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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9 (수)

다점포율로 분석한 2018년 프랜차이즈 트렌드 | 편의점·커피·주스·외식·주점 ‘스튜핏!’ 디저트·김밥·스크린야구 ‘그뤠~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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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 시장이 아우성이다. 경기 불황과 온라인 쇼핑으로 소비는 위축되는데 임차료, 최저임금 등 비용은 계속 늘어나니 수익성은 악화일로다. 국세청에 따르면 개인사업자(자영업자)의 매출 증가율은 2014년 3%에서 2015년 1.4%, 지난해 -0.8%로 계속 낮아지는 추세다. 반면, 개인사업자의 폐업 건수는 지난해 84만건으로 전년(74만건) 대비 10만건 늘었다. 올해 1~9월 은행의 개인사업자 대출 증가액(20조9000억원)도 이미 지난해(21조9000억원) 수준에 근접했다. 자영업자들이 소득 감소분을 대출로 충당하다가 결국 폐업으로 이어짐을 시사한다.

그러나 이런 와중에도 폐업은커녕 매장을 추가로 늘리는 이들도 적잖다. 시장 트렌드에 맞는 업종과 프랜차이즈 브랜드를 잘 선택해 쏠쏠한 재미를 보는 다점포 점주들이다.

이들은 ‘생계형’이 아닌, ‘투자형’ 점주다. 장사가 잘된다 싶으면 같은 간판의 매장을 적게는 2~3개, 많게는 10개 이상 운영하며 수익을 극대화한다. 물론 트렌드가 바뀌었다 싶으면 발 빠르게 매장을 줄이고 다른 업종으로 갈아타기도 한다. 다점포 점주들의 움직임을 눈여겨봐야 하는 이유다.

매경이코노미는 2014년부터 매년 말 20여개 업종 80여개 프랜차이즈 브랜드의 다점포율을 조사해왔다. 올해 다점포 점주들은 어떤 업종과 브랜드에서 매장을 추가로 더 늘리거나 줄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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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저트·김밥·스크린야구 ‘맑음’

▷설빙 ‘왕의 귀환’, 김가네 ‘승승장구’

다점포율(잠깐용어 참조)이 지난해보다 상승한 업종은 디저트, 김밥, 생활용품, 스크린야구, 힐링카페 등이다.

디저트 업종에선 설빙, 스무디킹, 배스킨라빈스 등의 다점포율이 올랐다. 이미 등장한 지 5년 이상 된 브랜드들임에도 건재를 과시했다. 특히 설빙은 올여름 디저트 시장에서 ‘왕의 귀환’을 보여줬다. 지난해 쥬씨, 쥬스식스 등 저가주스 열풍 탓에 가성비 경쟁에서 밀리며 고전했지만, 올 들어 저가주스 인기가 시들해지자 반사이익을 누렸다. 여기에 수년째 이어진 무더위와 멜론·복숭아·구슬아이스크림 빙수 등 트렌디한 신메뉴가 히트를 친 것도 한몫했다. 설빙 관계자는 “최근 선보인 ‘캔디코튼구슬설빙’은 20여일 만에 15만그릇이 팔렸다. 설빙 전체 매출의 20%를 차지하며 가맹점 매출 상승을 견인했다”고 자랑했다.

단, 가맹점 감소는 부정적 신호다. 설빙의 다점포가 2016년 22개에서 2017년 49개로 두 배 이상 늘었지만, 전체 가맹점도 459개에서 434개로 25개 줄었다. 일부 점주들의 폐업 물량을 기존 점주들이 인수해 다점포 점주가 됐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던킨도너츠도 비슷하다. 다점포가 56개에서 80개로 24개 늘었지만, 가맹점은 655개에서 549개로 106개나 감소했다. 다점포율이 급상승한 이유가 가맹점 대폭 감소에 기인한다면 긍정적으로 보기 어렵다.

스무디킹은 가맹점과 다점포가 모두 늘었다. 가맹점은 68개에서 80개로, 다점포는 15개에서 26개로 각각 증가했다. 덕분에 15~16%대로 정체됐던 올해(32.5%)는 두 배 이상 급등했다. 디저트 시장 성장과 함께 다양한 가맹점 지원 제도를 통해 점주 만족도가 높아졌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스무디킹 관계자는 “매출이 안 나오거나 뜻밖의 사고를 당한 가맹점에 대해 신규 인테리어 비용 등 각종 지원을 해준다. 올 초 동탄 메타폴리스에 화재가 났을 때도 가맹점은 직접적인 화재 피해는 없었지만, 시설 점검으로 인해 한 달간 영업에 차질을 빚어 물품 등 다양한 지원을 했다”고 전했다.

한방차 전문 카페 오가다는 다점포율은 15.4%로 지난해와 같았다. 그러나 자세히 보면 내용은 더 좋아졌다. 가맹점과 다점포가 지난해 각각 65개, 10개에서 올해 78개, 12개로 동반 상승해 다점포율이 유지된 것. 오가다는 같은 기간 직영점도 13개에서 14개로 1개 늘었다. 본사도 사업 전망을 밝게 보고 직접투자를 늘렸다는 얘기다. 최승윤 오가다 대표는 “직영점의 또 다른 기능은 인재 육성이다. 오가다는 슈퍼바이저는 물론, 다른 부서 직원들도 웬만하면 직영점 출신을 뽑는다. 현장에서 직접 고객을 상대해봐야 점주들에게 제대로 된 조언을 해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국인의 영원한 간편식’ 김밥도 주요 브랜드인 김가네(7.1%→9.9%)와 바르다김선생(5.5%→10.7%)의 다점포율이 모두 올랐다. 특히 김가네는 지난해 면적당 매출(가맹점 1평당 평균 매출)도 2545만원으로 외식 업종 중 최고를 기록했다. 최근 1인 가구 증가로 인한 간편식 트렌드와 부합했다는 분석이다.

힐링카페 프랜차이즈 ‘미스터힐링’도 다점포율이 11.4%에서 20.6%로 2배 가까이 급등했다. 가맹점이 35개에서 63개로 2배가량 늘어나는 동안, 다점포는 4개에서 13개로 3배 이상 급증한 덕분이다. 힐링카페는 그간 소셜커머스 등에서 B2C 고객을 상대로 영업했지만, 앞으로는 기업 복지 상품권 등 B2B 영업을 더 강화한다는 복안이다. 이상목 미스터힐링 대표는 “힐링은 내 돈으로 하기보다는 남이 선물해줄 때 더 기분이 좋다. 때문에 대기업들이 직원들에 대한 복지 선물로 미스터힐링 이용권을 나눠주도록 기업 상대 영업에 힘을 쏟고 있다. 최근 내로라하는 대기업과 공기업을 상대로 성과가 나고 있다”고 밝혔다.

스크린야구도 다점포가 급증했다. 다점포율만 보면 리얼야구존은 지난해보다 8.7%포인트 증가(14.3%→23%)하고 스트라이크존은 6.2%포인트 감소(33.3%→27.1%)한 것으로 집계된다. 그러나 여기에는 착시 현상이 있다. 스트라이크존은 다점포가 27개에서 36개로 9개 늘어난 반면, 같은 기간 가맹점이 92개에서 133개로 41개나 급증했다. 즉, 스트라이크존 가맹점 증가 속도가 다점포 증가 속도보다 빨라 상대적으로 다점포율이 감소한 것이다. 리얼야구존도 가맹점이 126개에서 174개로 48개 급증했고, 이 중 다점포는 18개에서 40개로 2배 이상 증가해 순조로운 성장세를 보였다.

스트라이크존을 운영하는 김효겸 뉴딘콘텐츠 대표는 “7000개가 넘는 스크린골프장에 비해 스크린야구는 아직 500개밖에 안 된다. ‘럭셔리 스포츠’ 인식이 강한 골프에 비해 야구는 대중성과 접근성이 뛰어난 만큼 스크린야구 시장은 앞으로도 성장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본다. 지난 추석 연휴에도 구장(가맹점)당 평균 일매출이 전월 평균 대비 2배 이상 급등했다”고 자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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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점포 점주들은 시장 트렌드에 따라 프랜차이즈 매장을 늘려 수익을 극대화하거나 매장을 줄여 다른 업종으로 갈아탄다. 다점포 점주들의 움직임을 눈여겨봐야 하는 이유다. 사진은 프랜차이즈 매장이 늘어선 서울 명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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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피자·커피·패스트푸드 ‘흐림’

▷CU·하남돼지집·토즈 다점포율 급락

다점포율이 하락한 업종은 편의점, 피자, 커피, 패스트푸드, 주점, 저가주스 등이다. 이들 업종에서 기존 점주들이 시장 전망을 어둡게 보고 점포를 하나둘 줄인 것으로 해석된다. 다점포율이 상승한 업종보다 하락한 업종이 더 많았다는 점에서도 최근 자영업 시장의 어려운 현실이 읽힌다.

편의점은 세븐일레븐을 제외한 4사가 모두 다점포율이 급감했다. 특히, 1만개 이상 점포로 업계 1·2위인 CU와 GS25는 전년에 이어 연속으로 다점포율이 줄었다. 그나마 GS25는 31.3%에서 31.2%로 0.1%포인트 감소하는 데 그쳤지만, CU는 37%에서 30.9%로 6.1%포인트나 급감했다. 미니스톱과 이마트24도 전년 대비 각각 2.7%포인트, 0.5%포인트 감소했다. 이처럼 기존 점주들이 ‘점포 정리’에 나섰지만 편의점은 갈수록 늘어만 간다. 실제 수익성이 괜찮은지 잘 모르는 신규 점주들이 매물을 사들이는 흐름이어서 주의가 요망된다.

피자도 고전을 면치 못했다. 미스터피자와 파파존스의 다점포율이 각각 3%포인트, 1.5%포인트 감소했다. 피자는 가격대가 2만원대 이상으로 다소 비싸고 양도 많아 1인 가구 증가 트렌드와 역행하는 업종으로 분류된다. 단, 피자알볼로는 27.1%에서 31.3%로 4.2%포인트 늘어 눈길을 끈다. 이재욱 피자알볼로 대표는 “가성비 트렌드가 위세를 떨칠 때 프리미엄 수제피자 전략을 채택한 역발상이 효과를 본 것 같다”고 말했다.

패스트푸드는 롯데리아, 써브웨이, 파파이스의 다점포율이 하락했다. 특히, 롯데리아는 2014년 다점포율 조사를 시작한 이래 3년 연속, 파파이스는 2년 연속 하락세다. 웰빙 트렌드와 수제버거 시장 성장으로 인해 패스트푸드 시장이 위축된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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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외식업도 대부분 점포 정리에 들어갔다. 하남돼지집(40%→31.2%), 포메인(31.8%→30.1%), 본죽·본죽&비빔밥카페(17.4%→9.1%) 등이 대표적이다. 그나마 원할머니보쌈과 박가부대찌개, 유가네닭갈비는 선방했다. 다점포율이 각각 전년 대비 7.6%포인트, 2.4%포인트, 0.7%포인트 늘어 18.3%, 5.6%, 25.5%를 기록했다. 유가네닭갈비 관계자는 “최근 프랜차이즈 갑질 문제가 대두되지만 유가네는 상생에 힘쓰고 있다. 2017년 전속 모델로 배우 임시완 씨를 발탁했지만 관련 마케팅비는 모두 본사가 부담했다. 또 한 점주는 구인구직의 어려움으로 매출이 나쁘지 않음에도 폐점을 하려 했는데, 회사 직원 3명이 2주간 주말도 없이 투입돼 현재는 안정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추후에 해당 점주가 고맙다며 직원 집으로 직접 방문해 준비한 음식을 나눠 먹기도 했다”고 미담을 전했다.

2015년에 열풍이 불었던 프리미엄 독서실도 다점포율이 하락했다. 그린램프라이브러리가 10.1%포인트(47.6%→37.5%), 토즈스터디센터가 8%포인트(16.6%→8.6%) 줄었다. 경쟁 브랜드 난립에 따른 시장 포화 우려가 고개를 든다.

한편, 다점포율이 전년과 대동소이한 업종도 여럿 있다. 세탁, 문구, 떡볶이, 도시락, 치킨, 모텔 등은 다점포율이 전년 대비 다소 늘거나 줄었지만 변동 폭은 2%포인트 안팎에 그쳤다.

모텔의 경우 여기어때는 올해 가맹사업을 본격화해 지난해와 비교할 대상이 없다. 야놀자는 지난해보다 다점포율이 0.6%포인트 상승했을 뿐이다. 최근 숙박앱 시장에서 부정 후기 삭제 등 논란이 이어지자 추가 출점을 자제하고 내실 다지기에 돌입한 결과다. 야놀자는 다점포는 38개로 지난해와 동일했고, 가맹점만 113개에서 120개로 7개 증가에 그쳤다. 이수진 야놀자 대표는 “기존 점주들의 추가 출점 문의가 잇따르지만 모두 보류하고 있다. 성급한 사세 확장보다는 원래 목표였던 모텔 시장 양성화가 더 급선무라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인터뷰 | 김완엽 두끼떡볶이 다점포 점주

항공료 1000만원 쓰며 7개월 발품 팔아 창업하니 ‘전국 매출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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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완엽 점주는 국내에서 가장 많은 매장을 운영하는 다점포 점주 중 한 명이다. 두끼떡볶이 3개(전주, 군산, 제주)를 비롯해 전국에 식당, 식자재, 카페, 의류 매장 총 11개를 운영한다. 그는 2011년 망고식스가 한창 인기를 끌 무렵 창업해 월매출 1억원을 기록하고, 이후 트렌드가 바뀌자 지난해 말 두끼떡볶이로 갈아탔다. 이 같은 선구안과 노하우 덕분에 현재 두끼떡볶이 제주점은 전국 127개 가맹점 중 매출 1위를 달리고 있다. 그에게 다점포 경영 성공 노하우를 물었다.

Q 다점포는 수월한 매장 관리를 위해 인근에 몰아서 출점하는 게 일반적인데, 전국 각지에 분산 출점한 이유는.

A 지방은 인구밀도가 낮아 상권이 한정돼 있고 정부 정책에 따라 인구 변동이 심해 인접 출점은 리스크가 크다. 실제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가동이 중단되면서 군산점 매출에 타격이 있었다. 제주시청점은 처갓집이 제주에 있어 자주 왕래하던 중 상권이 좋아 보여 출점했다.

Q 두끼떡볶이에서 유일한 다점포 점주다. 브랜드 선택 기준은.

A 창업 전 건설사에서 영업사원으로 5년 정도 근무했다. 직장생활에 회의를 느끼던 중 2011년 카페베네가 한창 잘되는 것을 보고 30세에 창업했다. 초기에는 월세도 못 낼 만큼 부진했는데, 본사의 PPL 마케팅이 성공하면서 월매출 1억원까지 찍었다. 이후 커피숍이 우후죽순 생겨나자 포화됐다 싶어 갈아탔다. 두끼는 무한리필 즉석떡볶이 콘셉트가 참신해 경쟁 매장이 없는 지역 위주로 일찍 출점했는데 반응이 좋아 더 늘렸다.

Q 자영업 시장이 어렵다. 경영 노하우를 알려달라.

A 2·3금융권 대출이나 대형 매장 출점은 말리고 싶다. 자영업은 실패 위험이 많은 만큼 리스크 관리가 중요하다. 김영란법 등 정부 정책 동향도 잘 살펴야 한다. 상권 분석도 중요하다. 제주시청점은 좋은 입지를 찾을 때까지 항공료만 1000만원 넘게 쓰며 7개월간 발품을 팔았다. 그 결과 법인이 운영하던 가게를 인수받아 1억원에 달하는 권리금도 아끼게 됐다. 프랜차이즈로 창업한다면 원금 회수 목표 기간을 설정하라. 늦어도 1년 안에 회수 못하면 폐업하는 게 낫다. 트렌드가 또 바뀌니 점점 더 장사가 안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노승욱 기자 / 사진 : 윤관식 기자]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930호 (2017.10.25~10.31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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