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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7 (일)

"정부가 창업 전폭 지원하니 프랑스 공무원 인기 떨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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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투자 자문사 알렉스 파트너스 알렉스 카르 드 말베르그 CEO

조선일보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개혁에 미적지근했던 프랑스를 역동적인 나라로 바꾸고 싶어하죠.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 가장 역점을 두는 건 노동 개혁입니다."

파리의 투자 자문사 알렉스 파트너스의 최고경영자 알렉스 카르 드 말베르그(49·Carre de Malberg·사진)는 지난 10일 본지 인터뷰에서 "마크롱 대통령의 노동 개혁을 한국 정부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프랑스 컨설턴트로 25년간 아시아 기업의 투자 전략 자문을 받아왔으며 로스차일드, 라자드, 페레그린 등 글로벌 금융 기업에 몸담아 왔다. 로스차일드 이사로 재직할 때는 마크롱과 함께 일했다. 그는 지난 13일 중앙대에서 열린 마크롱 경제 정책 특강을 위해 방한했다.

카르 드 말베르그씨는 마크롱 정책의 1순위가 노동 개혁이고, 그중에서도 쉬운 해고가 가능한 고용 유연화가 핵심이라고 했다. 그는 "프랑스가 고용 유연성이 낮은 상태로 머무르는 사이 독일은 노동 개혁을 이뤄내 경제성장이 훨씬 빠르다"며 "마크롱은 뒤늦게라도 고용 유연성을 확보해 독일을 따라잡으려 한다"고 말했다. 프랑스의 트레이드 마크인 '주 35시간 근무제'를 바꿔 근로자들이 더 많은 시간 일하도록 유도하는 것도 마크롱의 역점 추진 사안이라고 했다.

카르 드 말베르그씨는 미국 매사추세츠대 화학과를 졸업하고 HEC(파리공립경영대학원)에서 MBA(경영학 석사)를 받았다. 요즘은 스타트업(창업 초기 기업) 자문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그는 "프랑스에서도 공무원이 오래 인기를 끌었지만, 정부가 창업 지원을 활발하게 하고 공공 부문을 축소하면서 몇 년 사이 공무원 인기가 뚝 떨어졌다"고 했다.

그는 한국 정부에 대해 "공무원을 늘려 월급을 주면 재정 적자가 커지고 민간 활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공공 부문을 줄일 필요가 있다"고 했다. 한국 대기업들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했다. "삼성, 현대차 같은 거대 기업들이 소규모 기술 기업에 투자하는 걸 거의 못 봤습니다. 인수·합병(M&A)으로 새로운 사업에 도전하거나 덩치를 키우는 데도 몸을 사리죠. M&A가 활발해야 기업이 커지고 고용도 늘어난다는 걸 명심해야 합니다."

[손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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