않으므로 일시적으로 책상 밑에 대피한 이후 시험을 재개할 수 있는 경우’ ‘진동이 크고 실질적인 피해가 우려되는 경우’ 등이다. 지진이 발생하면 지진의 규모, 발생 시각과 장소에 따라 전국 85개 시험지구별로 단계별 대처요령이 통보되고, 각 시험장 책임자(학교장)가 단계별 대처요령에 따라 현장 상황을 결정하게 된다. 지진이 발생하면 수험생은 교내 방송 및 감독관의 지시에 따라 우선적으로 대피하게 되는데, ‘나 단계’ 수준으로 진동이 심하지 않은 경우에는 즉시 책상 밑으로 대피하며, 지진의 규모가 크다고 판단되면 ‘다 단계’ 요령에 따라 운동장으로 대피하게 된다.
이에 대해 ‘@bk****’은 “메뉴얼 내용을 보니 갑자기 회의감이 든다”며 “수능을 보다가 지진이 일어나도 일어나면 안되고 건물에 금이 가야 나갈 수 있다는 것 아니냐”고 따졌다. ‘@wi****’은 “진짜 지진이 나도 수능 본다고 대피도 안시킬거면서, 그렇다면 초중고교 내내 대피훈련은 왜하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수험생 ‘@sl****’은 “이 메뉴얼을 만든 사람들이 제 정신이냐. 수능이 목숨 걸고 칠 만큼의 가치가 있는 건가 싶다”며 “지진이 나서 건물이 흔들리는데 지진을 인지하자마자 내가 손에 든게 국어 책이라는 것에 환멸이 난다”고 밝혔다.
수험생 ‘@fo****’은 “수능이고 뭐고 지진이 크게 나면 다 끝나는데 시험보다 나부터 살고봐야 하는 것 아니냐. 대학이 중요하냐, 내 목숨이 중요하지”라고 밝혔다.
‘@mo****’은 “오늘 지진이 났으니 내일 여진이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할 것이기 때문에 감독관들에게 대피에 관한 더 명확한 명령을 내려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부정행위 여부도 논쟁의 도마에 올랐다. 자신을 재수생이라고 밝힌 ‘@se****’은 “작년에 이어 올해도 수능을 치지만 수험생 안전은 없다”며 “작년에도 수능칠 때 ‘지진이 나도 계속 쳐라’고 했는데, 올해는 지진 났을때 눈돌리거나 말하면 부정행위란 것이냐”고 말했다.
‘@ye****’은 “심지어 수능보다가 지진이 나서 입을 열면 부정행위인가”라며 “감독관 허락 하에 움직이고 지진나면 대피도 못하고 책상 밑 아래에 숨어야 하는 우리나라 고3(을 생각하니) 눈물이 난다”고 밝혔다.
일단은 수험생들을 걱정하는 멘션들이 쏟아졌다. ‘@ba****’은 “진짜 다들 심란하겠다. 이 상태에서 어떻게 공부를 하겠냐”고 안타까워했다. ‘@op****’은 “수능 안 치는 사람들도 이렇게 불안해 하는데 수능 치는 사람들은 얼마나 불안해하겠냐. 수험생들이 제대로 수능을 보겠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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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홍두·이진주 기자 ph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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