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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7 (일)

최고혈압 140/90서 130/80으로… 미국, 14년만에 고혈압 기준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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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130 땐 심장질환 위험 2배"… 한국 새 기준은 내년 발표 계획

미국 심장학회와 심장병학회가 고혈압 기준을 현행 '140/90㎜Hg 이상'에서 '130/80㎜Hg 이상'으로 하향 조정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 등이 13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WP에 따르면 폴 웰턴 혈압지침 위원장은 이날 미 캘리포니아에서 열린 심장학회 연례회의에서 "지난 3년간 전문가 그룹이 9000여건의 사례를 검토한 결과 최고 혈압이 130㎜Hg에 도달하면 심장 질환 위험이 2배로 증가한다는 결론을 얻었다"며 "혈압을 조기에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학회는 최고 혈압이 120~129㎜Hg면 최소 6개월마다 검진이 필요한 '상승 혈압', 120㎜Hg 미만이면 현재와 동일하게 '정상 혈압'으로 규정했다. 고혈압 지침이 개정된 것은 14년 만이다. 미국 심장학회와 심장병학회의 권고안은 미국 일선 의료인들이 대부분 따를 정도로 권위가 있다.

새 기준에 따라 미국 성인 중 고혈압 환자 비중은 종전의 32%에서 46%로 14%포인트(3100만명)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그중 45세 미만 남성 환자는 지금의 3배, 여성은 2배가량 늘어날 것으로 추산된다. 전문가들은 "새롭게 고혈압 환자로 분류된 사람들 모두가 약물 치료를 받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심혈관 질환이 우려되는 약 20%를 제외하고는 운동과 식단 조절, 체중 감량 등 생활 습관을 바꿔 혈압을 낮출 것을 권장한다"고 했다.

이번 조치로 '140/90㎜Hg 이상'인 우리나라의 고혈압 기준도 강화될 가능성이 커졌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국내에서도 고혈압 기준을 낮춰 조기 치료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계속 나오고 있다"며 "학계 의견이 모아진다면 정부 차원에서도 검토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대한고혈압학회는 "한국인에게도 미국의 새 고혈압 기준이 적합한지 검토해 내년쯤 자체 기준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은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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