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주 처리비용 수십억에 속수무책…"행정기관·경찰 무대책" 비난
포항 철강산업단지내 빈 공장 건물에 폐기물이 산처럼 쌓여있다. [H철강 제공=연합뉴스] |
(포항=연합뉴스) 임상현 기자 = 경북 포항 철강산업단지 일부 업체가 가동하지 않는 빈 공장을 임대했다가 수천∼수만t 폐기물만 떠안아 처리에 애를 먹고 있다.
19일 포항철강단지 안 H 철강에 따르면 작년 8월 업자 A씨가 재활용쓰레기 보관에 필요하다고 해 1만여㎡인 비어있는 공장을 월 임대료 1천만원에 빌려줬다.
그러나 3개월 뒤 관할 구청에서 쓰레기를 치우라는 통보를 받고 가보니 공장 마당과 건물 안에 폐비닐, 플라스틱 등이 뒤섞인 폐기물이 5m 높이로 산더미처럼 쌓여있었다.
물량만 1만5천t에 처리비용은 30억원에 이른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회사 관계자는 "경기가 어려워 가동을 안 하는 공장을 빌려줬다가 돌아온 건 쓰레기뿐이다"며 "공장을 팔아도 처리비용에 턱없이 모자라는 상황이다"고 하소연했다.
인근 D 물산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이 회사도 작년 말 A 씨에게 빌려준 창고에 쌓여있는 2천t이 넘는 폐기물 처리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A 씨는 작년 H 철강에 폐기물 투기를 한 뒤 10여 일 만에 버젓이 D 물산과 임대차 계약을 하고 또다시 쓰레기를 버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업체들은 관할 남구청과 경찰을 찾아 폐기물을 버린 업자를 찾아달라며 대책을 요구했다. 그러나 남구청 등은 늑장 대응으로 아직 업자 행방도 찾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회사 측은 "관할 구청이 업자를 찾을 생각은 하지 않고 오히려 회사에 기한을 정해 쓰레기를 치우라는 계고장만 보냈다"며 미온적인 처리에 분통을 터뜨렸다.
경찰도 올 8월 D 물산 폐기물 투기와 관련한 고발장을 접수한 뒤 두 달이 지난 17일 뒤늦게 조사에 들어갔다.
H 철강은 피해를 본 회사에 폐기물을 치우게 해 부당하게 행정 처리를 했다며 최근 남구청을 상대로 행정소송을 냈다. D 물산도 조만간 3억원을 들여 폐기물을 치운 뒤 남구청을 상대로 비용 반환을 청구할 예정이다. D 물산 관계자는 "관할 구청과 경찰의 미온적인 대처로 폐기물 업자를 찾지 못하고 있다"며 "추가피해를 막으려면 지금이라도 철저하게 조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shl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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