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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1 (금)

獨 폭스바겐의 '29살 한국여성' 디자이너의 조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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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현 폭스바겐그룹 리드 디자이너 "해외 취업? 주저하지 말고 현지로 가라"]

머니투데이

김소현 폭스바겐 리드 디자이너/사진제공=디자인진흥원


"주저하지 말고 일단 현지로 가세요. 해외 유학과 취업을 목표로 하고 있다면 가장 먼저 해야할 일이죠."

김소현 독일 폭스바겐그룹 리드 디자이너(29)는 해외 진출을 꿈꾸는 디자이너 후배들에게 '도전'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국내에서 완벽히 준비하려다 시간을 낭비하기보다 현지에서 직접 부딪치며 깨우치는 것이 최선의 준비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백문이불여일견'이란 고사성어는 언제나 진리"라고 강조했다.

김 디자이너는 지난 8일부터 12일까지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국제 디자인 전시 '디자인코리아(DK) 2017' 기간에 맞춰 한국에 방문했다. '세계한인디자이너네트워크'(KDNEW)의 회원으로서 이 자리에서 해외 진출 선배로서 겪은 생생한 취업 경험담과 구체적인 정보를 후배들과 공유하기 위해서다. KDNEW는 해외에서 취업·창업해 활동 중인 한국인 디자인 전문가들의 온라인 인적 네트워크로, 한국디자인진흥원과 산업통상자원부가 함께 발족해 운영 중이다.

김 디자이너의 삶은 도전의 연속이었다. 고등학교 2학년 때 미대 진학으로 진로를 바꾸고 처음 붓을 잡은 일, 홍익대 미대 재학 시절 핀란드 헬싱키로 교환학생을 지원했다 탈락 후 독일 슈투트가르트로 재지원해 최종 합격한 일, 대학 4학년 때 모토로라 장학생으로 선발돼 미국 시카고 모토로라 본사에서 인턴으로 일한 일, 순수 국내파로 언어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영어 문장을 통째로 외운 일, 독일 쾰른 국제디자인대학원(KISD)에서 석사 학위를 취득한 일 등 모두 도전이 없었다면 경험하지 못했을 일이다.

"국내와 달리 해외엔 공채 문화가 없어요. 인력이 필요한 부서에서 인맥을 통해 수시로 채용하는 것이 일반적이죠. 그렇기 때문에 해외 유학 중에 다양한 프로젝트와 대외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인맥을 넓히는 게 중요해요. 어떻게든 현지 사회와 연결고리를 만들어 놓아야 합니다."

김 디자이너의 해외 연결고리는 '서비스디자인네트워크'(SDN)였다. SDN은 서비스 디자인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결성된 단체다. KISD, 미국 카네기멜론대학교, 이탈리아 폴리테크니코 디 밀라노, 도무스 아카데미 등 교육단체와 서비스디자인에이전시인 스피릿오브크리에이션을 주축으로 2004년 출범했다.

김 디자이너는 KISD에서 석사학위를 취득한 뒤 SDN에서 서비스 디자이너로 약 4년간 근무하며 현지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이를 바탕으로 볼프스부르크에 위치한 폭스바겐그룹에 스카웃됐다. 현재 그룹 IT부문 프로젝트 리더로서 시스템, UX디자인을 담당하고 있다. 폭스바겐그룹 내 IT부문에 근무하는 직원 1200여명 중 외국인은 그를 포함해 8명뿐이다.

김 디자이너는 요즘 자동차 업계의 핫 키워드인 '카셰어링', '자율주행', '전기차'와 씨름하고 있다. 이들이 향후 자동차 업계 지형을 어떻게 바꿔놓을지를 예측하고 IT적으로 디자인하고 조율하는 것이 그의 일이다. 그는 디자인 전공자로서 IT분야에 진출한 자신의 경험을 소개하면서 미래를 준비하는 후배들에게 유연한 사고를 주문했다.

"디자인을 전공했다고 꼭 디자이너만 하란 법은 없어요. 디자이너라는 직업에 매몰되지 말고 자신이 좋아하고 관심을 두고 있는 산업으로 눈을 돌려보세요. 그 산업에서 디자이너로서 할 수 있는 역할은 무엇일까를 고민하는 거죠. 그러면 더 넓고 새로운 길이 보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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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현 폭스바겐 리드 디자이너/사진제공=디자인진흥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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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아름 기자 peu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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