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기 셀트리온 대표는 "매년 R&D에 1조~2조원씩 투자하는 앵커기업이 돼 국내 바이오벤처 기업들이 함께 성장해 나 갈 수 있는 생태계 구축에 일조할 수 있는 기업으로 성장해 나가는 것이 회사의 목표"라고 말했다. |
셀트리온이 파란만장했던 코스닥시장 시절 끝내고 내년 2월 코스피시장으로 이전한다. 셀트리온이 증시에 등장한 것은 2008년 우회상장을 통해서다. 2008년 시가총액 1조원에도 못 미쳤던 셀트리온의 현재 시총은 21조원이 넘는다. 2009년 2월 코스닥 대장주로 등극한 뒤로는 1위 자리를 고수해 왔다.
바이오시밀러(바이오복제약)이란 생소했단 산업을 개척해온 셀트리온이 지금까지 걸어온 과정은 험난했다. '사기꾼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도 많았다. 각종 루머를 동반한 공매도의 공격이 수년간 집요하게 이뤄졌고, 이 공격은 여전히 진행중이다. 셀트리온은 자신들을 향해 제기됐던 의혹들을 임상성공이나 해외판매로 하나둘 팩트로 입증해가고 있다.
하지면 편견의 벽은 여전히 높다. 최근에는 모간스탠리가 현재 주가의 50%도 안되는 목표주가를 제시해 또 한번 주가가 출렁거렸다. 공교롭게도 리포트가 나온 이후 공매도가 또 다시 급증했다.
김형기 셀트리온 대표이사는 "모든 것은 회사의 실적과 주가가 증명해 줄 것이기 때문에 그런 리포트에 크게 개의치 않는다"며 "우리의 비전을 실현하는데 노력하면 된다"고 말했다. 그는 "매년 R&D(연구·개발)에 1조~2조원씩 투자하는 앵커기업이 돼 국내 바이오벤처 기업들이 함께 성장해 나 갈 수 있는 생태계 구축에 일조할 수 있는 기업으로 성장해 나가는 것이 회사의 목표"라며 "몇 년 내 그 위치로 갈 것으로 자신한다"고 덧붙였다.
-모간스탠리에서 목표가 8만원을 제시한 것이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현재 주가와 괴리도 큰데요.
▶ 회사의 내용을 너무 모르고 왜곡된 시각으로 판단했다는 것의 저희의 생각입니다. 연초에 제시한 2017년 가이드라인은 매출 8600억원에 영업이익 4800억원대입니다. 순이익을 보수적으로 4000억원을 잡더라도 PER(주가수익배율) 20배 정도를 평가한 것이죠. 저희의 매출은 매년 성장하고 있습니다. 중장기 이익 성장 규모를 고려한다면 어떤 생각으로 그런 보고서를 썼는지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회사의 실적과 주가가 증명해줄 것입니다.
-리포트를 보면 서정진 회장의 전망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피력했습니다.
▶ 애널리스트가 경영자의 장기비전에 대해 얼마나 생각하고 이해해서 그런 부분까지 터치하는지 모르겠습니다. 회사의 밸류에이션은 얘기할 수 있지만 그런 부분을 건드리는 것은 건방진 얘기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바이오가 뭔지도 모르던 2000년 초반부터 15년 이상 노력해서 산업을 만들었습니다. 고민을 얼마나 했는지 모르겠지만 받아들이기 힘든 평가입니다.
-회사 측이 잡은 목표치가 비현실적이라는 지적도 있었습니다.
▶ 경영자는 비전을 가지고 가야합니다. 비전은 꿈입니다. 조직은 그것을 실현시키기 위해서 모든 리소스(자원)를 동원하는 것이지요. 그 꿈이 현실화 되는 시기는 예상보다 빠를 수도 있고 늦을수도 있습니다. 2002년 회사를 만들 때 바이오시밀러 사업을 누구도 믿지 않았습니다. 저희는 미래의 비전을 봤고 15년 동안 현실화 시키기 위해 노력해 왔고 새로운 산업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이런 부분은 존중받고 인정받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보고서에는 미국 시장 침투가 쉽지 않다는 주장도 나옵니다.
▶ 오리지널회사의 시장진입 방해로 일시적으로 차질이 있는 상황입니다. 우리 마케팅 파트너인 화이자도 소송을 걸었는데 불공정행위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봅니다. 근본적으로 품질이 동등하고 가격이 싸면 우리제품을 쓰게 될 겁니다. 램시마(류마티스 항체치료제의 바이오시밀러)의 경우 이미 유럽에서 각종 적응증에 대한 장기간의 실제 처방 데이터와 교체 처방 데이터를 축적하고 있습니다. 각 나라들이 헬스케어 관련 재정부담을 줄여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바이오시밀러 시장은 반드시 커지게 돼 있습니다.
김형기 셀트리온 대표는 "모든 것은 회사의 실적과 주가가 증명해 줄 것이기 때문에 우리는 비전을 실현하는데 노력하면 된다"고 말했다. |
- 올해 매출 1조원 돌파 할 수 있을까요?
▶ 연결기준으로는 1조원 내외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습니다. 단독기준으로 연초 제시한 매출 가이드라인(8600억원)을 달성하는데 무리가 없습니다. 다만 영업이익부분에서는 기대 이상의 성과가 나올 것으로 봅니다. 램시마 이외에 트룩시마(리툭산 바이오시밀러)가 새로 판매되기 시작해서입니다. 매출 증가와 원가율 하락 등 효과로 이익개선 추세도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 향후 3년 정도 실적을 예상해보면 어떻습니까?
▶ 사업계획이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몇년내에 수조원 단위로 매출 성장이 가능할 것입니다. 미국에서도 조만간 램시마 판매가 확대될 것이고 유럽에서는 램시마에 이어 트룩시마도 잘 판매되고 있습니다. 트룩시마와 허쥬마는 미국에서도 곧 판매가 개시될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램시마의 경우 기존의 정맥주사 제형에다가 피하주사 제형이 추가될 것입니다.
- 생산설비를 해외에 짓는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 우선 국내에서는 1공장의 생산시설을 두배로 증설하고 있는 상황인데요. 전세계 마케팅 파트너들이 장기적인 약품 공급의 안정성에 대한 우려를 제기해서 해외에 공장을 짓는 것도 고려하고 있습니다. 만일 간다면 선진국으로 갈 예정입니다. 각국 정부에서 제공하는 인센티브, 인력, 물류 등 다양한 고려요소를 검토해서 회사에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면 이사회를 통해 결정할 것입니다.
- 거래소로 이전상장합니다. 주주들의 결정을 수용한 이유가 있습니까?
▶ 근본적으로 회사는 대주주가 됐든 소액주주가 됐든 주주들의 뜻을 거스를수 없습니다. 그동안 회사 설립 이후에 15년 되는 역사에서 우리 회사를 지켜줬던 것은 소액주주들입니다. 소액주주들이 결정한 사항을 회사가 수긍해서 따라간 것입니다. 큰 변수가 없다면 내년 2월 쯤에는 이전 상장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합니다.
- 한때 공매도와의 전쟁을 치르기도 했습니다.
▶ 공매도의 순기능을 모르는 건 아닙니다. 하지만 시중에서 루머를 퍼트려가면서 인위적으로 주가를 내리는 공매도가 문제라는 겁니다. 코스닥 상장기업들은 기술주들이 많습니다. 루머에 따라 주가가 출렁거릴 수 있는 구조지요. 누가 이런 상황을 방어해 줄 수 있습니까.
우리 회사의 경우에는 회사가 계속 성장하고 이에 따라 주가도 상장이후 지속적으로 우상향하고 있습니다. 공매도는 항상 따라다닐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생각합니다. 회사의 펀더멘털이 계속 개선이 되가면서 공매도도 완화되겠지요.
- 셀트리온헬스케어와 합병 계획은 있으신지요?
▶ 그런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지금 단계에서는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의약품전문 마케팅 전문회사로 방향을 잡았습니다. 당분간 따로따로 갑니다.
- 바이오시밀러사업 자체 전망이 궁금합니다. 삼성과 경쟁체제로 가고 있는데요.
▶ 이 산업을 개척한 것은 셀트리온입니다. 우리는 2002년, 삼성은 2011년부터 했습니다. 바이오는 우리나라가 선택할 수 있는 성장엔진이라고 봅니다. 글로벌 제약바이오 시장이 연간 1000조원 이상에 이르지만 우리 역할은 20조원도 안됩니다. 한국의 제약바이오 산업이 계속 성장해 나간다면 연간 100조~200조원을 차지할 수 있습니다. 1년에 1조~2조원씩 R&D에 투자할 수 있는 기업으로 성장해 나가는 것이 우리 회사의 목표라고 말씀드렸는데, 저희 같은 기업이 많이 나와야지요.
대담=송기용 증권부 부국장, 정리=김명룡 기자, 사진=임성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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