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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1 (금)

“우리집 개도 물 수 있잖아요” 중-소형견 위탁훈련 줄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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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 반려견 훈련소 가보니

동아일보

9일 경기 김포시 ‘리더스독’ 반려견 훈련소에서 윤재하 소장이 잔디밭에서 놀고 있는 작은 개들을 먹이로 유인하고 있다. 윤 소장은 “최시원 씨 프렌치불도그 사건 이후 중·소형견 훈련 문의가 20% 정도 늘어났다”고 말했다. 김포=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뽀미, 옳지!”

9일 경기 김포시 반려견 행동교정 훈련소 ‘리더스독’ 운동장. 작은 몸집의 치와와가 산책 훈련에 열중하고 있었다. ‘뽀미’로 불리는 이 반려견은 앙상한 다리를 앞뒤로 휘저으며 훈련사의 보폭에 맞춰 걸었다. 주인 통제에 잘 따르게 하려는 훈련이었다. 견주 A 씨는 “평소 뽀미가 가족들을 물곤 했는데 작고 아기 같아서 별로 신경 쓰지 않았던 게 사실”이라며 “‘최시원 프렌치불도그’ 사건 이후 사람을 무는 습관을 방치하면 안 될 것 같아 훈련소를 찾았다”고 말했다.

맹견 전문으로 알려진 이 훈련소에는 최근 중·소형견을 키우는 주인들의 훈련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 이날 30분 간격으로 진행된 8번의 훈련에서 ‘교육생’은 거의 뽀미 같은 작은 개들이었다. 치와와 포메라니안 웰시코기를 비롯한 이들 17마리는 별도 공간에서 ‘훈련 대기’를 하고 있었다. 유명 한식당 ‘한일관’ 대표가 아이돌그룹 슈퍼주니어 멤버 최시원 씨의 반려견에게 물린 뒤 숨지는 사건이 벌어지자 새롭게 등장한 풍경이다.

윤재하 리더스독 훈련소장은 “사건 전 하루 서너 건 정도이던 중·소형견 훈련 문의가 최근 20여 건으로 늘었다. 기존에는 일반 개가 맹견 5마리당 1마리꼴이었는데 지금은 비슷하다”고 말했다.

견주들이 가장 많이 물어보고 관심을 갖는 교육은 입마개 착용 훈련이다. 경기도 등 일부 지방자치단체가 견종에 상관없이 무게 15kg 이상 반려견에 대해 외출할 때 입마개 착용을 의무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어서다. 현행 동물보호법은 아메리칸 핏불테리어, 도사견 등 6종에 대해서만 입마개 의무화를 규정하고 있다.

몸무게가 15kg에 육박하는 반려견을 키우는 주인들로선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다. 견주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은 웰시코기는 평균 체중 13kg, 골든레트리버는 대체로 20kg이 넘는다. 이날 리더스독 훈련소에서는 맹견은 아니지만 몸무게가 50kg에 이르는 카네코르소 한 마리가 입마개 훈련을 받고 있었다. 훈련사가 “입!” 하고 외치면 훈련사 손에 들린 입마개 안으로 입을 밀어 넣는 동작을 반복했다.

윤 소장은 “견주들이 최근 입마개를 많이 사는데 막상 씌우려 하면 개들이 거부하는 경우가 많아 난감해한다. 입마개를 하고도 물과 먹이를 자유롭게 먹을 수 있도록 적응하게 해야 개들이 입마개를 피하지 않는다”고 조언했다.

반려견 훈련에 대한 지자체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한국애견협회에 따르면 ‘최시원 프렌치불도그’ 사건 이후 협회에 들어온 지자체 강의 요청이 30건에 달했다.

박애경 부회장은 “전국에 시설장을 갖춘 훈련소가 70여 곳에 불과해 밀려드는 반려견 훈련 문의를 소화하기 어려운 실정”이라고 말했다.

김포=김단비 기자 kubee0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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