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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7 (일)

한산도 '수루' 현판, 이순신 장군 친필로 교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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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이순신 장군의 친필 글씨에서 집자한‘수루(戍樓)’글씨.


"이날 밤 희미한 달빛이 수루(戍樓)를 비춰 잠들지 못하고 밤새도록 시를 읊었다."('난중일기' 1595년 8월 15일)

경남 통영 한산도 '이충무공 유적'(사적 113호)에는 '수루'가 있다. 수루란 적군의 동정을 살피기 위해 세운 누각을 뜻한다. 우리에게는 '한산섬 달 밝은 밤에 수루에 혼자 앉아/ 큰 칼 옆에 차고 깊은 시름 하는 적에'라는 이순신 장군의 시조 '한산도가'로 잘 알려진 곳이다.

이순신 장군은 1592년 7월 이곳 앞바다에서 왜군과 싸워 크게 승리한 한산대첩을 지휘했고, 이듬해 삼도수군통제사가 돼 한산도로 본진을 옮겨 작전을 펼쳤다. 시조에 나오는 '수루'는 이순신 장군이 향후 전략을 구상하거나 주변 공사를 감독하고, 때론 인간적으로 번민하는 장소이기도 했다.

그런데 현재 수루에 걸린 현판은 이순신 장군의 글씨가 아니라, 1976년 유적 정화사업 당시 경남도지사가 쓴 것이다. 수루의 역사성과 상징성을 대변하지 못할 뿐 아니라 '수(戍)'자가 다른 글자로 해석될 수 있을 정도로 불분명했다.

문화재위원회 사적분과는 최근 이 수루 현판을 교체해 달라는 경남도 측의 신청을 받아들였다. 기존 현판 대신 '수'자와 '루'자를 이순신 장군의 친필 '난중일기' 중에서 집자(集字·문헌에서 필요한 글자를 찾아 모음)한 현판으로 교체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집자는 이순신 전문가인 노승석 여해고전연구소장이 맡았다. 문화재위원회는 한시 '한산도가'의 집자 주련(柱聯·기둥이나 벽에 장식으로 써 붙이는 글귀)을 만들어 수루에 붙이는 것도 승인했다. 새 현판과 주련은 이달 말까지 모습을 갖추게 된다.

[유석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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