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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8 (금)

청년 스타트업으로 되살아난 `이화52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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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이화여대 인근에 위치한 창업 거리 '이화52번가'가 인근 상인과 힘을 합한 실험으로 주변 상권을 되살려 주목받고 있다. 이화52번가는 이화여대가 서대문구 이화여대길 52에 위치한 점에 착안해 이름을 지었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지원을 받아 이화여대 출신 학생 8명을 비롯해 총 22명의 창업자가 이화여대 정문 왼편에 좁은 골목에서 가게를 운영하고 있다.

진용주 이화여대 창업보육센터 소장(사진)은 "이화52번가가 위치한 골목은 원래 서울에서 손꼽히는 패션의 중심지였다"면서 "2000년대 중·후반 지나치게 오른 월세를 감당하지 못하고 골목 점포의 절반 이상이 문을 닫았다"고 회상했다.

2000년대 중반, 호황을 누리던 때는 13㎡ 남짓한 가게 월세가 300만원, 권리금도 1억원에 가까웠으나 과도한 임대료로 점차 상권이 몰락했다. 온라인쇼핑몰이 활성화되면서 직접 옷을 사러 나오지 않게 된 것도 원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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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52번가 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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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52번가는 비어 있는 상가를 활용해 청년에게 창업 기회를 제공하려는 의도로 시작됐다. 지난해 초 4개 점포에 이화여대생 6개 팀이 사업을 시작했다. 진 소장은 "처음에는 창업 경험이 없는 학생들이 좌충우돌 문제를 겪었지만 주변 상인들의 시선이 긍정적으로 바뀌어 갔다"며 "사용하지 않는 철도청 용지 60여 평을 공용 공간으로 제공받은 것도 한몫했다"고 설명했다.

청년들이 낙후된 상권에 들어와 활기를 불어넣자 유동인구가 늘어났고 상인들도 청년 창업자를 반기게 됐다. 청년창업에서 지역상권을 살릴 가능성을 발견하자 이화여대 창업보육센터를 주축으로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청년몰 사업에 지원했다. 그 결과 39세 이하의 창업자 22개 팀이 모여 다양한 사업을 시작했다.

진 소장은 청년몰이 지역 상권 활성화를 위한 촉매제 역할을 했다고 비유했다. 그는 "다른 지역 청년몰은 먹거리 중심으로 운영하고 있지만 이화52번가에는 먹거리, 문화, 생활용품 등 다양한 사업을 운영한다"며 "그 결과 평균적으로 매출은 연 20%, 유동인구는 30%가량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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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뉴얼한 이화52번가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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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인구가 늘어나자 자연스레 상권이 살아났고, 청년몰 사업 지원을 받지 못하는 사람도 이화52번가 인근에서 창업에 나선 사례가 있다.

김정원 이화여대 창업보육센터 매니저는 "인근 상권은 이화여대 학생이 주로 이용하는데 그들의 심리를 잘 분석한 가게가 많다"며 "창업 성공 사례가 이어지자 학생들도 창업에 관심을 키우고 있다"고 말했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청년몰 지원 사업은 올해 말로 지원이 끝난다. 청년몰 지원 사업 점포 22개 중 6개는 지원이 끝나도 사업을 계속할 계획이다.

진 소장은 "청년몰 지원 사업은 넓은 의미에서 창업 경험을 제공하고 상권 활성화를 살리는 의미로 봐야 한다"며 "당장 성과를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장기적으로 창업이 나아갈 길을 모색한다는 의미를 간과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송민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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