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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2 (화)

남자가 웬 향수냐고요? 일단 뿌리고 즐겨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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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타마리아 노벨라' 알팡데리 회장, 옷감에 뿌리는 신제품 홍보차 내한

"일상의 공간을 향(香)으로 채우는 것도 향기를 즐기는 좋은 방법입니다. 가령 비누는 욕실에서만 쓴다는 고정관념을 버리고, 좋아하는 향의 비누를 사무실에 놓아두는 거죠."

많은 한국 남자에게 향수는 어려운 숙제 같은 존재다. 너무나 다양한 향 앞에서 머릿속이 하얘지기 일쑤. '남자가 무슨 향수냐'는 시선에 주눅 들기도 한다. 최근 서울 강남구 신사동 매장에서 만난 이탈리아 화장품 브랜드 '산타마리아 노벨라'의 유제니오 알팡데리(68) 회장에게 이 얘길 했더니 "향기는 그 사람의 패션이나 취향을 은은하면서도 종합적으로 드러낸다"며 "일단 뿌려보라. 엄두가 안 나면 사랑하는 사람에게 선물하는 것으로 시작해보라"고 했다. 향수 고르는 법도 조언했다. "피부에 닿으면 향기가 변하니 시간을 두고 변화를 봐야 합니다. 이것저것 다 맡아보려고 욕심 내지 말고, 한 번에 두세 개만 충분히 음미해야 느낄 수 있죠."

조선일보

유제니오 알팡데리 회장이 새 향수 ‘아쿠아 디 콜로니아 라나’를 코에 대고 익살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이진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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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향수 홍보차 한국을 찾은 그가 날이 쌀쌀해지는 때에 일정을 잡은 이유가 있다. 신제품을 이탈리아의 캐시미어 회사와 협업해서 만들었기 때문이다. 피부에 직접 뿌리는 보통 향수와 달리 이 제품은 스카프나 목도리 같은 캐시미어 옷감에 뿌리도록 만들었다. 알팡데리 회장은 "추운 계절이 있는 지역에서만 판매할 계획"이라며 "두바이나 싱가포르 같은 곳에서는 볼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산타마리아 노벨라가 한국에서 유명해진 건 배우 고현정이 이 회사 수분 크림 마니아로 알려지면서부터다. 알팡데리 회장 역시 한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제품으로 '고현정 크림'이라 불리는 수분 크림을 들었다. 그러면서 "한국인들이 이 크림과 함께 바를 만한 화장품들을 구상하고 있다"며 "한국인들은 주름이 적고 동안(童顔)이어서 무겁고 진한 화장품과는 잘 맞지 않는다"고 했다.

알팡데리 회장은 원래 엔지니어였다. 1989년 기계를 고쳐달라고 부탁받은 일을 계기로 산타마리아 노벨라에 합류해 회장 자리까지 올랐다. 기계화·자동화는 그가 산타마리아 노벨라를 세계적인 회사로 키운 비결이기도 하다. "전 세계 제품 판매량과 그에 따른 원료 작물의 소요량, 수확 시기를 실시간으로 파악합니다. 피렌체 본점에는 고객이 제품을 고르면 그때부터 물건을 만들어주는 제조 시스템도 갖췄죠. 피렌체에서 물건을 구입해보신 분들도 아마 그건 몰랐을걸요?"







[채민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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