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닐라(필리핀)=뉴시스】전진환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오후(현지시각) 제19차 한-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정상회담이 열린 필리핀 마닐라 국제컨벤션센터로 입장하고 있다. 2017.11.13. amin2@newsis.com |
문재인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오후 필리핀 마닐라에서 리커창 중국총리와 50분간 회담을 갖고 중국내 우리기업이 생산한 전기차 배터리 보조금 제외정책 철회와 한국산 제품에 대한 반덤핑 수입 규제 철회 등을 요청했다.
중국이 한국기업의 전기차 배터리에 차별적 조치를 한다는 것은 지난 7월27일 재계 총수 초청 청와대 '호프타임'에서 총수들이 거론, 문 대통령이 관심을 보인 사안이다. 이 문제를 중국에 직접 제기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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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 총리가 배터리의 경우 안전에 유의해야 한다며 문 대통령 제안을 즉각 수용한 것은 아니지만 이처럼 구체적 사안을 논의할 수 있을 정도로 양국 관계가 풀려가고 있다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마닐라의 한국언론 프레스센터에서 "문 대통령과 리 총리가 양국 실질적 협력방안과 한반도 정세 등 관심사를 논의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과 리 총리는 우선 10월31일 한-중 관계 개선 발표와 베트남에서의 문 대통령-시진핑 주석 정상회담을 바탕으로 양국 관계 발전의 중요성에 공감하고 양국 간 각종 교류 협력이 조속히 정상궤도로 돌아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자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문 대통령은 사드 문제로 침체됐던 한-중 관계로 인해 한국의 많은 기업이 어려움을 겪어왔다는 점을 환기시킨 뒤 우리 기업들의 애로가 해소되고 양국 간 경제․문화․관광 교류가 활성화 될 수 있도록 리 총리의 관심과 협조를 요청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양국 기업들의 애로해소와 투자활성화를 위한 양국 간 경제 분야 고위급 협의체 신속 재개, 중국내 우리기업이 생산한 배터리 보조금 제외 철회, 한국산 제품에 대한 반덤핑 수입규제 철회 등 구체적 사안을 요청했다. 또 양국에 개설된 원/위안화 직거래시장 발전, 양국 금융협력 분야의 속도감 있는 추진, 미세먼지에 대한 양국 공동대응 등도 제안했다.
리 총리는 “중-한 관계의 발전에 따라 일부 구체적이고 예민한 문제들을 피하긴 어렵지만, 중-한 간의 실질협력 전망은 아주 밝다”며 “중-한 양국은 상호보완성이 강해 중-한 관계의 미래는 자신할 수 있다” 고 말했다. 리 총리는 또 “중-한 관계는 우여곡절을 겪었으나 추운 겨울이 지나고 훨씬 따뜻한 봄을 맞을 수 있게 됐다”며 “새로운 지평이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리 총리는 전기차 배터리 관련 "중국 소비자들의 관심, 안전문제에 대해 유의해야 한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덤핑 규제에 대해서는 "WTO 규정에 따라 처리하겠다"고 답했다고 청와대 관계자가 전했다.
리 총리는 또 문 대통령이 제안한 원/위안화 직거래 시장, 금융협력 분야와 배터리 등에 대해서는 "인민은행장과 산업장관도 와 계시니 이 문제 지속적으로 의사소통을 해나가자"고 화답했다.
북핵문제도 논의했다. 한-중 양국은 이 자리에서 한반도 비핵화 및 북핵 문제 평화적 해결에 대한 원칙을 재확인했다. 양측은 무엇보다 북한이 도발을 중단하고 비핵화 의지를 보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현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대화 재개 여건을 조성하는 등 국면 전환을 위한 창의적 해법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배터리, 반덤핑에 미세먼지 등을 테이블에 올린 데 대해 "그런 구체적인 것을 요구할 수 있게 분위기가 바뀌었다"고 강조했다.
마닐라(필리핀)=최경민 , 김성휘 기자 sunnyk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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